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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고 교육의 문제점과 일반고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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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고 교육의 문제점과 일반고 전환
신 효 선 (26회)
* 이 글은 지난 10월 20일 총동문회가 주최한 학교발전 방향 토론회에서 주제 발표한 내용입니다. 일부 동문들의 요구가 있어 발표전문을 계재하니 참고하기 바랍니다"
머리말
모교의 발전방향에 대한 토론을 위하여 선후배 동문들이 자리를 함께 하고 있습니다. 학교의 발전방향에 대하여는 여려가지 측면에서 논의할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의 토론은 모교가 현재의 특성화고로 잔류하면서 발전하여야 한다는 견해와 일반고로 전환하여야 발전할수 있다는 견해에 대하여 논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전동문들의 총의는 이미 오래전에 결정되었는데 다시 논의 하는것은 저로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점입니다.
여하튼 위와같은 상반된 견해를 가진 동문들도 다같이 모교의 발전을 바라는 마음은 한결같이 동일 할것입니다. 그러면 과연 동문들이 바라는 모교의 발전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모교를 졸업한 후배들이 좋은 일자리로의 취업, 대학의 높은 진학률, 국가공무원등 공직사회의 많은 진출등을 바라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국가와 지역사회의 일꾼으로 일하면서 모교의 위상을 높여 줄것을 기대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 수십년간 후배들의 사회 진출은 동문들의 염원과는 너무나도 많은 차이가 있어 안타까워 하고 있으며, 그 해결책을 모색하고자 오늘 여기에 모였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모교의 발전과 동문들의 염원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일반고로 전환하는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오래전부터 생각하여 왔으며, 이에대한 견해를 다시한번 밝히고자 합니다.
특성화고 교육의 문제점
우리나라의 고등학교 교육은 진학이냐 취업이냐에 따라 설립 목적을 구분하여 일반고, 특성화고, 특목고, 자율고등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이중에서 모교와 같은 특성화고는 공업, 상업, 농생명, 정보분야등에서 기술인 양성을 목표로 정부가 지정한 고등 학교 입니다. 따라서 특성화고는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유능한 기술인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입니다. 그러나 특성화고 교육에서는 산업계에서 필요로하는 기술인을 양성하기 어려운 다음과 같은 근본적인 몇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날 과학기술 분야의 학문은 너무나 빨리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또한 산업계의 과학기술도 함께 엄청나게 발전되고 있습니다. 지금 이순간에도 과학기술은 엄청난 파괴적 혁신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20~30년후의 과학기술의 세계를 예측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고 2~3년후 마저도 예측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우리가 공상 영화에서나 보던 무인 자동차, 로봇, 드론, 우주여행등은 이미 현실로 우리들 앞에 다가 오고 있습니다. 영국의 옥스퍼드대는 향후 20년내에 로봇이 현재 일자리의 절반을 대체 할것이라 예측하고 있습니다. 1954년 우리나라에 통신공학이 학문으로 처음 도입된 후 전자공학, 컴퓨터공학으로 분화 발전한것은 불과 이삼십년 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들 학문은 반세기만에 모든 과학기술 분야에 영향을 미쳤고, 우리들의 일상생활과 사회전반에도 엄청난 변화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한편, 오늘날 과학기술의 학문은 융복합 학문분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과학기술은 어느 특정 전공 학과만의 전유물이 아니고 여러 가지 인접 학문들이 연계된 융복합의 학문 영역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와같은 융복합학문은 새로운 융복합산업을 탄생시키게 됩니다.
예를들면 병원의 각종 첨단 의료장비의 제작과 관리 운영 등에는 기초과학(수학, 물리, 화학, 생물학등)과 응용과학(전자, 전기, 컴퓨터, 기계공학, 의학등)의 지식이 함께 요구 됩니다. 그리하여 첨단의료산업이 탄생되고, 여기에는 많은 고급 보건산업인력이 필요하게 됩니다.
이상에서 언급 한바와 같이 오늘날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전으로 산업계에서 필요로하는 기술 인력을 특성화고의 교과과정의 기술 교육으로는 양성하기 어려운 근본적인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로 인하여 산업계에서는 특성화고 졸업생을 기피하게 되고 설령 취업이 되었다고 하드라도 적응하지 못하고 1~2년내에 직장을 그만두게 됩니다. 이러한 현상은 특성화고 졸업생의 각종 취업실태에서 잘 나타나 있습니다. 특성화고 졸업생의 취업상황은 여기서 새삼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두 번째로 지적하고자 하는것은 특성화고의 교육 시스템의 문제 입니다. 선진 외국의 경우는 장래 기술인을 희망하는 학생을 위해 상급학교로 진학하기 전에 필요한 별도의 교과과정과 직업관 교육을 실시 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교육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특성화고에 진학하는 학생들중에서 처음부터 산업계에서 기술인으로 종사하겠다는 목표와 각오를 가지고 진학하는 학생은 극소수에 불과 할 것 입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업이 부진하거나 경제적인 사정등으로 인하여 특성화고에 진학합니다. 따라서 입학후 기술 교육에는 흥미와 관심이 없어 만족스럽지 못한 고교생활을 하게 됩니다. 그들은 재학중에도 대학 진학만을 염두에 두고, 졸업후에는 약 70% 이상이 대학을 진학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원하는 대학이나 명문 대학의 진학은 거의 이루지지 않은 실정입니다.
