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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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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17-07-24 19:30 댓글 0건 조회 74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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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상 story



   동해라는 명칭보다 묵호가 가슴에 와 닿는 사람은 아마 나이가 좀 드신 분들이 아닐까 싶다. 강릉에서 묵호를 가자면 반드시 지나쳐야 하는 유명한 동네가 나온다. 이름하여 망상
(望祥)과 어달동이 아닐까 싶다. 오늘 이 글에서는 망상이라는 동네에 대하여 관심을 좀 가져보고자 한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망상(妄想)이란 단어는 사전적으로 병적으로 생긴 잘못된 판단이나 확신, 말하자면 사고(思考)의 이상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로 표기한다. 강릉과 경계한 곳으로 동해시 초입에 있는 망상의 의미는 상서로운 것을 염원한다.” 정도로 이해하면 식견 높은 축에 속할 것이다.

 

  맛보기로 망상에 얽힌 이야기를 서두에 두었다. 우리 인간의 세계에서는 누구에게나 망상이라는 관념에 사로잡혀 사는 경우가 많으리라 본다. 아니 알게 모르게 망상에 사로잡혀 있지 않은 사람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 망상의 원류에 해당되는 것이 때가 되면 지금보다 더 좋은 일이 일어나겠지.”가 아닐까 싶다. 좋게 표현하면 미래에 대한 희망일 것이고 그 역으로 생각한다면 큰 망상이 아닐까 싶다.

 

   우리가 현재에 악전고투에서 감내할 수 있는 원동력은 어찌 보면 망상이라는 대상이 있어서 일 지도 모른다. 우리가 언제 죽을지 모르는 가운데서도 한 줄기의 희망이자 빛은 역시 망상의 세계를 간직하고 있는 덕분이 아닐까 싶다. 미래는 오로지 준비하는 사람에게만 있다고 하지만 실제 살아보면 그 원칙도 깨어질 때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열심히 노력해서 다 될 것 같으면 이 사회에서 불만 있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안이던 밖이던 들리는 것은 불만의 목소리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그렇지만 망상은 인간이 가지는 희망의 끈을 더욱더 강하게 만드는 마력을 가지고 있는지 모른다. 허황된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망상에 사로잡혔다고 표현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내가 꿈꾸면 희망인 것이고 남이 꿈꾸면 망상인 세계에 살고 있지는 않나 싶을 정도이다. 남의 희망을 망상 정도로 격하를 시켜버리는 우는 우리 스스로가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언젠가는 나의 희망도 남의 입에서 망상으로 되치기 당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강릉에서 옥계를 지나 도직리를 빠지는 순간부터 망상으로 접어들게 된다. 그 곳에는 유명한 해수욕장이 있고 모 종교단체에서 운영하는 호텔과 사우나 시설이 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곳을 이용할 경우도 생기겠지만 대부분은 동해안을 지나서 그 밑으로 가는 길목임으로 싫던 좋던 망상을 거처야 하는 것이다.

 

  기왕 우리가 마주치는 것이라면 의미와 가치를 두는 것이 어떨까 싶다. 그냥 여기가 지명으로 망상이야.”라고 하면서 오가는 것과 망상의 유래나 의미 등을 새기면서 가는 것은 느낌이나 의식적으로 다르다고 본다. 망상이라는 지명은 송강 정철이 이곳에서 읊은 시구에서 유래가 되었다는 설이 있다. 그 설에서 보면 우리 뇌리 속에 잠재해 있는 허황된 꿈에 사로잡혀 있다.”는 개념의 망상이 아니라 상서로운 것을 염원한다는 뜻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망상을 더 뜻깊게 하는 것이 하나 더 있으니 동창이 밝았느냐의 시조가 태어난 상서로운 동네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학창시절에 꽤나 많이 외우고 읊었던 시조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다.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소치는 아이는 상기 아니 일었느냐.

재 너머 사래긴 밭을 언제 갈려 하느니.”


  남구만은 조선 후기 관료로 있는 동안에 귀양살이를 하게 된다
. 그 귀양처가 바로 망상이라 하며 여기서 유명한 시조가 태동하게 된다. 그 시조의 심층의 뜻과 표층의 뜻은 다르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더 자세한 내용과 남구만의 귀양살이 흔적을 보고 싶으시면 망상해변에서 예전 동해공업학교쪽으로 가다보면 남구만 사당이 나오게 된다.

 

  이름이 풍기는 뉘앙스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망상, 그 망상 속에 망상해수욕장은 우리나라에서 백사장 폭의 넓이가 가장 넓은 축에 들어간다고 한다. 많은 사연과 역사가 서려있는 망상을 우리는 그냥 지나치는 길목 정도로만 알았던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망상해수욕장에 갈 기회가 생긴다면 백사장 입구에서 바닷물까지 가는 상대적으로 긴 과정에서 우리들 내면에 사로잡혀 있던 망상을 일깨워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나쁘지는 않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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