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밭이 좋아 눈길을 걷는 것이 아니다
눈 오는 날 떠날지, 비 오는 날 떠날지 모르기에
연습해 두는 것이지
청산이 좋아 북망산으로 가는 사람 보았는가?
세월에 밀려 어쩔 수 없이 끌려가는 것이지
그 세월
날 부르면 맑은 눈, 밝은 귀 열어 또렷이 대답하리.
혹 강물로 흐르라 할지
꽃으로 피라할지 모를 일이니
안주거리
땡볕에 말려 죽이더니 아예 불로 지지고 구워잡는 구나 석쇠 위에서 종알대는 노가리의 구수한 욕설 "잔인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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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짓일까 글쎄 올시다 우리네 삶의 방식일 뿐 저들도 저들의 삶의 방식으로 수많은 생명을 잡아 먹고 살았던 것처럼 인간 은 인간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 뿐
제 몸을 불로 지지고 볶는 인간에게도 구수한 냄새로 화답하는 노가리의 순종이 고맙지 않은가.
발왕산 - 용평스키장 정상
비도 내리고 안개가 자욱한 높은 산의 정상
높으면 높을 수록 변화무상한 것
순식간에 제 몸을 드려내기도 하고 순간에 얼굴을 감추기도 하며
산이 높으면 멀리 바라보는 만큼 궂은 날도 많은 법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그런 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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