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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기고문 - 감사,축하, 희망의 설날 - 최돈설(36회, 문화원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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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 2015-02-17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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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인류학자가 배려정신이 탁월한 아프리카 한 부족을 찾아갔다. 그는 근처 나무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매달아 놓고 가장 먼저 도착한 사람이 모두 먹을 수 있다고 얘기한 후 `출발'을 외쳤다. 아이들이 경쟁하며 달려가 과일을 낚아채는 모습을 상상했다. 하지만 그의 눈앞엔 생각지도 못한 광경이 펼쳐졌다. 수십 명의 아이들이 손을 맞잡고 함께 달려가 바구니에서 과일을 꺼내 나눠 먹고 있는 게 아닌가. “1등으로 달려가면 너 혼자 과일을 다 먹을 수 있는데 왜 함께 뛰어갔지?”하고 물었다. 그러자 아이들은 “우분트(UBUNTU)라고 외치며, “다른 사람이 모두 슬픈데 어째서 한 명만 행복해질 수 있나요?”라고 대답했다. `우분트'는 반투족의 말로 “네가 있기에 내가 있다(I am because you are)”라는 뜻이다. `사람다움', `배려', `온유함'를 강조하는 말이다. 인종차별이 극심했던 남아공에서 흑인들은 백인들을 향해 “당신들이 있었기에 우리가 있었습니다”를 외쳤다. 마침내 1994년 인종차별정책이 무너졌다. 흑인들의 우분트 정신이 백인들의 영혼과 마음을 감동시켰던 것이다. `우분트'라는 말은 고(故)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국제사회에 자주 강조해 알려지게 되었다. 요즘 우리 국민의 생활 속에 배려와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정신이 필요함을 느낀다. 무엇이 사람을 그토록 분열과 아픔으로 몰고 갈까. 최근 잇따라 발생한 충격적인 사건의 키워드는 `분노'다. 국민의 공분을 산 땅콩 회항, 가슴 여미며 바라본 어린이집 폭행, 주차 시비 야구방망이 난동, 권력과 자본을 앞세운 갑질 논란, 쳐다본다는 이유로 흉기를 휘두른 `묻지마 살인'도 있었다. 이제 우리는 우분트 정신으로 사회를 바꿔가야 한다. 한 개인과 나라 발전에 기여할 3대 말씨를 꼽으라 하면 `감사의 말씨', `축하의 말씨' 그리고 `희망의 말씨'라고 본다. 우리나라 국민이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더 자주 쓰기 시작한 시기와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에 진입한 시기가 일치한다. 이런 변화된 의식과 병행하여 경제성장이 가속화되었다. 지금 우리가 2만6,000달러 시대를 맞이한 것은 다 그러한 말들로 인한 의식의 변화 덕분이라고 믿는다. 현재 강릉시가 시민사회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올림픽 시민운동 `스마일 캠페인(Smile/스스로, 마음이, 일어나는)' 역시 `감사합니다'에 다름 아니다. 다음으로 `축하합니다'라는 말이야말로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당겨줄 축하의 말씨라 여긴다. 선진국의 생활문화를 살펴보면, `축하합니다'라는 말이 그 국민의 일상언어라는 사실을 느끼곤 한다. 축하야말로 상생의 언어요, 화합의 언어다. 2만 달러는 경쟁의 논리로 가능할 수 있지만, 3만 달러 시대는 공생의 논리, 축하의 논리가 아니면 절대 불가능하다고 본다. 축하는 우리에게 힘과 에너지를 선물하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 `희망의 말씨'를 자주 활용해야 한다. 긍정적인 미래는 부정적인 언어와 생각에서 탄생하지 않는다. 어둠을 몰아내는 것이 빛이듯, 절망을 몰아내는 것 역시 희망밖에 없다고 한다. 사람은 빵만이 아니라 의미를 먹고사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더불어, 함께' 사는 상생 내지 공생의 이치로 가면 화합의 길은 멀리 있지 않다. 화기애애한 사회 분위기는 말로써 만들어진다. 벌써 한 가족의 유대와 연대를 확인하는 설 명절이 다가온다. 온 가족이 정겹게 앉아 감사·축하·희망의 말로 북돋아 줄 때 우리 사회는 더욱 아름다운 변화를 시작할 것이다. “네가 있기에 내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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