세 번째로 특성화고에 설치된 과는 지역사회에 관련 산업체가 다수 있는것이 바람직 합니다. 그것은 교과과정과 현장 실습을 연계 운영할수 있고 또한 졸업후 취업에 도움을 받을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모교에 설치된 8개과와 관련된 산업체가 강릉을 비롯한 영동지역에 별로 없어 졸업생의 취업을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한편, 모교에 설치된 기계과, 컴퓨터응용기계과, 전자기계과는 어떻게 서로 달리 교과과정을 운영하고 있는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불합리한 과가 수년 또는 수십년간 운영되고 있는것에는 더욱 놀라지 않을수 없습니다. 획기적인 구조조정과 발전적인 전환이 요구됩니다.
그밖에도 실업교육의 기피 현상과 대학진학의 지속적인 선호 경향, 한자녀 가정의 증가에 따른 인구 감소 등 각종 사회여건의 변화는 실업 교육의 장래를 불안하게 하는 요인들입니다.
일반고의 전환
앞에서 언급한바와 같이 특성화고 교육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모교가 특성화고로 잔류 한다면 모교의 발전은 기대하기 매우 어렵고, 동문들의 염원은 영원히 이루지지 않을 것입니다.
다시 말씀 하지만 특성화고에서 실시하는 교육과정의 기술교육으로는 현대의 산업사회가 요구하는 기술인을 양성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일반고에서 모든 분야의 기본교육을 튼튼하게 공부한 후 본인의 적성에 맡는 대학의 전공학과를 지원하여 졸업한 후 사회에 진출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 판단 됩니다.
요약하여 말하면 모교를 일반고로 전환해서 대학 특히 명문대에 많이 진학 할수 있는 고등학교로 탈바꿈 하자는 것입니다.
대학 특히 명문대에서 사회의 유능한 지도자를 많이 배출하는것은 국내외와 동서고금을 통해 역사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명문대의 진학률이 높은 고등학교가 명문고임은 재론의 여지가 없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모교가 일반고로 전환한 후 대학 진학률이 높은 명문고로 도약한다면 그것이 곧 모교의 발전임이 분명한 것 입니다.
교육부는 2015년까지 전국 700개 실업고중 약400개를 일반고로 전환할 계획인것으로 알려저 있습니다.
모교와 오랫동안 라이벌 관계였던 강릉상고는 실업고의 문제점과 시대 흐름을 파악하여 총동창회가 주도하고 학교장의 협조로 일반고로 일찍전환 하였습니다. 즉, 1999년 10월에 보통과 신설을 인가받고 다음해 3월에 보통과 학생을 처음 모집하였고, 같은해 10월에 보통과 5학급을 증설하였으며, 2002년 3월에 교명을 제일고로 변경하였고, 2004년과 2006년에 보통과를 각각 7학급과 9학급 증설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모교가 1928년 강상고 보다 10년 먼저 개교 하였으나 일반고 전환은 현 시점으로 보아도 약 15년 늦었습니다. 이것은 산술적으로는 단순히 15년 늦었으나 인재양성의 측면에서 본다면 50년 또는 그 이상 뒤 떨어진 것이라 생각합니다. 축구는 아직까지 양교가 선의의 라이벌이지만 인재배출은 경쟁 상대가 될수 없고, 이것은 앞으로 더욱 심화 될 것 입니다. 모교가 확실한 희망적인 어떤 방안도 없이 특성화고로 계속 잔류한 훗날 추락한 모교의 모습은 상상하기 조차 싫습니다. 한번 추락한 학교의 이미지를 회복하기란 쉽지 않고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또 다른 하나의 사례는 옛 축구 명문고였던 천안농고는 1930년 개교 하였는데 2007년 천안제일고로 교명을 변경하고 실업계와 일반계가 함께 하는 형태로 전환 하였습니다. 이학교는 5개의 실업계과(동물자원과학과, 원예조경아트과, 관광조리경영과, 정보유통과, 농공과)와 일반계의 보통과 2학급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또 학교의 교육 목표는 생명산업을 이끌어 갈 미래의 영농 인재를 육성 하는데 있다로 정하고 있어 옛 천안농고의 전통을 이어가면서 일반계인 보통과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는점은 주목할 사항입니다. 그리고 설치된 실업계의 과도 많은 고민을 하여 결정한 흔적이 엿보입니다.
