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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농고가 망가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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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18-09-14 18:25 댓글 0건 조회 72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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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농고가 망가졌을까?


과거 농고가 가졌던 최대의 무기는 먹거리 생산에 필요한 전문 인력양성에 있었다고 본다.

인류가 이 지구상에서 사라지지 않는 한 먹거리 생산의 중단이란 있을 수 없다고 확신한다.

만고불변의 진리 앞에 맥을 추지 못한 지난날 농고 역사가 그저 아쉽기만 하다.

오늘도 많은 사람들은 맛있는 먹거리를 찾아서 마트고, 식당이고, 커피숍이고 술집을 찾아 나선다.

찾는 사람들이 무진장 깔려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생산하는 학문의 전당에는 셔터를 내린지 오래되었다는 것이다.

 

농업 없이 인류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은 유사 이래로 역사가 입증해 주었다고 본다.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우리나라 근대교육의 시발점도 농업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고등학교도 농고를 중심으로 대학도 농대를 중심으로 개교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당시에 농고나 농대는 인재를 양성하는 요람으로 발전하였으나 어느 시점부터인가 푸대접을 받는가 싶었는데 이제는 무 대접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과거 신학문이 들어온 시점에는 대접을 받았는데 사회와 시대가 변하면서 왜 농업이 맨 먼저 망가졌는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으리라 본다.

 

농업은 인류가 살아가는데 가장 원초적으로 필요한 식량의 공급처로서 그 역할을 하게 된다.

과거에는 입에 풀칠만 잘 하면 살아가는데 큰 지장이 없다고 인식되었으나 요즘은 거기에다가 맛과 멋, 그리고 음식문화라는 것을 곁들이는 수준까지 올라와 있다고 본다.

이렇게 중요하다고 인식되는 먹거리 산업이 학교 현장에서는 외면을 받다 못해 천대의 수준까지 갔는가를 생각하면 이해를 못할 부분도 많다는 것이다.

 

농업이 산업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으나 우리나라 사람들의 생리구조상 매치가 잘 안 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의식 속에 굳어져 가고 있는 빨리빨리 문화와 함께 대박 의식이 농업을 멀리하게 된 명분도 될 수 있다고 본다.

원래 농업은 타 산업에 비하여 엄청나게 슬로우 산업의 부류에 속한다.

인삼 같은 경우는 파종하여 5~6년을 기다려야 수확의 맛을 볼 수 있으며 과수 같은 경우도 최소한 그 정도의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일반 농작물도 1년에 1회 밖에 수확이 안 됨으로 대박을 꿈꾸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매력 없는 산업으로 비칠 수 밖에 없으리라 본다.

 

다음으로 우리 조상들의 애환도 한 몫 하리라 본다.

우리의 조부모나 부모의 세대에서는 자신들이 농업을 했지만 자식에게는 농업으로 대물림을 하지 않겠다는 의식이 엄청나게 강했다고 본다.

농업을 통하여 아무리 윤택한 생활을 한다 하더라고 만족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어디에 가서 펜대를 굴려야지만 인간대접을 받는 다는 사고방식이 뇌리에 각인 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 농업에 관심을 가지는 아이들이라도 부모의 성화에 타 영역의 학문으로 돌아선 경우도 많으리라 본다.

 

지금의 농업은 머리를 쓰는 방향으로 진화되고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농업이라 하면 중노동을 통하여 생산물을 얻는 과정으로 인식되는 산업이라는 것이다.

뼈 빠지게 농사를 지어도 먹을거리가 제대로 안 나왔던 지난날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의 산업인 것이다.

최근에는 농작업의 많은 부분이 기계화와 자동화가 되어 중노동에서 어느 정도 탈피할 수 있었지만 과거의 잔상을 쉽게 지울 수 없는 것이 인간의 의식세계인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농업 자체가 파종에서 수확, 판매까지 잔손질이 가지 않고 되는 것이 없는 산업인 만큼 분주한 것도 부인치는 못할 것이다.

 

너무나 값싼 외국 농산물이 우리의 식탁을 기웃거리고 있다는 것도 농업을 기피하게 하는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되고 있다.

아무리 잘 생산해 놓는다 해도 원가에 못 미치는 외국산 농산물이 밀려들어오면 국산은 팔아먹기조차 힘든 상황이 농업을 어렵게 만드는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국수주의의 칼날을 휘두를 수 도 없는 것이 현실인 만큼 그들과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데서 많은 부담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노력에 비하여 돈이 안 된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대목이 아닐까 생각된다.

노력과 시간을 투자하면 그 이상의 대가가 나와야 재미를 붙일 수 있으나 농업은 그렇지 않은 면도 많다.

벼농사의 예를 들어 보면, 아무리 첨단과학으로 농사를 지어 본 들 1년에 1회 수확에다가 쌀값 또한 터무니 없이 많이 받을 수도 없고 그렇게 줄 사람도 없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그렇다고 특별한 작물을 도입하여 재배할 수 있으나 이 또한 돈이 된다하면 어중이떠중이가 다 달려들어 과잉생산이 되는 바람에 생산물의 값을 떨구는 현실도 무시할 수 없다고 본다.

그야말로 남들이 하지 못하는 블루오션이나 레드오션쪽으로 간다면 모르겠으나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떼돈을 번다는 것은 용이치 않다는 것이다.

 

그래도 희망적인 것이 하나 보이긴 보인다.

농업을 하기 위한 바탕이 토지인 만큼 그 토지의 지가가 높아지면서 손에 잡히지는 않지만 재산가치가 많이 올라갔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토지의 가치가 그리 크지 않았지만 요즘 들어서 뛰는 지가에 편승하여 재산적 가치가 늘어난 농민들이 많이 있다는 것이다.

지가가 있는 대로 높아진 이 시점에서 농사를 짓기 위해서 토지를 구입한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고정비용을 지불해야 함으로 여간 많은 이익이 나지 않는 한 수익창출이 어렵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래저래 농업분야에 뛰어들기 어려운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그 외에도 농업이란 학문을 기피하는 이유가 많겠지만 일일이 다 열거하는 것도 용이치 않으리라 본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농업 생산물을 가지고 엄청난 부가가치를 올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직접 농사를 짓는 사람은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지만 농산물을 가지고 유통을 한다거나 가공이나 요리를 하는 산업은 다르다는 것이다.

농산가공이나 농산물 유통을 통하여 갑부의 대열에 낀 사람들이 어디 한 둘인가 이 말씀인 것이다.

생산하는 농민은 천덕꾸러기가 되었을는지 모르지만 그것을 가지고 한 번 뒤집은 사람은 별세계에서 돈을 벌고 있는 형국이 된 것이다.

 

결국 농고는 망가졌지만 농업생산물을 가지고 엎어지고 메치면서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을 한 사람들은 돈을 만지고 있다는 것이다.

농업교육도 그런 방향으로 전환을 하면 되지 않을까 싶지만 워낙 높고 많은 장애물로 인하여 선호도가 점점 떨어지는 것이다.

아무리 그렇다 하여도 우리는 안 먹고 살아갈 수 는 없는 것이다.

누군가가 생산하지 않으면 많은 사람들이 굶을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지만 그 누구도 누군가가 되고 싶어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농업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미 우리 모교의 농업계는 사라진지 오래이다.

죽은 아이 불알을 만져봐야 무슨 소용이겠는가?

그래도 미래의 산업에서 농업이 빠질 날은 없으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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