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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포럼) 경관10년, 풍경100년, 풍토1,000년 - 강원일보기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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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 2015-07-02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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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올 한해의 절반이 지나갔다. 절기상으로도, 일 년 중 낮이 가장 길고 밤이 가장 짧다는 `하지'도 지났고,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다는 `소서'를 앞두고 있다. `경관 10년, 풍경 100년, 풍토 1000년'이라는 경구가 있다. 원래 이 말은 일본에서 시작되었다. 일본의 후쿠오카(副剛)현의 우키하쵸(浮羽町)는 1995년 농림수산성의 그린투어리즘 육성 모델지구로 선정되면서 본격적으로 농촌 도시 교류에 의한 그린투어리즘을 지역활성화의 핵심사업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도시민들로부터 이해와 응원을 얻을 수 있는 마을, 전 주민이 자신감과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마을을 창조하자는 것이 기본 이념이었다. 우키하 마을에서는 산비탈에 위치한 계단식 논을 이용한 오너제도와 다랑이 논 피안화(彼岸花)축제를 통해 마을의 청정 이미지를 가꾸는데 성공하였는데, 이때 사용했던 주제가 바로 `경관 10년, 풍경 100년, 풍토 1000년' 이다. 말하자면, 계단식 논을 상품화하여 지역의 가치를 발굴한 사례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이 말을 받아 문화와 예술은 물론 디자인 등 다면적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는 것 같다. 경관은 자연 그대로를, 풍경은 인공이 가미된 자연 풍광을, 풍토는 경관+ 풍경+문화가 더 해진 것을 각각 의미한다. 요즘 우리나라의 발전 잣대를 살펴보면, 대부분 성과와 경제지표 위주로 가는 점이 매우 안타깝기만 하다. 사람이 빵만으로 살 수 없듯이, 삶의 만족도(행복도) 역시 경제지표만으로 측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여기에 문화예술이 더해질 때 진정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고 인구유입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수원시 행궁동 사례를 살펴보자. 인구 1만2000여 명의 3분의 1이 60대 이상 노년층인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 수원의 중심이었던 이곳은 1990년대 말부터 공동화가 진행된 수원의 대표적인 구 시가지였다. 건물들이 낡아 떠나는 이가 많고 오는 이는 드물었다. 그런데 2005년부터 예술가들이 이 마을에 정착하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예술가들은 칙칙한 회색 시멘트와 판자로 덧댄 담벼락을 화폭 삼아 그림을 그렸다. 주민들도 작업에 동참했다. 바다가 펼쳐지는가 하면 꽃밭이 되기도 했다. 예술가들과 주민들이 합심한 `행궁동 마을만들기 프로젝트'는 큰 변화를 가져왔다. 벽화를 보러 오는 관광객이 늘었다. 방문객이 많아지니 지역 식당의 매출이 올랐다. 주민들은 내친김에 마을기업을 설립했다. 간단한 액세서리를 만들어 프로젝트의 구심점인 `눈 갤러리'에서 팔았다. 300여 명의 예술가가 이곳에 무료로 작품을 전시했다. 마을공동체 회복이 주민소득의 증가로 이어졌다. 한 달에 5000명이 넘는 관광객이 `눈 갤러리'와 행궁동 벽화거리를 찾았다. 특히, 자연적 경관에 예술가의 가치를 더해 풍경을 만들고, 문화의 옷을 입혀 사람이 다시 찾는 풍토(마을)로 탈바꿈한 모델로 되새겨 볼만하다. 우리지역에 산재한 각종 유·무형의 자원을 발굴하여 농촌다움(rurality)을 보존하고 재창조했으면 한다. 도시민이 농촌다움을 찾아오도록 다양한 소프트를 개발해 경관 10년, 풍경 100년, 풍토 1000년을 이루는 과제를 만들어 가야 한다. 메르스로 온 나라가 열병을 앓고 있다. 이로 인한 경기침체로 모두가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지만, 빨리 광명의 빛을 보길 희망한다. 죽음 앞에서도 변치 않는 신념으로 일하고 있는 의료진에게도 응원과 박수를 보낸다. 2015. 7. 2. 강릉문화원 부원장 최돈설(36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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