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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경봉의 봄 (얼레지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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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경봉의 봄 (얼레지꽃)
무엇이 부끄러워 고개를 숙이고
곁눈질 하듯 살피고 있으니 바람난 여자 같다.
4월의 산중턱에 자리를 펴고 얼룩덜룩 모여앉아
산새들의 노래에 살랑살랑 춤추는 모습은 마치
홍학들의 구애 춤과도 비슷하다
.
사람들의 눈길을 피해 비탈진 곳에서 아랫마을을
내려다보며 어른거리는 나뭇가지의 그림자를 비켜보려는 움직임인가? 명암이 엇갈린다.
두 손바닥을 벌려 꽃대를 세워 피워낸 한 송이의 얼레지꽃! 마치 내가 좋아 돌 붙임으로 키우고 있는 풍란과 비슷하여 내려올 때 한 뿌리를 캐어 오리라 마음먹고 산 에 올랐다.
능경봉 정상에 올라 맑은 날이면 울릉도가 보인다는 말이 생각나 북쪽에서부터 남쪽으로 고개를 돌려 바다를 둘러보았지만 점 하나 보이지 않고 길게 난 도로처럼 비행장의 활주로 경포호수가 눈에 들어올 뿐이다.
눈에 들어오는 강릉시가지를 손바닥을 펼쳐 비교해보았다
내 손바닥에 청개구리 한 마리 올려놓은 것 같다
가을 하늘이 맑고 높다지만 1,123m 까지 올라와 하늘을 잡아보려 했지만 하늘은 여전히 높기만 하다.
가을이 찾아옴을 능경봉을 쳐다보며 알았지만 썰렁하던
겨울의 정취는 찾을 길 없다 떡갈나무 이파리도 우리 손자가 갓 태어났을 때 주먹을 줬다 폈다하든 손바닥만 하다 자작나무 밑에는 껍질은 한 켜를 벗어 문 바를 때 뜯어낸 창호지처럼 똘똘 말린 껍질이 수북하다 북쪽의 선자령에선 풍력발전발의 날개가 빙글빙글 돌며 오라고 손짓한다.
능경봉을 오를 땐 한 번의 실수도 없었지만 내려올 땐 두 번이나 미끄러져 넘어졌다 이것이 등산길에 주의 할 점이라 꼬집고 싶다.
내려오는 길에 얼레지 꽃밭에 들러 한 뿌리를 배낭에 담아 오늘 등산의 전부를 담았다 구근으로 된 뿌리 나와의 인연이 싫었든지 웃는 모습은 온대 간대 없이 이파리까지 어깨를 떨어트린다.
1차 영동고속도로 기념비에 들러 투덜거려 본다.
大 關 嶺
바라보면 눈높인데
嶺 마루 올라 동해를 보니
내 몸 虛空에 떴네
구름 아래 또 아랜
바다로 간 산자락
굽이굽이 길 따라
진달래꽃 쉬어 피고
구르는 물소리에
溪谷은 깊어지고
산새들 지저귐에
嶺 만 드높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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