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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 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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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 살구
“홍천에도 살구가 재배되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살구나무는 간혹 가다 보이긴 보이는데 대중적으로 재배되는 것 같지는 않다.
어찌하였던 홍천에서 살구 과실을 생산하는 것은 한계가 있는 듯 보인다.
살구와 비슷한 자두는 흔히 볼 수 있었지만 살구는 본 기억이 가물가물할 정도이다.
그렇다면 왜 홍천에는 살구가 잘 보이지 않을까?
아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예를 든다면 강릉에 바나나 나무가 없는 것과 유사하지 않을까 싶다.
강릉이라 해서 바나나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여름철에는 열대우림 지역에서보다 더 잘 될 수 도 있다.
하지만 추위에 약해서 겨울을 나지 못하는 치명적인 맹점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홍천에도 살구나무를 심고자 하는 사람들이 과거에 많이 있었을 것이다.
홍천인들 도전정신이 강한 사람이 왜 없었겠는가?
많은 사람들이 살구나무를 가져다가 심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재미를 보지 못하고 끝나버린 경우를 수없이 경험했으리라 본다.
마치 강릉에 바나나가 여름철에는 잘 크다 겨울철에 맛이 가듯 홍천에 살구도 그와 유사한 패턴을 그린다는 것이다.
홍천정도의 날씨이면 살구나무도 월동은 가능하리라 본다.
겨울철에 얼어 죽지 않으면 살구나무가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냥 살구나무만 바라본다면 월동이 되는 것으로 만족할 수 있겠지만 나무 자체만을 바라보면서 그 나무를 심는 자는 거의 없으리라 본다.
열매가 열리는가 안 열리는가가 더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과일이 달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꽃을 피워야 한다.
개중에는 꽃 없이 달리는 과일이 있긴 있지만 그야말로 아주 희귀한 과일에 국한된다.
홍천 쪽에 살구 생산이 잘 안 되는 것은 개화기에 냉해로 인한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라 추측된다.
필자가 이쪽에서 살구를 심어 보지 않아서 정확한 설명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꽃 필 무렵 서리가 오는 등 찬 기운을 맞으면 결실이 제대로 안 된다는 것이다.
꽃은 잘 피지만 어느 한 순간에 꽃에 상해(霜害)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또한 매년 상해를 입는 것이 아니라 간헐적으로 피해를 입는다 하여도 섣불리 살구나무를 심기에는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살구재배를 하고 싶어도 타 지방보다 더 잦은 봄철 저온으로 인하여 주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자연의 오묘한 섭리로 인하여 재배하고 싶은 과수도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경우가 발생되는 것이다.
강릉을 기점으로 보았을 때 홍천은 남의 지방이나 마찬가지라 생각할 것이다.
역으로 표현한다면 강릉을 벗어난 지역에서 강릉을 바라보면 그 또한 남의 지방이 되는 것이다.
내 것을 알고 남의 것을 아는 것도 좋지만 남의 것을 알면 내 것이 더 도드라지게 보이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교과서에 나오는 타산지석과 같은 맥락이라 보면 될 것이다.
홍천에 살구가 잘 안 되는 이유를 필자는 봄철에 냉기로 진단하였는데 이 판단이 맞는지 안 맞는지는 단언할 수는 없다.
하지만 홍천에 살구가 강릉처럼 널리 재배 안 되는 것은 맞는 것 같다.
세상에 원인 없는 결과 없듯 그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 좋은 결과를 얻는 지름길인지도 모른다.
강릉에 살구가 잘 되는 것도 어찌 보면 타 지방에 비해서 복 받은 일인지도 모른다.
단 우리는 그런 처지를 모르고 지나칠 뿐이라 생각한다.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것이 이 세상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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