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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으로 새로운 세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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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18-03-09 08:31 댓글 0건 조회 88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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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업으로 새로운 세상을


   농업만큼 고전적인 산업도 없으리라 본다. 물론 그보다 더 고전적인 채취나 어로, 수렵도 있지만 그런 것으로 밥 먹는 나라는 이 지구상에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고 보면 농업은 그야말로 고전 중에 고전산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인공지능이 앞으로의 사회를 리드해 나간다 하여도 농업은 더 이상 밀리지 않으리라 본다. 아니 인류가 존속되는 한 농업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 산업으로 자리매김 될 것이다.

 

   한반도에 걸쳐서 살았던 우리 조상들의 주 산업은 농업이었다. 구한말을 지나 일제강점기를 거처 6.25라는 전쟁통을 겪으면서 우리의 산업은 농업 이외로 외연히 확장되기 시작한다. 농사를 짓지 않아도 굶어죽지 않는 시대로 들어온 것이다. 농업이외에 타 산업에서 벌어들인 수입으로 농산물을 수입해서 조달하는 체계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농업이 상대적으로 슬로우 산업인데다가 단위면적이나 단위 노동당 생산량이 월등하지 못함으로 한국 사람들 체질에는 다소 빗나가는 산업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농산물을 생산해야하는 토지는 공장부지나 택지로 변하면서 농업은 더더욱 위축이 되고 있는 것이다. 통계상으로 보았을 때 우리나라의 농산물 자급도는 27%정도 된다고 한다. 막말로 농산물 수입이 안된다면 우리 국민 10명 중 7명은 굶어 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의 명줄을 죄고 있는 농업이지만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산업도 아닌 것으로 인식된다.

 

   농사라 하면 우선 구질구질 한 산업에 한 부류로 밀린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농사가 산업에 기본이었는데 이제는 변두리에 존재하는 사양산업 정도로 인식된다는 것이다. 과연 농업이란 산업이 그렇게 변두리 존재 정도 밖에 안 되는 것인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세계에서 선진국이라 일컫는 나라에서 농업사랑은 도가 넘는 경우도 있다고 본다. 농업을 통한 식량의 자급이나 수출도 중요하지만 농업이 갖는 부수적인 가치는 상상보다 더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어림잡아 보아도 농업을 통하여 국가적 가치를 높이는 나라가 한 둘이 아닌 것으로 인식된다. 선진국을 리드하는 미국은 이미 알려진 농업국 중에 하나이며 그 옆에 캐나다, 남미에 아르힌티나, 브라질, 콜롬비아 등은 농업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국가로 인식되어 진다. 유럽쪽에는 프랑스나 스페인, 덴마크나 네덜란드, 스위스, 이스라엘 등이 농업 선진국으로 등록되어 있다. 이런 나라의 공통점은 농업을 바탕으로 그 주변산업까지 동시에 발전을 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농업자체가 식량의 보고인 동시에 자연환경의 근간이 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농업환경 자체가 훌륭한 관광 경관이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농산물을 통한 새로운 음식문화는 관광상품인 동시에 수출품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단순한 농업의 개념이 아닌 융 복합적인 산업에 백미가 바로 농업인 것이다. 아직까지 우리의 농업은 국민들의 안전한 먹거리 공급 차원에서 접근을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물론 생각이 앞서나가는 사람들은 그 다음 세계까지 보고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농업이라 하면 식량조달 정도의 산업으로 알고 있다는 것이다.

 

   파생산업으로서 가장 큰 파괴력을 발휘하는 분야가 농업 쪽이 아닐까 싶다. 요즘 붐을 일으키는 커피문화도 그 저변에는 농업이 깔려있다. 커피 원두 자체가 농산물인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커피를 서비스 산업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좋은 원두가 생산되거나 공급되지 않는다면 커피 산업은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어찌 커피뿐이겠는가? 우리의 농업 중에서 벼농사를 보자. 가을날 추수기에 비행기 위에서 지상을 바라보면 환상적인 장면이 나타난다. 비행기를 탈 형편이 못 된다면 뒷동산에 올라가거나 높은 산 정상에 올라가 평야지대를 바라보자. 그보다 더 아름다운 장면이 어디 있겠는가?

