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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가르치려면 나도 가르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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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가르치려면 나도 가르쳐 1
옛날, 실업계 고등학교인 농공고에 다니던 시절이 생각난다.
그때도 수업의 형태는 지금이나 별 반 차이가 없었다.
칠판이 있었고, 그 위에 교훈 급훈 그리고 태극기가 중간에 걸쳐있었다.
선생님은 교과서와 백묵을 필수품으로 지참하시고 우리는 공책과 교과서, 필기구를 준비하였었다.
수업에 들어오신 선생님은 교과서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자세하게 설명하는데 진력을 다 하였다.
그야말로 주입식 교육의 전형을 보면서 배웠다.
어떤 선생님은 악을 쓰고 가르치고 아이들은 왜 저렇게 악을 쓰는지 이해를 하지 못하는 장면도 펼쳐졌던 것이 기억난다.
예전과 굳이 다르다고 한다면 컴퓨터와 빔프로젝트가 교실에 도입되었다는 것과 백묵대신 마카 펜이 들어왔다는 것 정도가 아닐까 싶다.
학창시절은 예나 지금 아이들이나 힘이 펄펄 넘친다.
노는 시간에 밖에 나가 축구를 힘 있는 대로 하고 들어와 수업을 받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공부보다는 노는 쪽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았던 시절인 것이다.
공부도 에너지가 많이 들어가지만 노는 것은 그보다 더 들어가는가 보다.
출석을 부르고 수업이 시작되기 바쁘게 뒤에서 드르렁거리는 소리가 간간이 들린다.
학창시절인 관계로 코를 심하게 골지는 않지만 잠자고 있다는 시그널은 누가 들어도 인지를 할 정도이다.
담당 선생님도 그런 아이들을 깨워봐야 떠들기만 함으로 아예 제처 놓고 수업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일부러 깨워서 분란을 일으키는 것 보다야 배우고자 하는 주변 학생들을 생각해서 알고도 모르는 체 놔두었던 것이라 생각된다.
한 시간 수업이 끝날 때가 되면 잠자던 친구들도 귀신처럼 일어난다.
수업 끝나는 종이 울리고 선생님이 창문을 열고 문 밖으로 나가는 순간 그렇게 열심히 잠자던 학생의 일갈
“아이 *팔 저렇게 가르치려면 나도 가르쳐!”라는 소리가 흘러나온다.
아니, 수업이라곤 하나도 듣지 않고 잠자던 아이가 잘 가르쳤는지 안 가르쳤는지 어떻게 알고 그렇게 냉정하게 수업 평가를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의아할 정도이다.
수업을 잘 하고 잘 못하고는 학교에서 고객인 학생들이 훨씬 더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한 시간 내내 자빠져 자던 친구도 수업이 잘 되었는지 안 되었는지 귀신처럼 알고 있다는 것이다.
냉정하게 선생의 수업을 평가한 학생의 이면에는 잘 가르치면 잠자지 않고 잘 들을 수 있다는 생각이 뇌리 속에는 잠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까 싶다.
반면, 교사의 입장에서 보았을 경우, 어차피 공부도 제대로 하지 않은 아이들을 상대로 목청을 높여봐야 내 목만 아프다는 식으로 자기합리화를 하는 경우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다 보니 수업시간에 잠자는 학생은 당연히 잠자는 것으로 인식을 하면서 그 학생이 왜 수업에 집중하지 않고 잠자는지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는 듯 한 것이다.
어찌 보면 선생님의 수업 중 하는 말씀이 자장가로 들릴 수 있다는 것을 선생님은 모르고 있을 수 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시간을 때운 학생이 사회에 나아가서 학교를 바라볼 때 어떤 시각으로 접근할 것인가는 생각해 보나 마나가 아닐까 싶다.
당시는 그렇게 가르치고도 선생님의 역할을 잘 했다고 인정받던 시절이었다.
그렇게 배운 학생도 사회에 나와서 알아서 각성을 하고 근면 성실하게 일하면서 인생을 잘 꾸려갔다고 본다.
하지만 학교란 곳에서 제대로 배우고 제대로 가르쳐 주어야지만 목적 달성이 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두 가지 다 제대로 안되었다면 교육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학교가 인식해야 할 것이다.
그 시절에는 그런 것이 통했을는지 모르지만 대명천지 이 밝은 요즘에도 그런 것이 통용되고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이다.
지금도 교실에 가 보면 자빠져 자는 것도 모자라 벌럭 젖혀져 자는 학생도 있다.
상상도 못하는 풍경이 학교 교실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선생님의 강의를 듣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하여 잠이 올 수 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 시간 내내 잠으로 일관한다는 것은 학생자신에게도 문제가 있지만 선생님의 가르침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봉급을 받아먹는 교사라 함은 자신을 믿고 배우고자 하는 제자들이 허송세월 보내는 것쯤은 막아줘야 하는 것이 기본도리가 아닐까 싶다.
왜 수업시간에 들으라는 선생의 말씀은 안 듣고 잠이나 자는가에 대해서 학생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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