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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터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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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터 풍경
강릉은 2일 7일이 장날이다 우시장은 포남동에 있었으며
어물전은 지금의 중앙시장에 있었다. 이 두 곳을 제외한 나머지
장은 지금의 곶감 전 골목에서 장이 섰다 지금은 강릉 장날이
의미가 없어졌지만 옛날의 장터 모습을 한번 그려보려고 한다
대형 마트가 들어서고 이로 인해 떠돌이 장사꾼이 없어지고
또한 생활 패턴이 달라졌기 때문에 우시장을 빼고는 장날이란
개념이 사라지고 대도시 형태로 닮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떠돌이 장사꾼이란 장날만을 골라 찾아다니면서 장사를 한다
2일 날엔 강릉 장을 보고 3일 날엔 진부 장을 보고 4일 날엔
봉평 장을 이렇게 그다음 장날을 찾아다니면서 5일간의 한
싸이클을 형성하여 장사를 한다
양말이나 장갑 옷가지들은 짐 보따리를 만들어 버스 등을 타고 다녔고
그릇이나 칼 숫돌 등 무거운 물건은 화물차를 이용하여 진열 하였다가
차를 옮겨가면서 떠돌이 장사를 하였다 이들과 합세하여 농촌의
아낙네들은 장날을 기해 한 푼의 돈이라도 만들려고 농사지은 것들을
구박에 담아 이고 아침 일찍 장터로 향한다.
옛날 장터에 가면 사철 늘 그 자리에서 얼굴을 마주하는 이 들이 있다
톱을 쓸어주는 사람 칼을 갈아주는 사람 구멍 난 냄비를 때워주는 사람
고무신을 때워주는 사람 광밥을 튕겨주는 사람 이들은 한자리를 고집하며
장날이면 얼굴을 마주 대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장터는 철철이 색다른 모습으로 바뀐다. 봄이면 산나물 종류로
채워지고 여름엔 야채류 가을엔 과일류 겨울엔 알곡류 들이 등장 하나
곶감이 주를 이루고 있으나 방 빗자루 왕골자리 가마니 새끼 등이 눈에
뜨인다 토끼 닭 강아지들은 철을 가리지는 않지만 보일 때도 있고 안
보일 때도 있다 구석진 외진 곳엔 장작 지게도 보였다.
장날이면 농촌의 어머니들은 다른 날 보다 바쁘다 빈 함지 구박을 놓고
이것저것 찾아 함지 구박을 채운다. 쌀도 한 말 자루에 넣어 담고 메주도
한 덩어리 묵나물 뭉치도 몇 개 담고 그 위에 호박도 얹어 함지 구박이
차면 뜨락에 내놓고 뜨락밑에 내려가 함지 구박을 머리에 이고 종종걸음
으로 장터 길을 나선다.
장터에 도착하면 빈자리를 찾아 이고 온 것을 꺼내어 일렬로 나열하여
정리해놓고 지나가는 사람마다 말을 건넨다. 메주장이 크다거나 묵나물
이름을 알려주며 시선을 끈다. 이렇게 하여 가지고 온 물건들이 일찍
팔리면 국밥집 골목을 한 바퀴 돌아 어물전에 들른다. 가판대에 진열된
간 고등어는 모조리 들쳐보다가 흥정을 시작한다. 막과자 집에 들러 막과자
도 한 근 사고 나면 집으로 돌아갈 길이 바빠진다
해가 서산에서 뉘엿거릴 때 집에 도착하면 동구 밖에서 아이들이 엄마를
맞이한다 함지 구박을 내려놓기 무섭게 간 고등어 한 손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물 몇 동이 여다 붓고 소여물 가마솥에 불을 지필 때 둘째 녀석이
울면서 둘어 온다. “형이 내 과자 다 뺏어 겄어” 어머니는 혼자말로
한 근 더 사 올걸...하시면서 말 끝을 흐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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