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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봄날의 나른함이 홀로 지내는 閨房의 寂寞함에 더해져 敍情的 話者의 孤獨한 情緖를 極大化시키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이 作品은 앞 部分에서 空間的·時間的 背景을 紹介하고, 이를 바탕으로 敍情的 話者의 情緖를 浮刻시키는 漢詩의 一般的인 詩想 展開方式을 보이고 있다.
시름에 겨워 屛風에 企待어 하루하루 시들어 가는 살구꽃을 바라보는 敍情的 自我의 情緖가 孤獨함과 함께 젊은 날의 歲月을 보내는 아쉬움으로 나타나 있다. 다시 말해서 閨中女人의 외로운 心情을 表現한 五言絶句 漢詩로, 연못에 내리는 봄비와 살구꽃의 떨어짐을 背景으로 男便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女人의 외로움을 쓸쓸하게 表現하고 있다.
끝으로 朝鮮朝 中期의 女流詩人 許楚姬는 水準 높은 漢詩를 創作하여 남기고 있다. 許蘭雪軒 漢詩는 우리나라는 勿論이고 朱之蕃을 通하여 中國에까지 알려진 有名한 詩이다.
朝鮮朝에 女性의 活動空間은 家庭과 閨房을 결코 벗어나지 못했다. 家庭과 家門이라는 울타리 속에 갇히어 목소리를 죽이고 忍苦의 삶을 살았던 사람들이 바로 朝鮮의 女人들이었다. 이러한 閉鎖와 抑壓의 社會였지만 許蘭雪軒은 굴하지 않고 自身의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先覺의 女人이었다.
許蘭雪軒은 男性 爲主의 社會에서 태어났으나 李達과 같은 男性의 스승으로부터 詩를 배우고 未來의 꿈을 키웠다. 마침내 許蘭雪軒의 詩的 資質은 묻히지 않고 充分히 發揮되어 朝鮮의 最高의 女流詩人이 되었다.
詩人으로서 許蘭雪軒의 成功은, 名門의 家庭環境과 이미 指摘한 대로 許篈과 許筠의 도움도 한 몫을 했지만, 무엇보다 堂堂한 性品과 타고난 詩的 才能이 있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理由를 더 보태면 許蘭雪軒이 陽村 許氏의 開放的 敎育의 德分으로 타고난 詩的 資質을 發揮할 與件을 갖추었고, 또한 出家한 뒤 男便과의 不和와 媤家食口와의 葛藤, 사랑하는 두 子女의 죽음과 같은 어려운 生涯의 起爆이 大詩人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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