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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교의 남녀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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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교의 남녀공학
세상이 참 많이 변했다. 변하는 세상을 따라가기가 버거울 정도로 빠르고 정신없이 돌아간다. 우리 모교도 변하는 세상에 적응하기 위하여 교명도 수시로 바뀌어 보았으나 그 결과는 지금의 이 모양새이다. 교명이란 상징적인 타이틀 변경만 가지고 모교를 새롭게 변신시킨다는 것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똑똑히 보고 있다.
학교라는 곳에 궁극적인 가치이자 종착점은 이 사회에 필요한 인간을 만드는데 있지 않나 싶다. 그런 학교에 나와 봐야 별 볼 일 있냐는 식의 학교는 희망이 크게 없다고 보면 될 것이다. 그래도 희망 있는 학교를 만들어 보고자 하는 시도가 있었으니 다름 아닌 모교의 인문계화가 아니었을까 싶다. 이 지역 바닥에 좋은 인재를 가져다가 잘 가르쳐 모교를 빛낼 훌륭한 사람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였을 것이다. 그런 바램에 수긍하지 않은 동문은 아무도 없으리라 본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는 것도 이제는 충분히 인식하였으리라 본다.
문제는 미래에 필요한 인재의 기준이 어디냐는 것이다. 우리는 인재라 하면 공무원시험이나 대학교 시험에 합격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는 듯한 느낌이 들어간다. 그런 식으로 한다면 그 외 사람들은 인재가 아닌 것으로 인식되어 질 우려도 있을 것이다. 과거의 권위주의 시절에는 공권력에 들어가서 폼을 잡는 것이 훌륭한 인재상이라 생각할 수 있었을는지 모르지만 현재도 그렇다고 생각한다면 시대에 떨어진 사고방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인재는 미래 사회를 리드해갈 전문가가 아닐까 싶다. 그 전문가 대열에는 시대를 개척해 나가는 공무원도 있을 수 있을 것이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영역에서 독보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획일화가 아닌 다원화 시대에서 각양각처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재를 만들어 내는 것이 시대적 소명이 아닐까 생각된다.
예전에는 혈연이나 학연, 지연 등으로 똘똘 뭉치면서 그 대열에 들어가지 않으면 입신양명을 할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 인재 자체를 나라에서 음서제도라 하여 세습화 시켰던 시절도 있었다는 것이다. 이제는 그것도 많이 희석되어 가고 있음을 우리는 보고 느끼고 있을 것이다. 자신의 능력이 바로 밥 먹여 주고 이 사회를 이끌어갈 동력원이 된다는 것쯤도 아는 사람은 다 알 것이다.
우리 모교의 교육은 고전적인 방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명색이 특성화고등학교이지만 교육방법은 주입식, 일제식에서 한 발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특성화고등학교의 전유물이나 마찬가지인 창의성 교육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고 본다. 선생님은 자신의 자존심과 봉급 이상의 일을 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악을 쓰고 주입을 시키고 있지만 받아들이는 학생들은 시큰둥하다. 결국 선생님은 말 안 듣는 학생을 보노라니 힘들고 학생은 취향에도 안 맞는 공부를 강제로 하자니 힘들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된 것이다.
강릉 바닥에 중학교 학생들이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이렇게 가다보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학교가 제일 먼저 셔터를 내려야 하는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 시골 학교처럼 한 학급에 학생이 달랑 몇 명 정도 밖에 안 되는 학교로 전락되지 말라는 법 없는 것이다. 우리 모교를 지원하는 학생도 공부와는 지지리도 거리가 먼 학생들만 올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변할 것이다. 그래잖아도 가르치기 힘든 상황에서 최악으로 공부하기 싫은 학생만 모인다고 했을 시 그 학교의 모습은 상상하기조차 힘들게 변해 갈 것이다.
모교의 인문계화는 필자의 소견으로 쉽지 않다고 본다. 그 이유 중 가장 큰 것이 이 지역사회에서 모교 인문계를 크게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수요가 없는데 아무리 공급을 해 주면 뭣 하냐 이 말씀이다. 도교육청이나 교육부에서 모교 인문계화에 난색을 표한다 하여도 지역사회에서 열화와 같은 민원이 있으면 그들의 마음도 충분히 움직일 수 있으리라 본다. 일전에 선거에서도 모교 인문계화를 걸었던 후보는 하나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지역사회에서 농고표가 만만치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구호 조차 없었다는 것을 우리는 똑똑히 보았다.
우리 지역사회의 인재 양성의 요람으로 만들기 위해서 거대한 틀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서 실천 가능한 일부터 도입해 보는 것이 더 중요하리라 본다. 인문계가 아니면 안 된다는 식으로 밀어 붙인다면 인문계가 될 때까지 손가락만 빨고 있어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될 것이다. 인문계는 미래의 과제로 남기고 현실 가능한 교육환경의 변화부터 추구해 나가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싶다.
그 중 실천 가능한 방법 하나를 소개한다. 필자의 생각으로 우리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구석이 모교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모교는 남자로만 이루어진 단성학교이다. 우리나라 특성화고등학교 중 단성화 학교는 잘은 모르지만 우리가 유일하지 않나 싶다. 지역사회에 있는 여학생도 특성화고등학교에 가고 싶어 하는 경우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우리가 여학생을 수용한다면 우리 지역사회에서 특성화에 관심이 있는 우수 여학생들을 데려 올 수 있는 기회를 얻을 것이다.
우리 지역에서 특성화고등학교는 우리학교가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 여학생을 받아들인다면 노후화된 학교 시설물도 새롭게 단장할 수 있는 기회도 얻을 것이고, 지역사회에 우수한 여학생 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도 될 것이다. 모교가 입학생을 채우지 못해서 전전긍긍하는 모습도 어느 정도 완화될 것이고, 차후 지역사회에 중학생들이 점점 줄어드는 것에 대한 대비도 될 것이다. 다 망가진 다음에 다시 세운다는 것은 진짜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그래도 망가지기 전에 정신줄을 당겨 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참에 여학생들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모교의 물줄기를 튼다면 좀 더 새로운 학교로 부상되지 않을까 싶다.
<제 글에 대한 반론, 적극 환영합니다. 전화: 010-5375-6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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