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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질의 끝은 파멸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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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18-04-26 17:45 댓글 0건 조회 70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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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싸움질의 끝은 파멸밖에 없다.


   몇 달 전만 해도 한반도의 불바다 론이 힘을 쓰고 있었다. 북한의 미사일과 미국의 각종 최신 무기가 금세라도 한반도에서 날아가고 폭발할지 아무도 모르던 시절이었다. 북한에서는 한반도도 모자라 자신들과 적대시 하는 나라도 그냥 두지 않겠다는 식으로 강경발언을 서슴치 않았다. 게다가 미국도 북한 못지않게 북한의 그런 행동에 대하여 용납하지 못하겠다고 연일 강성 발언을 이어갔다. 한반도의 전운이 끊임없이 우리 자신들을 겨누면서 늘 불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우리는 왜 북한과 적대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가에 대한 원론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본다. 우리가 북한과 민족이 다른 것도 아니고 종교가 다른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앙숙처럼 지내야 하는가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양 국가가 대립하는 가장 원초적인 이유로 이념의 잣대를 들먹일 것이다. 그런데 그 이념을 우리 한민족이 자가발전으로 만들었다면 모를까 그것은 아니라 본다. 조선시대나 구한말, 일제 강점기에 이념이 있어서 남북 간이 대립되었다는 이야기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면 그 이념이라는 것은 당시에 국가를 통치했던 기득권층이 자신들의 영역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 진가의 보도처럼 써 먹었고 지금도 써 먹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념이 밥먹여 주는 세상이 아니라는 것은 이제 알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이념의 종주국이라 일컬어지는 중국마저도 흑묘백묘론을 주장하면서 자신들의 살 길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고 있지 않은가?

 

   일반백성의 삶은 예나 지금이나 배부르고 등 따신 것이 최선으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거기에다 정신적으로 안정될 수 있는 요인을 겸한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가 되리라 본다. 의식주가 원만하게 해결된다 하여도 정세가 불안하면 의미있는 행복 추구는 어려우리라 본다. 오일달러로 갑자기 부유국이 된 중동의 많은 나라들이 이런 경우에 해당된다고 본다. 아무리 자원이 풍부하다 하여도 국가와 주변정세가 안정되지 못하면 일반인들은 그만큼 어려운 생활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일부 사람들 중에서 전쟁불사론을 펴는 사람들이 있다. 인류사의 많은 부분은 전쟁이 점한다 하여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수많은 전쟁으로 우리가 얻은 것이 무엇이었는가를 곰곰이 생각해 보자. 물론 전쟁을 수행하기 위한 군수산업의 발전은 가져왔을는지 모르지만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치명적인 인적 물적 피해밖에 없는 것으로 나와 있다. 설사 승리를 한다 하여도 상처뿐인 영광이 되기 일쑤인 것이다. 물론 전쟁의 헤게모니를 쥔 사람 입장에서 보았을 때에는 만족할는지 모르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고스란히 피해자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남의 나라를 견주어 볼 필요조차 없다. 과거 삼국시대에도 동족상잔의 비극은 넘치고 넘쳤다. 같은 배달의 민족임에도 불구하고 세 나라가 영토 따먹기 전쟁을 통하여 같은 민족끼리 무수히 많은 피를 흘렸다고 본다. 그 결과가 무엇이었나는 것이다. 같은 민족이지만 알게 모르게 서로 반목하고 질시하는 문화가 지금까지도 흐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최근 들어 6.25를 통해서 삼국시대의 재판을 보는 듯 한 전쟁을 치렀다. 거기에서 우리는 무엇을 얻었으며 무엇을 잃었는가? 얻은 것은 깊은 상처이고 잃은 것은 상상도 못할 정도의 인적 물적 정신적 피해 밖에 없었다고 본다. 그 결과의 상처가 아직까지 남아서 우리를 괴롭히고 있는 것이다. 이런 준엄한 역사적 교훈 앞에서도 전쟁론을 불사하겠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의아할 뿐이다. 그런 사람들을 모아서 몇 달간이라도 전쟁의 잔혹사를 치르고 있는 시리아에 가서 체험을 좀 해 보고 오라고 권하고 싶을 정도이다. 군대도 가지 않았던 사람들이 안보를 내세우면서 전쟁타령을 하고 있다는 것과 그런 부류의 사람들을 동조해 주는 세력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좀해서 녹지 않을 것 같은 대동강 얼음도 녹을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얼음이 녹는데 필요한 것이 봄바람이라는 것 쯤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일 것이다. 자연의 봄바람은 일 년에 한 번씩 오지만 분단된 한반도의 봄바람이 65년 만에 불어오는 느낌이다. 이 봄바람도 오다가 그쳐버릴는지 아니면 강물을 다 녹일 정도로 확실한 봄바람일지는 아직까지 모를 일이다. 하지만 봄바람이 분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을 것 같다. 미풍으로 그칠지 확실한 바람으로 자리매김 할는지는 우리 국민들의 염원에 달려 있지 않을까 싶다. 일부 사람들처럼 냉소적인 입장을 취한다면 그야말로 을 누르는 불상사도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이 현명하면 국가도 현명하게 굴어간다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일 것이다.

