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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도는 물레방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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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 사연 없는 물건 없다더니
우리의 정서에서 물레방아만큼 많은 사연을 가진 곳은 없으리라 본다.
물레방아를 이용하는 모든 아낙들의 희노애락의 토론장이었고
어떤 사람은 거기서 나락을 찌어 식솔을 먹여 살렸고
어떤 이는 거기서 방아를 찌어 만든 떡으로 길흉사를 치렀고
어떤 사람은 연정의 방아를 찌어 후세을 연결시킨 숭고한 공간이었다.
메밀꽃 필 무렵에 나오는 물레방앗간처럼
물레방아의 백미는 그저 돌고 도는 맛이 아닐까 싶다.
돌지 않는 물레방아는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우리의 인생도 이와 큰 차이가 없다고 본다.
해가 뜨면 일어나 세수를 하고 아침밥을 먹고 출근을 하고 점심을 먹고
퇴근을 하여 저녁을 먹고 텔레비전을 본 후 잠을 잔다.
물론 다른 패턴의 생활을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통상은 위의 사이클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으리라 본다.
우리의 동문회를 보면서 물레방아가 도는 궤도를 크게 벗어나지 못함을 느낄 수 있다.
우리의 동문회 역사는 엄청 길었다.
초창기에 창의적인 동문회를 이끌어가던 분들 중 저승을 가신 분도 많이 있을 정도로.
그분들이 닦아놓은 길을 돌고 돌리는 패턴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역대, 동문회장을 맡으면서 맨 먼저 돌리는 역점사업의 일성이 축구부이다.
물론 우리의 전통을 맨 먼저 내 세우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일는지 모른다.
다음이 동문화합이 아닐까 싶다.
이 동문화합은 동문회가 태동된 이래부터 지금까지 가장 단골 매뉴 중에 하나일 것이다.
역으로 표현하면 동문단합이 잘 안 된다는 반증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단합만 잘 된다면 이 지역사회를 리드할 동문회로 거듭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 들어 단골로 나오는 것이 모교 인문계화인 것이다.
모교 인문계화가 새로운 동문회장의 취임일성으로 나온다는 것은 재임기간 중에 모교와 갈등을 가지는 구조로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물레방아 돌 듯
맛 물려 돌아가는 모교와 동문회간에 관계를 보면서
과연 이런 패턴이 모교 재학생 및 미래의 후배들에게 얼마나 꿈과 희망을 줄는지 이 시점에서 한번쯤은 생각해 봐야할 문제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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