우리 모교도 전 동문들의 총의에 따라 총동문회가 주축이 되어 5~6년전부터 일반고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입니다. 현재로서는 도 교육청에서 제정한 여러 가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 학교체제개편 운영지침에 따라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유일의 방법입니다. 이 지침에는 교육의 3주체인 교직원, 학생, 학부모와 지역사회(동문포함)에서 각각 60% 이상의 찬성을 얻어 행정 절차를 밟도록 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교장을 비롯한 교직원을 설득하는 문제입니다. 교직원의 설득 문제는 위의 운영지침이 제정되어 있지 않다고 하드라도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이며, 일반고로 전환한 많은 실업계 고교에서 봉착한 어려운 과제였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우리 동문회에서도 교장과의 대화를 여러번 시도 하였으나 제대로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학교 발전을 위한 논의를 학교장이 기피하는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것입니다. 저는 교사들의 이해를 구하는것에 대하여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희망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 전국의 많은 일반고로 전환한 특성화고에서 실업계 교사들의 퇴출은 극히 적었다는점, 둘째, 모교에 근무하는 교사들이 본인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고 2세 교육의 미래를 생각하는 투철한 교육관과 사명감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라 믿고 싶고, 셋째, 참교육과 바른교육을 실천하는 많은 교사들이 차이가 차별화되지 않도록 하는데 앞장서 줄것이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동창회와 교직원이 함께 진지하게 논의한다면 서로 상생 할수 있는 길이 열릴것으로 믿습니다.
이를 위하여 먼저 교장을 비롯한 교직원과 총동문회가 소통 할 수 있는 길을 찿아야 합니다. 총동문회와 학교가 각기 자기 주장만 고집하면서 서로 평행선을 달리기만 한다면 해결점을 찿기 힘들 것 입니다. 따라서 총동문회와 학교가 서로 한발씩 양보하면서 대화의 물꼬를 트고 서로 상생할수 있는 길을 모색하여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 방법중의 하나로 실업계의 과와 일반고의 보통과가 함께하는 체제개편을 한번 진지하게 논의해 볼 것을 제안합니다. 여기서 구체적으로 밝힐수는 없겠으나 충분하게 서로 공감할수 있는 좋은 방안이 도출될것으로 기대합니다.
당부와 맺음말
일반고로 전환하는데 있어 현재 우리가 처해있는 주위의 환경이 여러 가지 어려운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런때 일수록 모든 동문들은 단결하여 하나로 뭉처야되고 해결방안을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전국의 많은 실업고가 일반고로 전환할 때 모두 어려움을 겪으면서 성취하였습니다. 우리들도 해 낼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다소의 고통을 감내하면서 일반고 전환의 목표가 달성될때까지 총력을 다해야 합니다.
최근 일부 동문들이 총동문회의 총의와 반대되는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듣고 있습니다. 이것은 아마 그동안 총동문회의 추진이 부진하여 일반고 전환에 대한 진척이 없어 안타까운 심정에서 나온 동문들의 충정인것으로 저는 이해합니다. 그러나 일부 동문들의 일탈 행동은 신중하지 못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이와같은 행동은 우리들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혼선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오늘날까지 굳건하였던 동문들간의 화합이 저해될까 매우 염려됩니다. 일반고 전환과 같은 중차대한 일은 총동문회장을 비롯한 몇 명의 간부나 몇사람 동문들의 힘으로 이루어 질 수 없는 것입니다. 모든 동문들의 단결된 힘과 지혜가 필요합니다. 동문들은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많이 제시하여 주어야하고, 이것은 깊은 논의를 거친후 실행되어야 합니다.
현재 우리에게 불리한 환경이 영원히 지속되지 만은 않을 것입니다. 언젠가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는 기회가 올 것입니다. 현재 우리가 처한 환경보다 더 좋은 조건에서도 일반고로 전환하는데 대부분 6~7년에서 10년 이상 소요되었습니다. 너무 조급하게 서둘 필요가 없으며, 그렇다고 마냥 기다리자는 것은 아닙니다. 기회는 달아나기 쉽고 그것은 준비된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것 입니다.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총동문회장을 비롯한 간부들은 깊이 반성하고, 냉철한 판단으로 면밀한 계획을 수립하여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을 간곡히 당부합니다.
우리들의 목표달성이 어렵고 험난하여 다소의 고통이 따른다고 할지라도 우리들의 모교와 후배들의 미래가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반드시 이루어 내야 하는 것이 이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동문들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랑하는 우리의 후배들에게 부끄러운 유산을 넘겨주지 말아야 합니다. 모든 동문들의 열정을 한데 모아 우리의 목표를 기필코 달성하여 먼 훗날 후배들로부터 존경받고 자랑스러운 선배로 기록될수 있도록 합시다.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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