 

   중국에서 만들어지는 술의 대부분은 고량주이다. 고량이란 뜻은 예전 우리가 빗자루를 맨다거나 떡을 해 먹었던 수수라는 곡물을 이용하여 만든 술이라 한다. 우리로 말하면 옥수수나 쌀 막걸리와 견줄 수 있는 술이라 본다. 우리 막걸리도 한때에는 붐을 일으키면 세계적인 술로 각광을 받는가 싶었는데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한 순간에 꺼져 버렸던 기억도 난다. 중국의 고량주 문화를 일으킨 장본인은 다름 아닌 수수인 것이다. 우리가 보았을 때 별 볼일 없는 농작물이 한 두 번의 변신으로 만들어낸 걸작품인 것이다. 프랑스에 꼬냑이나 영국 스코틀랜드의 위스키 등도 그쪽에서 나는 농산물을 기본으로 가공을 하여 세계적인 식품으로 승화를 시킨 대표적 사례라 본다.

 

   종자는 어떤가? 좀 귀하다고 싶은 화훼종자는 단위 그림당 금값보다 훨씬 더 비싼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런 종자의 유전자만 있으면 매년 같은 형질의 종자를 받아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이다. 농산물 중에서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것이 종자산업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렇게 귀한 산업이 왜 우리나라에서는 반도체나 디스플레이처럼 세계적인 수준까지 올라가지 못했을 것인가에 대해서 의아심을 가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제일 중요한 것은 이런 산업의 미래를 볼 줄 아는 사람들이 적었다는 것과 선구자적인 역할을 한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는 것이다. 기껏해야 구색맞추기 식의 정책적 지원사업으로 종자산업에 지원한 것 이외에는 큰 투자가 없었다는 것이다. 유전자원이야말로 차 세대를 먹여 살리는 귀중한 자산인 것이다. 물론 국력이 떨어지는 바람에 알고서도 타이밍을 잃어버린 경우도 있겠지만 정책적인 투자에서도 한 단계 비껴간 것도 간과할 수 없는 노릇이라 본다. 그래도 민간업자들이 종자산업에 심혈을 기우린 역사도 있었으나 IMF가 오면서 글찌나마 명맥을 유지하던 토종 종자산업도 거의 다 똥값으로 다국적 기업의 손아귀로 넘어가 버렸다. 진정 귀한 것이 무엇인지 몰랐다고 하면 우리가 바보가 된 것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농업을 그냥 먹거리 정도로만 본다면 그 가치는 거기서 더 이상 상승할 수 없을 것이다. 어떻게 농업을 새롭게 변신시킬 것인가가 이 시대에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인 것이다. 농업 자체가 먹거리에서 출발한 것은 맞지만 그와 관련하여 파생되는 산업은 본 산업보다 더 커 질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여러 방면에서 보고 있는 것이다. 남이 하는 것만 따라서 할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주어진 여건을 최대한 살려서 새로운 농업의 세계로 재도약 해야 할 때라 본다. 봉평에 메밀꽃 축제 같은 경우 농업과 문학이 어우러져 새로운 세계를 열어가는 것도 우리는 보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는 그냥 메밀꽃이 있고 문학의 향기가 있는 것은 아니라 본다. 농업이 있었기에 그런 문화가 꽃필 수 있었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라 본다.

 

   농업은 이제 사양 산업으로 치부되어야 할 대상은 아니라 본다. 거기에 무엇을 융합하고 복합적으로 운용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이다. 남들이 해 놓은 모습을 보고 감탄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수 있도록 혜안을 가지는 것도 나쁘지는 않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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