 

   지금까지 한반도가 분단 된 후 남북 간의 관계를 평화를 바탕으로 개선시켜 보고자 했던 사람들도 많았다고 본다. 강원도 통천 출신의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님의 상징적 역할도 컸다고 본다. 만남과 대화를 통하여 상호간에 얼어 붙었던 관계를 풀어 보고자 했던 전직 대통령들이 있었다. 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은 직접 평양을 방문하여 남북 간의 긴장을 풀고 서로가 상생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환하고자 노력을 했으나 그 뜻을 현실화 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고 본다. 그래도 그 바탕이 있었기에 남북 간에 화해를 할 수 있는 불씨와 희망을 가질 수 있었으리라 본다. 한치 앞이라도 볼 수 있는 혜안을 가진 선구자가 있었기에 통일에 대한 희망의 끈도 유지 되었다고 본다.

 

   내일이면 한반도의 역사가 새로 씌여질 가능성이 높다. 아니 한반도가 나갈 길이 달라질는지도 모른다. 김칫국물부터 먼저 마시는 한이 있다 하여도 이런 것은 천재일우임에는 틀림없으리라 본다. 우리가 남북으로 갈린 지 어언 68년이 되었다.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으로서는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그 시간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태어났으며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승을 떠났겠는가? 살아있는 사람들 입장에서 지금 현재의 상황처럼 서로가 으르렁 거리면서 질시하고 반목하고 총칼을 겨누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 회의를 느끼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으리라 본다. 쌍방 간 적대시하는 정책으로 들어가는 비용은 어마어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비용이 평화적인 곳에 사용된다면 양 국가는 세계에서 부러워하는 나라가 되리라 본다.

 

   오늘이 지나면 양 국가의 정상들이 판문점에서 만나게 된다. 지금까지 우리는 몇 십 년을 극한 대립의 관계로 유지해 왔다. 최근까지도 서로가 불바다 론을 펼치면서 최고의 긴장상태를 유지시켜 왔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렇게 험한 가운데서 평창올림픽이 무사히 마쳐졌고 그 후속타로 양국 정상회담이 열리게 된 것이다. 그야말로 극적인 반전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평화냐 전쟁이냐를 결정할 수 있는 기로에 서 있는 것이다. 내일은 봄바람도 부드럽고 날씨도 청명하다고 한다. 회담에 임하는 사람들이 한층 더 현명하고 미래지향적인 판단과 결정을 할 수 있는 분위기의 조성도 중요하다고 본다.

 

   산이 깊으면 계곡도 깊다고 했다. 반목과 질시의 골이 깊은 만큼 그 속에서 상호간의 애증의 골도 깊으리라 본다. 남북 간이 지금까지의 대립관계를 접고 우호적인 관계를 가질 수 있다면 한반도는 세계의 중심으로 부상될 수 있을 것이다. 역사를 움직이는 것은 인간이 하는 일이라 본다. 이번 기회는 남과 북의 지도자가 한반도를 새로운 세계로 이끌어 내느냐 아니면 고리타분한 냉전의 세계로 다시 집어 넣느냐의 중요한 판단을 하게 되는 자리라 본다. 몇 세대간 이념에 갇혀서 오도 가도 못한 지난 과거를 청산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길 간절히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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