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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하는 목적이 무엇일까에 대하여 깊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여행에 기본은 돈이 있어야 하고 그 돈을 쓸 시간이 있어야 하면서 그 시간을 보내야 할 에너지(힘)가 있어야 할 것이다. 돈이 많다 해서 여행을 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시간이 많다 해서 좋은 여행을 할 수 있는 여건 또한 아닌 것이다. 결국은 돈과 시간과 에너지가 있어야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 바로 여행이 아닐까 싶다.
우리의 삶은 어찌 보면 시간과 열정의 투자인지도 모른다. 여행도 삶의 한 부분이 됨으로 그것을 피해서 존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보면 그 결과에 대해서도 묻지 않을 수 없다. 물질이던 정신이던 투자를 하면 그 가치가 나와야 한다는 것이 보통 사람들의 생각일 것이다. 우리가 학창시절에 수학여행이라는 것을 하였던 기억이 날 것이다. 공부를 해야 할 귀중한 시간에 여행이나 하고 자빠졌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는 일일진대 지금까지도 그 명맥이 이어오고 있는지 깊이 생각해 볼 일이라 본다.
여행에 대한 가치가 교육적으로도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겪은 경험들을 총체적으로 집합시켜 놓았을 시 하지 않은 것 보다 한 것이 더 가치가 있다는 것으로 인식되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수치상으로 들어난 것은 없지만 정성적 평가에 의한 결과라 보면 될 것이다. 우리도 학창시절에 수학여행을 떠 올리면 마치 군 생활이 떠오르듯 망각의 영역에 빠지지 않고 살아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식하리라 본다. 오랫동안 머릿속에 남아 있다는 것은 학습이나 경험이 강하게 인지되었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그런 경험이 인생을 살아가는데 소금 역할을 하라는 것이 여행의 근본 취지가 아닐까 생각된다.
많은 사람들에게 여행을 왜 하냐고 물어보자. 그 중 대다수는 삶의 찌든 때를 잠시라도 씻고 오자는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어떤 사람들은 에너지의 재충전을 위한 과정이라 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젊은 사람들 같은 경우 새로운 세계를 보면서 나의 앞날에 나침판이나 생각의 영역을 더 넓혀 보고자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신혼여행처럼 순수하고 단순한 목적에서 다녀오는 여행도 있을 수 있을 것이고 밀월여행처럼 은밀하고 로맨틱하게 갔다 오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아주 실질적인 여행으로서 학문의 탐구라던가 정보의 수집, 새로운 세계를 설계하기 위한 자료의 수집 따위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중 가장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명분이 바람이나 쐬러 가는 여행이 아닐까 싶다.
인생도 어찌보면 커다란 여행이나 마찬가지인지도 모른다. 시인 천상병은 우리의 삶을 소풍으로 비유했던 기억이 난다. 이 분의 생각을 우리가 빌린다면 우리의 일상사는 지구라는 공간에 소풍을 와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나 마찬가지라 보면 될 것이다. 소풍 또한 당일치기 여행이나 마찬가지라 보면 인생자체가 하나의 큰 여행 틀이라 보아도 해석상 문제는 없으리라 본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의 생각의 일상사는 구질구질하고 힘든 나날의 과정이라 생각하기에 특별한 이벤트의 여행을 꿈꾸고 있는지도 모른다. 결국 일상사와 다른 세계를 맛보고자 하는 욕망을 채우는 과정이 여행이 아닐까 생각된다.
우리의 하루하루가 여행이라면서 살아가는 사람은 흔치않으리라 본다. 우리가 여행이 아니라고 항변하면서까지 살 필요는 없으리라 생각된다. 이런 상황에서 이런 예가 성립될는지 모르지만 거리가 좀 있는 곳으로 출장을 간다고 생각해 보자. 자기 차를 가지고 출장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떠난다 했을 시 그것이 드라이브라는 생각이 들는지에 대해서. 출장의 목적이 아닌 가운데에서 놀러가기 위해서 차를 운전하면 드라이브가 되는 것이고 출장을 가면 그냥 출장이라는 생각을 가진다면 같은 장소에 가는 것도 뚜렷하게 구분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은 똑 같지만 생각이 다른 관계로 출장과 드라이브가 극명하게 갈라질 수 있을 것이다. 차를 몰고 출장을 가는 것을 드라이브를 한다고 생각하고 간다면 어떻겠는가? 물론 출장이라는 것은 준엄한 목적을 가지고 가는 관계로 경망스러운 드라이브에다 맞추어서 가는 것이 용납이 안 되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겠지만 아무리 어려워도 생각만큼은 좀 가볍게 해도 문제가 될 것은 없지 않을까 싶다.
