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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를 혹독한 감기와 싸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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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는 감기가 와도 목감기 아니면 기침, 오한 등 단편적인 증상으로 일관했었는데 이번 연말연시의 감기는 종합선물세트처럼 제게 다가왔습니다.
며칠 전 시작할 때에는 단순한 목감기 정도였기에 잘 먹고 푹 자고 일어나면 나을 줄 알았는데 그와 정 반대의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하였습니다.
목감기 하나만도 다스리기 어려운데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 인체에 나타나는 감기 증상은 죄다 저의 몸으로 파고들었습니다.
낮에는 기침이 주류를 이루었습니다.
활동을 해야 하는 처지에서 딱하기 그지없는 증상이었습니다.
참고 또 참고, 또 참다보니 아예 처음 시작할 때 기침보다 터 크고 길게 나오기가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어디다 하소연을 할 처지도 아니고 그렇다고 대 놓고 기침을 해 댈 수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평상시에는 시간도 잘 갔었는데 건강이 망가지면서 시간은 의외로 더디게 갔습니다.
집에 오면 이때부터 목감기와 가래, 콧물이 사람을 죽여주더군요.
잠을 잘 자기 위해서는 일단 숨을 잘 쉬어야 하는데 감기 증상이 호흡을 극단적으로 억제를 하는 바람에 자는 것인지 아니지 알지 못하다가 다음날을 다시 시작하니 머리마저 비어가는 듯 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행이 연말이 주말로 이어지다보니 속된 표현으로 마음껏 감기와 친해 질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감기를 감내하기 위해서는 체력이 바탕이 되어야 하고 편안하게 쉬는 것이 그래도 상책인 줄 알고 없는 밥맛도 살려서 먹고 쉬었습니다.
말이 쉬는 것이지 콧물, 눈물, 재치기, 오한, 두통, 발열 등이 번갈아 다가오면서 사람을 괴롭혔습니다.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일념으로 에너지가 소모되는 일은 전혀 하지 않고 방은 뜨끈뜨끈 하게 데워놓고 병원에서 치료하듯 거의 누워서 티브 채널이나 돌리면서 감기와 씨름을 하였습니다.
감기가 심하게 오니 텔레비젼 화면도 선명하게 보이는 게 아니라 침침하게 나타나는 게 진짜 왕짜증 그대로였습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좀 나아지겠거니 하는 일념으로 버티고 또 버텼습니다.
어제 밤낮으로 누워서 딩굴었더니까 밤에 잠도 잘 안 왔습니다.
자는 것인지 아닌 것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어느 때인가 밖에서 쿵쾅거리는 소리가 나기에 뭐냐고 살펴봤더니 신연맞이 축포를 쏴 올리는 행사가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건강할 때에는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봤을 터인데 어제 같은 경우는 완전히 남의 일 정도로 느껴졌습니다.
건강을 잃으면 만사를 잃는다는 것을 단적으로 체험을 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오늘 아침은 병신년이 가고 정유년이 오는 날임을 알고 있었고 해맞이가 가까운 바닷가에서 이루어진다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이 또한 남의 나라 일처럼 느껴졌습니다.
내가 아픈데 신년의 해가 아무리 멋있게 뜬다하여도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인가를 생각하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멀쩡한 사람 단순해 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침에 텔레비전을 통하여 보여주는 해맞이 관경에서 명소 마다 인산인해를 이루는 장면을 보면서 엄청 부럽게 느꼈습니다.
바닷바람을 맞으면서 몇 시간씩 덜덜 떨면서도 해맞이를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행복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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