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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은 소통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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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17-09-21 19:05 댓글 0건 조회 72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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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은 소통의 마법사

 

   최근에 소통이 잘 안되어 잘 나가던 인생이 망가진 사람이 있다. 누구라고 꼬집어 이야기 하지 않아도 금세 떠오르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불통의 철학과 사고방식으로 점철하다가 결국은 불통의 공간에서 지금도 고생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불통은 자신은 물론 많은 사람의 인생에도 누를 끼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 본다. 어떻게 해야 불통의 세계에서 소통의 세계로 나올 수 있을 것인가가 많은 사람이 풀어야할 숙제가 아닐까 생각된다. 삶이 끝날 때 까지 우리는 원만한 소통을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우리고 있는 것이다. 소통을 원활하게 조성해주는 매체 중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술이 아닐까 싶다.

 

   인간이 술을 마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어떤 이는 현세에 너무 어려운 삶에 대한 시름을 덜기위해서, 이별이나 사별로 인한 슬픔을 달래기 위하여, 종교나 제례 행사 후 음복주로, 어떤 사람은 기쁜 일을 더 기쁘게 만들기 위한 축하의 의미에서, 또 어떤 이들은 타인과의 소통을 위해서, 또 어떤 사람들은 비즈니스 차원에서 마신다고들 한다. 목적이 다양하지만 그 정점에는 소통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을까 싶다.

 

   학교의 교실처럼 생긴 술집은 거의 보지 못했을 것이다. 술을 획일적으로 일사분란하게 마시기 위해서 탁자와 의자의 오와 열을 맞추어 놓은 술집은 거의 없다고 본다. 학교의 교실처럼 남의 뒤통수를 보면서 술을 마시는 경우는 더더욱 없다고 본다. 남의 뒤통수를 보면서 술을 마신다는 것은 소통과는 거리가 먼 처사라 보기 때문일 것이다.

 

   술을 먹는 목적이 소통을 위해서라면 소통이 가장 잘 되는 물리적 환경이 조성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술집의 조명은 일단 어두침침하다. 같은 소통의 공간이지만 카페 같은 경우의 조명은 술집보다는 훨씬 밝은 느낌을 가지게끔 구성된다. 왜 술집의 조명은 어두워야 하는가에 대해서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술이라는 음식의 속성은 마시면 취하고 취하면 어딘가는 마비가 오게끔 되어 있다. 이런 모습을 덜 보여주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어둡게 만든 지도 모른다. 술을 먹는 목적에 부합하기 위하여 분위기를 만들어 놓은 케이스가 아닐까 싶다.

 

   인간의 길흉화복의 과정을 거치는 동안 술이 빠지는 곳은 거의 없다고 본다. 이런 과정에는 각각의 처한 상황이 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기뻐서 마시는 술에는 흥이라는 것을 담아서, 슬퍼서 마시는 술은 애도의 마음을 담아서 마시게 된다. 인간의 이성을 넘어서 감성의 세계로 가는 길목에서 가장 중요한 매개 역할을 하는 것이 술이 아닐까 싶다.

 

   슬퍼서 마시는 술의 대표적인 케이스는 초상집이 아닐까 생각된다. 상주를 비롯하여 문상을 하는 사람들은 고인에 대한 그리움과 애도의 마음을 담아서 마시게 된다. 이런 때 마시는 술은 살아있는 사람들과의 소통은 물론 망자와의 소통의 시간도 병행하여 가질 수 있으리라 본다. 다시 만날 수 있는 기약을 멀리한 영원한 이별의 아쉬움을 달래는 과정이라 보면 될 것이다.

