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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조회사 부도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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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18-10-07 07:13 댓글 0건 조회 74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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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조회사 부도 체험기

아마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서 자신을 위해서라기 보다 부모님의 초상을 대비하여 상조회사에 하나쯤은 가입되어 있으리라 본다.

사람들의 사후세계를 맞이하는데 많은 비용이 들어감을 완화시켜 줄 수 있는 제도라 생각하고 많은 사람들이 가입하고 있지 않나 싶다.

더 쉽게 표현한다면 일종의 상조 보험이라 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회사나 직장단위의 상조회라면 모르지만 생판 알지도 못하는 상조회사에 가입하여 혜택을 보고자 한다면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일정부분에 재고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필자도 부모와 처부모가 있던 관계로 일반상조회사에 가입하였던 적이 있었다.

처음 가입할 때에는 감언이설로 온갖 혜택이 다 있는 것처럼 이야기 하면서 권유를 받았던 기억이 난다.

판매원이 일면식도 없는 자가 아니라 아주 잘 아는 지인이었다.

안 들어 줄 수 도 없는 상황인지라 그 지인의 얼굴을 보고 하나 들었다.

상조회사는 듣지도 보지도 못하는 그야말로 듣보잡 회사로 인식되었지만 지인을 믿고 들어주었다.

한 달에 3만원씩 내는 것으로 가입하고 자동이체 결재 방식을 택했다.

 

매달 일정량이 빠지는 것만 바라보고 있던 어느 날, 통장을 우연찮이 보다가 낮설은 곳으로 돈이 빠져나가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동이체가 되는 것들이 어떤 것이 있는지는 대략 알고 있는 터였는데 아무리 보아도 듣지도 보지도 못한 곳에 돈이 인출되는 것이 아닌가?

돈이 지출되는 날짜와 금액을 보아하니 기존에 인출되었던 상조회사 이름 대신 엉뚱한 이름이 찍혀있는 것이 아닌가?

제대로 된 회사 같았으면 부도가 났다거나 아니면 회사명이 바뀌었다면 고객들에게 알려주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일진대 유야무야 돈만 빼내가는 작태가 벌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 장면을 보는 순간 열도 받고 화도 많이 났다.

회사가 부도났을 때 지금까지 납부했던 납입금을 받자면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야지만 회수가 가능하다고 했는데 그 또한 복잡하기에 용이치는 않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당해보지 않고는 그 세계를 알 수 없었다고 했던가?

돈이 된다고 해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상조회사가 워낙 난립하다 보니 어중이떠중이 죄다 이런 회사를 만들어 소비자를 끌어들인 후 부실화를 시키면서 먹튀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필자도 거기에 고스란히 당한 것이다.

어쩌면 모르니까 당한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닌가 하는 자괴감도 들어갔다.

상조회사의 생리를 제대로 알았다면 상조회사를 권유한 지인의 체면만 살려주고 이내 납입하지 말아야 했어야 했는데 멀떡쿠니처럼 꾸역꾸역 납부한 본인의 실책이라고 밖에 판단할 방법이 없었다.

진셍이 같은 짓을 스스로 한 것이다.

 

상조회도 보험의 성격임으로 부모나 처부모가 돌아가셔야지만 혜택을 볼 수 있는 구조로 된 것 같았다.

약정기간이 다 되어도 돌아가시지 않으면 탈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는지라 이 또한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그렇다고 약정기간 안에 돌아가시면 추가 금액 지불없이 보험처럼 보상을 해 주는 것도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결국 자신이 낸 금액보다는 훨씬 적은 혜택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고 본다.

어차피 고객이 낸 금액으로 회사 운영도 해야 하고 판촉도 해야 할 것이고 오너가 이익도 챙겨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100원의 상조회비를 냈다면 그 중 몇 십 퍼센트는 중간 비용으로 사라짐은 당연할 것이다.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득이 될 요소라곤 쥐뿔도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상조회사가 없다고 초상 못 치루는 것은 더더욱 아닌 것이 현실인 것이다.

 

상조회사가 없어도 장례식장에서 알아서 큰 비용을 드리지 않고도 잘 처리해 줌을 알 수 있다.

오히려 상조회사로 인하여 자신이 원치 않는 절차까지 치러야 하는 불상사도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거창한 장례가 의미 없는 시대로 들어와 있다.

속된 표현으로 그 집 장례 거창하게 잘 치렀네라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느냐는 말씀이다.

상조회사를 끼지 않고도 훌륭하고 깔끔하게 장례를 치를 수 있는 세상이 온 것이다.

아주 과거에는 집안이나 동네에 인심을 잃으면 장례 치르기가 여간 어렵지 않았던 시절도 있었다.

이것을 완화시켜 줄 수 있는 것으로 상조회사가 설립되면서 마치 보험의 성격처럼 운영되어 왔으나 현대 장례 문화에서 그런 회사를 끼고 장례를 치를 필요성이 있는가에 대해서 따져 볼 때가 된 것이다.

 

사업을 어리숙한 고객을 대상으로 해야지만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것이 사회적 통념이다.

소비자가 봉으로 보이는 곳에 가야지만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 아직까지 통용되는 시대인 것이다.

상조회사에 넙죽넙죽 가입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아직까지 우리나라에 봉으로 보이는 순진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상조회사에 매달 불입할 금액이 있으면 그것을 적금으로 넣었다가 애사가 생겼을 때 꺼내 쓴다면 더 짜임새 있게 초상을 치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상조회사의 도움이 없어도 초상을 아주 잘 치를 수 있다는 것을 최근에 경험으로 확실히 알았다.

혹시 상조회사와 관련된 사람이 이 글을 읽고 오해를 할까 염려는 되지만 그래도 순진한 고객을 등쳐먹는 소행은 없어져야 더 밝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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