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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네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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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네이션
저녁 10시가 다 되어서 우연치 않게 가게에 들렀다 때를 맞춰 카네이션이 입구를 장식하고 .있었다.
빨간 카네이션에 리본을 매고 있는 꽃 조그마한 바구니에 담겨져 있는 꽃 ...
내일이 어버이날임을 암시하고 있었다. 불현듯 한 송이를 사고 싶었다 하지만 쓸모없는 꽃이라는
것이 뇌리를 스쳐갔다 그 꽃을 사서 내 가슴에 달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삼십년은 훨씬 지난 것 같다 우리아이들이 초등학교 와 유치원에 다닐 때 어버이날에
카네이션 두 송이를 사 들고 와 아빠 엄마 가슴에 달아 준 적이 있었다.
그 때는 부모님이 생존 해 계실 때이다 우리는 부모님 가슴에 카네이션 꽃 한 송이 달아 드린 적 없기에
부끄러웠다 그 때 재치 빠른 척 하고 얼른 떼어서 부모님께 달아드렸다
이것이 나에게는 처음으로 부모님가슴에 꽃을 달아드린 것이고 또한 마지막 이였다
이 장면을 아이들이 지켜보고 있었다.
멍하니 보고만 있던 아이들은 끝내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세뱃돈도 모으고 용돈도 모아 두었던 소중한
그 돈으로 카네이션을 부모님 가슴에 달아드렸는데 그 꽃이 할아버지와 할머니 가슴으로 옮겨가니
아마도 분통이 터졌던 모양이다 학교에서 유치원에서 부모님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어버이날에
꽃 한 송이 라도 부모님 가슴에 달아드리라는 교육을 받았을 게다
그 이 후로는 내 가슴에 꽃을 달아본 적이 없다 사십이 다 되어가는 아이들에겐 아직도 그때의 서운함이
남아있는 것 같다 모처럼 부모님 가슴에 꽃을 처음으로 선물했었는데 첫 번째부터 실패작이 되었으니 말이다
정년퇴임식 때 코사지를 달고 있는 아내의 가슴을 볼 때 옛날의 기억이 번개처럼 뇌리를 스쳐지나갔다
나는 몇일 전 어버이날에 아내와 같이 부모님 묘소를 다녀왔다 카네이션 두 송이와 평소 아버지가 좋아하시던
소주 한 병 꽃병에 꽂혀있던 꽃을 뽑아내고 카네이션으로 갈아 꽂았다
설날에 갈아드린 꽃이지만 별로 훼손되지는 않았다 인사를 드리고 돌아서려니 음복술이
벌써 눈물 몇 방울로 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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