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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다 귀엽다 하면 할애비 상투도 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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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다 귀엽다 하면 할애비 상투도 자른다.
싸가지 없는 손자를 직접적으로 야단칠 수 없을 때 애둘러 표현하는 이야기 중 하나가 “귀엽다 귀엽다 하면 할애비 상투도 자른다.”가 아닐까 생각된다. 지금은 결혼을 하는 나이대가 30살을 훌쩍 넘기면서 환갑이 지난 사람도 손자 보기가 어렵게 되었지만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다. 조선시대를 거처 구한말, 일제 강점기와 격정의 근대사를 지냈던 사람들은 지금보다 훨씬 어린시기에 혼인을 했다고 한다. 10대 후반이면 결혼이 되고 이어 자식을 낳는다면 40대 초반에 손주를 볼 수 있을 나이가 되는 것이다. 세대 순환이 지금보다 훨씬 빨랐다는 이야기다.
유교사상에 쩔어있던 조선시대에는 자식을 보고 손자를 보면서 대를 이어가는 것이 절대절명의 숙제이었다고 본다. 아무리 훌륭한 업적을 남겼다 하여도 후사가 없으면 의미없는 인생을 산 것이나 마찬가지의 대접을 받던 시절이었다고 본다. 그래서 고육책으로 나온 풍습이 양자제도였다고 본다. 유교사상은 남아우선의 사고로 엮여있는지라 자식이 아무리 많아도 남자가 없으면 이 또한 낭패의 인생을 맛 보아야하는 시대였다고 본다. 특히 손이 귀한 집안에 고추를 달고 이 세상에 태어났다면 그야말로 금지옥엽의 대접을 받았을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교육에 대해서는 많은 관심이 있었다고 본다. 교육을 통하여 인간이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다고 믿었기에 입에 풀칠이라도 하는 집안에서는 이 부분에 많은 신경을 썼으리라 본다. 교육이라는 것은 서당이나 서원에서도 이루어졌겠지만 가정에서도 알게 모르게 이루어졌다고 본다. 오죽했으면 시집 장가를 갈 때 그 집안에 가문을 보았겠는가? 그 집안을 보면 아이들이 어떻게 자랐는지 유추해서 바라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교육은 인간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인도하는 과정이라고 한다. 예나 지금이나 인간이 살아가는 기본 바탕은 큰 차이가 없다고 본다. 우리의 지금 교육이념은 홍익인간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교육을 통해서 내 자신의 영달을 추구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결국에는 많은 사람들을 이롭게 하라는 속뜻이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바람직한 방향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같은 일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견해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 인간세계인 것이다. 보편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인간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본다.
가정에서 아이들의 교육은 부모의 의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본다. 부모의 의식과 눈높이에서 가정교육이 이루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요즘은 조기교육이니 조기학습이니 하여 젖 떨어지면서부터 학원이나 어린이집으로 보내지게 된다. 아이들은 어른보다 더 정신없이 살아야 하는 세상에 와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자녀와 밀접하게 가질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도 많지 않으리라 본다. 학원이나 어린이집 성향에 따라 아이들의 성향도 바뀌어지리라 본다. 모든 아이들이 이런 획일적인 과정을 겪으면서 다양화된 사고방식의 신장을 막아버리는 우를 범하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
예전에 우리 조상들은 대가족을 형성하면서 살았다. 집에는 할아버지를 정점으로 많은 수의 가족들이 모여 살았다고 본다. 이런 집안에서 대를 이을 손주가 나왔다고 했을 때 그 손주가 가지는 상징적인 의미는 남달랐으리라 본다. 그러다 보니 많은 가족들로부터 사랑을 독차지하게 되는 구조로 빠지게 되는 것이다. 모든 가족 구성원들이 모두 손주를 귀엽게 봐 주다 보니 그 손주는 기고만장하게 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손주의 기고만장의 대척점에 서 있는 사람이 바로 할아버지인 것이다. 귀엽다고 온갖 응석을 다 받아주면 그 집안의 상징인 할애비를 우습게 보는 것은 물론 그 할아버지의 상징인 상투가 잘려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귀여운 손주가 그 집안에 상징의 정점을 우습게 보는 처사를 일컬어 말하는 것이 할애비 상투자르기인 것이다. 손주를 그렇게 버릇없이 만든 것이 다름 아닌 할아버지를 비롯한 가족 구성원 자체인 것이다.
국민들이 정치가에게 투표를 통하여 권한을 부여해 주고 있다. 할애비가 손자를 귀여워 해 주듯 그저 예쁜(?) 정치가에게 아무런 개념 없이 그냥 표를 몰아주는 것이 일부 우매한 지역에 현실인 것이다. 미운 놈에게 표 주었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고 그렇게 하는 사람도 없으리라 본다. 예쁘다고 주구장창 표를 몰아준 결과 손자가 할애비 상투 자르는 듯, 못된 버릇이 현실화되고 있음을 우리는 언론을 통하여 적나라하게 보고 있는 것이다. 끊임없이 지지해준 표를 바탕으로 국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생쥐처럼 국고를 갉아먹는 일에 가담했던 사람들이 속속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집단을 아직까지도 귀엽다고 또 표를 줄려는 얼빠진 백성들이 많다는 것이 우리의 앞날을 더 어둡게 하는지도 모른다. 얼빠진 백성위에 얼빠진 지도자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온갖 적폐의 정점과 그 하수인들의 행태에서 적나라하게 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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