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자유 게시판

龍頭蛇尾

페이지 정보

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18-11-19 09:53 댓글 0건 조회 781회

본문

                 용두사미(龍頭蛇尾)

언어의 마술사가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 말이 龍頭蛇尾가 아닐까 싶다.

한국말로 쉽게 풀어 본다면 용의 머리와 뱀 꼬리 정도가 될 것이다.

굳이 속 풀이까지 한다면 처음은 요란스러웠지만 말미가 흐리멍텅하다는 이야기로 귀착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결국, 머리는 그럴싸한데 꼬리가 그저 그런 뱀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한자의 사자숙어로만 해석한다면 별 것이 아닌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그 안에 들어있는 심오한 의미와 철학은 끝이 안 보인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한자 4자를 가지고 이렇게 다양하고 심오한 생각을 다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경지가 아닐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 상응하는 이야기로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다.”라는 말이 아닐까 아닐까 싶다.

이는 용두사미에 비해서 비교적 많은 글자가 들어가 있는 관계로 표현의 압축적인 맛이 사라진 듯 한 느낌이 상대적으로 강하다.

물론 그 안에 들어 있는 의미는 그럴싸할는지 모르지만 표현의 기법에서는 용두사미를 따라 오기에는 한계가 있지 않을까 싶다.

 

우리의 일상사는 용두사미의 연속성상에 있는지도 모른다.

아침에 일어날 때에는 하루를 거창하게 보낼 것 같은 생각이 굴뚝같으나 저녁이 되어 하루를 되돌아보면 결국 용두사미의 꼴로 귀착됨을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아무런 생각이나 개념 없이 하루를 열어갈 수 없는 처지고 보면 용두사미야말로 인생의 순간순간마다 걸리지 않은 경우가 없으리라 본다.

우리가 용두사미라는 말의 의미나 뜻을 모른다거나 아예 그런 어귀가 있는지 모른다면 할 말은 없으나 식견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용두사미의 마법에서 벗어나기 어려우리라 본다.

 

필자가 용두사미에 필이 꽂힌 것은 농고를 졸업하신 우리 선배 선생님의 말씀에서 연유가 되었다.

그분은 공식석상이던 비 공식석상이던 간에 의미 있는 단어를 굉장히 잘 쓰시던 분이었다.

그 분이 용두사미를 비유하여 적재적소에 사용하는 모습에서 많은 감동을 받았다는 것이다.

덕분에 지금도 그 분의 영향을 받아 이런 유형의 글을 쓰고 있는지도 모른다.

 

언어의 사용은 언제 누가 어떻게 사용하는가가 중요하게 느껴진다.

같은 말을 하는데도 어떤 자가 말하면 신뢰성을 답보할 수 있는데 또 어떤 자가 말하면 헛소리로 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언어가 가지는 느낌과 뉘앙스 그리고 그 속에 들어있는 전달력 등은 천차만별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 천차만별의 반응을 나타낼 수 있는 마법의 표현 중 백미가 용두사미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용두사미의 언어적 표현도 중요하겠지만 행동에 서도 적용되는 경우가 무진장 많이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요란스럽게 부산을 떠는 것 같은데 끝마무리가 영 부실한 경우가 여기에 해당될 것이다.

행동에 있어서 처음과 끝이 깔끔하게 맞아 떨어진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으리라 본다.

 

 

우리가 많은 사람과 접하면서 일을 하게 된다.

이렇게 어우러져 사는 세상에 용두사미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다수임을 볼 수 있다.

멀리 볼 필요조차 없을 것 같다.

우리 스스로가 자신을 들여다보면 어느 부류에 속하는지 금세 알 수 있으리라 본다.

남보고 제대로 살라고 외치기 전에 내 자신부터 제대로 하고 있는가를 채근 한다면 좀 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인간으로 분류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