 

   이별은 이별이지만 이승에서 다시 볼 수 있는 이별 형태로는 애인과의 헤어짐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만날 때는 좋았는데 어느 정도 사귀다 보니 소통의 한계를 느끼게 되었을 무렵에 이별이라는 손님이 찾아오게 된다. 인간의 세계에서 마음을 조절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이런 이별은 자연스러울지도 모른다. 이별의 슬픔과 아쉬움에서 마시는 술만큼 센티멘털한 자리는 없으리라 본다. 특히 젊은 날 친구들의 애인이 고무신을 거꾸로 신었다고 한탄하면서 마셨던 술은 두고두고 화자에 남을 이야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젊은 날의 이별이 아름다운 추억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을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삶에 시름을 달래기 위해서 먹는 술이라 말로 우리 자신을 달래는 진정한 과정인지도 모른다. 남들이 보면 신세타령을 하는 과정이라 볼 것이며 자신의 입장에서 보면 삶의 실타래가 잘 안 풀리는데 대한 한탄의 술로 자리매김 될 것이다. 이때의 소통의 대상은 친구가 될 수 도 있을 것이고 내 자신을 상대로 채근하면서 자가소통이 될 수 도 있을 것이다. 신세타령을 해서 자신의 마음이 풀릴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술은 없으리라 본다. 이런 술이 연속적으로 계속 이어진다면 그 사람의 인생 굴곡이 너무 심하다고 보면 될 것이다. 잘못하면 술 중독자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행태의 술자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종교나 제례에서 왜 술이 들어가는지는 잘 모르겠다. 종교나 제례의식은 맨 정신에 해야지만 제 맛이 나는데 굳이 술을 빌러올 필요성이 있을까에 대해서는 아무리 좋게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어떤 종교행사에서 술은 마치 누구의 피로 형상화하여 합리화 시키는 경우도 보았다. 이는 술을 술 이상의 형이상학적으로 인식하고 도입된 것이 아닐까 싶다. 제례행사에도 술이 빠지는 경우는 거의 없으리라 본다. 이는 조상신이나 유일신과의 소통의 연결고리를 술이 대신해 주는 경우가 아닐까 싶다. 이런 상황에서 술은 그야말로 대단한 가치와 역할을 하는 소통의 주 동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순전히 필자의 생각일 뿐이라는 것을 밝혀둔다.

 

   기뻐서 마시는 술은 인간사에서 워낙 많이 발생할 수 있는 관계로 모든 것을 다 거론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리라 본다. 대표적인 길사는 결혼이 아닐까 생각된다. 생면부지의 남녀가 같은 목적을 가지고 살아가는 시발점이 되는 날인 것이다. 젊은 청춘 남녀가 새로운 삶을 사는 첫 걸음인 동시에 다음 세대를 이어갈 수 있는 연결고리가 된다는 것이다. 이는 결혼 당사자 간의 소통의 시작이자 그와 관련된 사람들과의 새로운 소통의 사람들과 연결되는 엄중한 장인지도 모른다. 대충대충 넘어갈 상황이 아니라 본다. 이런 장소에서 술은 그야말로 축하의 강도를 더 높여줄 수 있는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리라 본다.

 

   비즈니스 차원에 술의 대표는 역시 회식자리가 아닐까 싶다. 우리는 사회생활을 조직사회에서 보내는 것이 대부분일지도 모른다. 오너가 되던 사원이 되던 공무원이 되던 간에 조직으로 연결되지 않은 경우는 흔치 않으리라 본다. 이런 조직원간에 친목과 화합을 위하여 쓰이는 방법 중 하나가 회식문화가 아닐까 싶다. 결국 조직원들과 소통을 가장 확실하게 할 수 있는 기회가 술 마시는 순간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맹물만 마시면 소통이 잘 안될 수 있다는 반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과거보다는 술을 중심으로 회식을 하는 경우는 좀 줄었다고 보지만 그래도 회식자리에서 소주가 한 잔 들어가지 않으면 웬지 모르게 허전한 것은 사실일 것이다. 이처럼 술은 사람과 사람을 단시간에 가까이 갈 수 있도록 해 주는 신기한 물질인지도 모른다.

 

   세계 정상들의 만찬장에는 어김없이 술이 나오는 장면을 볼 수 있다. 물론 회식처럼 폭음을 하지는 않지만 술이 나온다는 것은 술 자체가 세계 공통의 소통 매개체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도 소통을 잘 하는 사람은 많다고 본다. 그렇지만 술이라는 매체가 있음으로 서먹서먹하던 인간관계도 더 용이하고 부드럽게 돌릴 수 있을 것이다. 적당한 술은 인간관계뿐만 아니라 신과의 관계에서도 소통 매체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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