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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내가 산에 오르는 것은 하늘에 가까워지려는 게 아니라

산 아래를 더 넓게 하늘을 더 넓게 보기위해서다 내가 산에

오르는 건 하나의 산이 아니라 여러 개의 산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산에 오르는 것은 이름 모를 꽃과 풀 산새들의

노래 처음 쐬 보는 바람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산에 오르는 것은 산이 높은 만큼 깊게 팬 계곡이

있기 때문이다 무더운 여름날에도 까마득하게 보이는 절벽을

내려다보면 간담이 싸늘해진다. 송골송골 맺혔던 땀방울도 다시

살 속으로 스며든다. 계곡을 흐르는 맑은 물소리로 목을 축이고

기대어 섰던 소나무를 지팡이 삼아 눈길이 유혹하는 곳으로 발길을

옮긴다.
 

내가 산에 오르는 것은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고 싶어서다

그늘이 되어주는 친구 상큼한 공기를 날라다 주는 친구

우유 곡절 세상살이 휘고 비틀어진 모습으로 삶을 보여주는 찬구

봄이면 귀이게 같은 잎을 피워 여름엔 손바닥을 펼쳐

그늘을 만들고 가을이면 저마다의 색채로 오색 수를 놓아 풍경화

를 그려놓는 나무들이 나를 반겨 맞아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