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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바의 백일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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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윤기 작성일 2014-07-15 03:04 댓글 0건 조회 96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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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7. 14(월) 햇볕이 쨍쨍 등줄기 따라 무더위가 줄줄 흘러내린다

사바의 백일홍

적막한 표정으로 백 일을 기다린다
그 처연한 기다림 속 어디에 있을
그대의 임은 무엇인가

공(空)인가
허(虛)인가

空은 처음부터 비어 처절하고
虛는 있을 듯 없어 애절하다

나는 있으되 너는 없으니 내 마음은 空이요
여기 있으되 저기 없는 듯 하여 虛하다

사바 사바
내 몸 담은 사바
욕망으로 가득찬 허울 좋은 곳
헛되이 임 기다리는
공허(空虛)한 시간이 인생이다.

사바 사바
내 욕망이 꿈꾸는 땅 사바
꽃보다 더 고운 내 사랑은 어디메 있느뇨
나의 혼신 녹아들 속 깊은 친구
어디메 있느뇨

사바 사바 아부하며
살아야 하는 사바
이승의 내 흰머리 맞댄 너의 검은 저승은

어디메 있느뇨


사랑한다
허무로 끝날 나의 혼신을

사랑한다
나의 슬픔을 비우고 또 너의 아픔을 비우고
아득히 둥둥 떠오를
텅 빈 저 허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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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 끝에서 태어난 토마토는 이 세상에서 4 그루 밖에 없다
그야말로 희귀종 토마토다.

열매 맺은 지 20여 일 지났건만
빨갛게 익어 갈줄 모르는 고집 센 놈이다

7월이 다 가기 전에 익기는 할런지
하찮은 것에 목숨 건 졸부의 기다림은 조급하기만 하다

껄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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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박이 꽃을 피웠다

 

쪽박 넝쿨이 휘감고 오를 지지목을 감나무 가지로 세워 놓았다

250cm를 훌쩍 넘긴 쪽박 넝쿨이 꽃을 피웠으니

머지않아 귀여운 쪽박들이 주렁주렁 열릴 것이구

조롱 조롱 매다린 길쭉한 쪽박을 신기하게 바라볼 

나의 꼬맹이 녀석들의 환한 표정

벌써, 눈앞에 선하게 들어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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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일홍도 백일홍도 찰라의 삶을 비우고
空으로 돌아갈 虛다

내 안에 있는 서러운 기(氣)로

나는 슬퍼하고

기쁨을 아는 氣로 그 서러움을 누르고 이겨낸다.


내 안에 있는 애증의 氣로

미움의 싹을 틔우고

사랑을 아는 氣로 그 미움의 싹을 누르고 사랑을 한다.


그대를 사랑하고자
내 안의 氣는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며 서럽도록 애절한 기도를 드린다.


꽃이 피면 꽃의 氣運으로
고와지고

바람이 불면 바람의 氣運으로
나부낄

사바에 뿌리 꽂은 한 그루 나무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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