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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마실래, 콜라 마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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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마실래, 콜라 마실래
우리는 이분법에 너무 젖어서 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가장 흔히 쓰이는 말로 “좋냐? 싫으냐?”, “이거냐? 저거냐?”같은 표현이 있을 것이다. 일일이 다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단세포적으로 묻고 답하는데 이골이 나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우리는 왜 이분법에 푹 빠져 살아가는가? 일단은 복잡하게 생각할 겨를을 없앴다는 것이다. 바쁜 세상에 이것 저것 다 가리면서 판단하기에는 시간도 많이 걸리고 머리도 복잡하다는 것이다. 우리의 피에 흐르는 빨리빨리 문화가 이분법을 선호하게 만들었느지도 모른다.
어린 시절 학교에서 시험을 볼 때 O, X문제를 많이 풀었던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단순한 것 같지만 머리가 아픈 선택이 있는 문제이다. 확실히 알 것 같으면 좋겠지만 출제자는 아리송하게 만들었기에 더더욱 머리를 아프게 만든다. 예문이 대 여섯 개 정도 되는데 모를 것 같으면 간단히 포기라는 것을 하면 되는데 두 개 중 하나를 선택하는데 잘못 찍으면 엄청난 상처를 받는 다는 생각에 젖어서 선택을 더 더욱 어렵게 만들었던 시절이 있었다. 처음부터 물을 때 “너는 왜 그렇게 생각하니?”라고 했으면 내 생각을 정리해서 대답할 기회라도 얻었을 터인데 이분법의 문제를 냄으로서 그런 기회조차 희박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런 문화가 쌓여서 이분법에 달인인 민족이 만들어지지 않았나 싶다.
심지어 우리의 생각조차도 이분법에다 걸어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허우적거리는 우리 자신을 보면서 살아간다. 대표적인 것이 좌파냐 우파냐가 아닐까 싶다. 자기의 생각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곳이 민주주의 국가인데 남의 생각까지도 양분화 시키는 양태는 아주 바람직하지 못한 처사라 본다. 특히 우리나라 같은 경우 구 기득권층들의 입맛에 맞지 않은 사람은 죄다 좌파 아니면 종북주의자로 몰아서 이상한 사람으로 만드는 버릇이 있었다고 본다. 결국 좌파타령만 하다가 그 화살에 자신들이 찔리는 우를 범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밝은 세상에 그런 천박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이 시대와는 많이 동떨어진 사고방식이 아닐까 싶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우리나라에서 종교 간의 갈등이 그리 심하지 않다는 것이다. 종교는 인간의 상처 난 마음을 달래주는 도구인데 이들끼리 치고 박고 싸운다면 이 또한 얼마나 슬프고 괴로운 일이겠는가? 같은 종교에서도 종파를 달리한다고 으르렁거리는 모습을 보면서 그래도 우리나라의 종교는 다양하지만 이들 간에 알력이 심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라 생각된다.
종교만큼 생각으로 채워지는 영역은 없으리라 본다. 어쩌면 종교는 인간의 의식과 생각으로 밥 먹는 분야라 보아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런 생각을 어떤 교주를 통하여 통일시킨 것이 각자 종교의 영역인지도 모른다. 세계적으로 종교분쟁으로 인하여 고생하는 나라가 한둘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추구하는 종교의 이념과 다른 자들은 모두 이단자로 몰면서 추출해야 할 대상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마음의 위안을 얻어도 신통찮은 판에 종교 간에 갈등으로 심신이 황폐화 될 바에야 무신론자로 사는 것이 훨씬 행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미래의 세상은 다양화에 있다고 본다. 다양화된 세상에 살기 위해서는 사고방식도 다양화 되어야 한다고 한다. 외통수 사고방식으로 미래를 꾸려간다는 결국 제대로 살지 못하는 지름길로 가리라 본다. 인간의 사고영역은 무한하다는 것이 요즘의 과학과 사회의 발달을 통해서 우리는 생생히 보고 느끼고 있다. 그 무한대의 사고영역을 현실화 시켜서 더 나은 삶을 살자고 외치는 것이 창의적인 발상을 가지자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창의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생각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해 주어야하는 것이 기본일 것이다. 남의 생각이 나와 다르다고 짓밟는 순간 그 사회는 죽은 사회로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바른 소리를 하는 자에게 자갈을 채우는 사회에서 누가 감히 바른 소리를 하겠는가? 모두 몸을 사리고 맨 정점에 있는 사람의 입만 바라보고 살아가는 그야말로 독재사회의 전형이 아닐까 생각된다. 생각의 다양성을 짓밟는 나라에서 미래가 없다는 것을 우리는 북한을 통하여 생생하게 보고 있지 않은가.
여러분에게 누가 이런 제안을 던졌다고 하자. 물 마실래? 콜라 마실래? 라고 말을 했다고 하면 여러분들은 어떤 답을 줄 것인가 스스로 생각을 해 보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두 가지를 머릿속에 두고 바쁘게 잔대가리(?)를 굴릴 것이다. 어찌하였던 그 두 가지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관념으로 자연스럽게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는 여러 가지 상황을 조합하여 그 중 최선의 하나를 선택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하여 선택한 하나가 바로 내 것이 된다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선택되는 것이 전형적인 외통수 사고방식이라는 것이다. 물론 필자는 콜라를 몇 년에 한잔 정도 마시기에 당연히 물을 달라고 했을 것이다. 왜 그런 선택을 했느냐고 묻는다면 나도 외통수식의 교육을 받았고 지금까지 그런 삶을 살아왔기 때문이라고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정답은 아니지만 그런 질문이나 제안이 들어왔을 때 적어도 “저는 오렌지 주스를 마시고 싶어요.” 정도의 말을 해야지만 융통성 있는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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