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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기구실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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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당번출신 작성일 2015-12-26 19:25 댓글 0건 조회 90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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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농고에는 지금에 없는 것들이 몇가지 있었다.

거기서 참 많은 사연들이 발생되었다.

없어진 것 중에서 추억에 가장 많이 남는 곳이 농기구실이 아니었던가 싶다.

농고의 군기는 농기구실에서 나온다해도 과언이 아니던 시절이었다.

지금처럼 모든 것이 기계화되어 있지 않던 시절에

답작이건 묘포장이건 채소포건간에 농기구 없이는 농작업이 이루어질 수 없었다.

실습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농기구를 배당 받아야 했었다.

전교생이 쓸 수 있는 농기구를 한 곳에 보관하고

관리하는 학생(당번)을 두고 운영을 했는데

관리시스템을 일목요연하게 했다는데 대해서는

높이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빛이 강하면 그늘도 강하다고

농기구실 이면에서는 강한 농고식 군기가 도사리고 있었다.

농기구를 배부받을 때나 다 쓰고 반납할 때에는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특히 1, 2학년 때에는 들어가고 나올 때 최소한 풋삽 아니면 원산폭격 정도는 하고 나왔던 기억이 난다.

반납 시 연장에 흙이라도 조금 묻어 있으면 몽둥이 세례를 받은 것은 다반사였고....

엊그제 같은 일이었는데

이제는 까마득한 추억으로 변해버린 것 같은 느낌이다.

당시에 까칠하게 군기를 잡던 바로 위 선배도 늙어가고

그 밑에서 설설기던 후배도 선배 따라 늙어가고

인생에서 남는 것은 추억이라더니

이제 농기구실은 없어졌지만 농고시절 농기구실에서 이루어졌던 일들은 아련한 추억으로 다시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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