목적 없이 떠나는 여행은 거의 없으리라 본다. 많은 비용과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서 떠나는 여행에는 항상 결과에 대해서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고 본다. 기왕 떠나는 여행에다 많은 것을 실어 오는 것이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절에 여행은 대부분 시각적인 면에다 초점을 맞추었다고 보면 되었을 것이다. 갔다 왔다는데 엄청난 의미를 두는 경우일 것이다. 그런 흔적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만연되어 있는 모습을 외국여행에서 찾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어디 가서 무엇을 보고 느꼈는가는 둘째 문제이고 어디에 갔다 왔다는 것이 주안점이 된다는 것이다. 그런 관계로 어느 한 군데에 집중적으로 보고 느끼는 것이 아닌 많은 곳을 들렀다 오는데 더 치중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여행의 종류가 워낙 다양하게 분화를 하는 세계에 살고 있다 보니 시각적인 만족을 추구하는 여행에서 미각을 추구하고 촉각이나 후각 등 인간의 오감을 다양하게 만족시켜 주는 쪽으로 여행이 다양화 되고 있다고 본다. 과거에는 아름답거나 장엄한 모습만 보고와도 만족하였는데 지금은 그것을 보고 그 근처에서 음식을 먹는 것도 신경을 쓰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다. 배를 채우는 음식에 대한 만족이 끝나면 후식으로 먹는 간식이나 차 문화에 대해서도 깐깐하게 따지는 여행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볼거리가 풍성해도 그 지역의 음식문화가 헐렁하다면 좋은 관광지로서의 이미지를 유지하는데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해서 옛날 사람들도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이야기를 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장장 10여일이 이어지는 연휴에 방콕(?)으로 여행을 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집 밖으로 떠났던 사람들이 많이 있었으리라 본다. 일부 사람들은 복잡한 한국을 벗어나 해외로 나간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국내 여행지에서 지지고 볶았으리라 본다. 어중이떠중이 다 차를 몰고 도로로 들어서는 덕분에 전국의 도로는 몸살을 앓다시피 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필자도 그 대열에 끼어서 도로정체에 조금이나마 기여를 했었다. 특히 고속도로에는 추석 전후에 고속도로 사용료를 면제해 주는 정책으로 인하여 집에 있어도 될 많은 사람들을 도로로 불러내는데 성공하였다고 본다. 실제 여행에서 통행료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공짜로 다닐 수 있다는 생각에 많은 사람들이 고속도로로 몰려나오게 하는 계기를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추석 다음날 원주 방면으로 가는데 양 방향으로 차량이 엄청나게 밀렸다. 특히 강릉 쪽으로 내려오는 차량은 그야말로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꽉 차여서 밀려가다 시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은 추석을 맞이하여 고향으로 가는 사람들은 아닐 것이라 보면 그야말로 관광이나 여행의 목적을 가지고 도로로 들어섰다고 보면 될 것이다. 이런 모습에서 여행이라는 것이 우리의 일상사에 한 부분으로 정착이 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집구석을 나오면 개고생이라는 이야기를 뇌까리면서도 자기 차량은 이미 밀리는 도로에 들어서서 고생을 하는 사람들의 대열에 합류하고 있는 것이다. 아까운 휘발유를 도로에 쏟아 부으면서 여행을 하는데 는 그만한 이유가 있으리라 본다. 그냥 시간 때우기 방편으로 차를 몰고 여행지로 가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나름대로 이유와 목적을 가지고 떠나는 여행에서 우리는 무엇을 건질 것인가에 대해서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의 심리는 떠날 때에는 엄청난 기대와 희망을 부풀리고 가지만 갔다가 와서는 그것을 살리는 것은 뒤로 하고 불평불만만 늘어놓는 경우가 비일비재 할 것이다. 여행을 끝내고 아름다운 추억을 쌓은 사람들도 많겠지만 관계가 악화된 사람들도 부지기수일 것이다. 여행의 시작도 중요하겠지만 끝이 더 아름다울 수 있도록 과정마다 세심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으리라 본다. 머리를 식히러 갔는데 오히려 머리가 더 복잡해지는 결과를 얻었다면 이 여행은 하지 않은 것만 못하리라 본다.
만족이라는 것은 결과의 산물인 것이다. 농부가 농사를 지어서 풍성한 수확을 얻었을 때 만족하듯 여행이라는 일정을 소화시키고 집으로 들어왔을 때 만족을 할 수 있는 결과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여행에서 그것을 주관한 사람들은 여행의 과정을 세세히 관리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패키지여행처럼 그냥 따라가는 여행에서는 주면 주는 대로 먹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 행동하면 간단하다. 하지만 주관을 하는 사람들은 그런 식으로 추진하다보면 같이 간 사람들에게 많은 힐난을 들을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가족여행에서 가장이 겪어야 할 막중한(?) 업무를 소홀히 하는 순간 힘 빼고 욕먹는 사건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아무리 알차고 재미있는 여행에서도 티가 남게 되어 있다. 여행의 속성상 떠날 때 기분과 돌아왔을 때 기분이 같은 사람은 거의 없으리라 본다. 대부분 떠날 때에는 한껏 부푼 기분으로 가는데 집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부풀었던 기분이 사정없이 꺼지게 된다. 여행을 하지 않았으면 아예 불만도 없었을 터인데 기껏 여행을 하고 에너지가 충만해졌어야 하는데 불만이 충만해지는 사례를 종종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래서 가장이나 리더가 힘들어 지는 게 아닐까 생각된다.
일을 하면 싫던 좋던 결과는 나오게 돼 있을게 세상사의 이치인 것이다. 그 결과를 좀 더 가치있게 이끌어 내고자 하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욕망일 것이다. 하지만 일 끝이 좋은 경우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이 발생되는 것이다. 그런데 결과라는 것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것은 다 좋은데 한 가지가 마음에 안 들었다 하여 그것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다면 이 또한 피곤한 일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세상을 속 좁지 않게 살기 위해서는 다른 것은 다 마음에 안 들어도 한 가지만 마음에 드는 일이 있다며 그것을 더 멋있게 포장한다면 더 아름다운 세상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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