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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의 마지막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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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19-02-27 21:01 댓글 0건 조회 96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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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천의 마지막 밤

시작은 가슴 설레는 일이지만 마지막은 아쉬움과 섭섭함이 밀려오는 일이라 느껴진다.

젊은 날에는 마지막이 시작을 알리는 시그날 정도로 생각되었는데 어느 정도 낫살이나 먹고 나니 마지막은 그냥 마지막으로 결부되는 듯 함을 지울 수 없다.

마지막이라는 한계점을 찍어 놓고 시간을 보내는 과정 하나하나가 모두 마지막으로 귀착된다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어간다.

 

산책을 해도 이제는 마지막 코스라는 생각이 들어가면서 언제 다시 이런 곳에서 걸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더 깊이 들어간다.

그 길을 마지막으로 걷는다 하여 뭔가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마음에서 느끼는 강도는 자못 크기만 하다.

다시 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란 생각보다 이제는 다시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더 지배적으로 다가온다.

 

아예 마지막이라는 것을 모르고 살아가는 것이 더 현명한 처사일 것이라는 생각도 들어간다.

마지막 기차, 마지막 여자, 마지막 만찬, 마지막 아들, 마지막 공연, 마지막 황제, 마지막 인생까지 마지막이라는 말이 들어가면 느낌 자체가 점점 무거워진다는 것이다.

같은 마지막이지만 젊은 날에 마지막과 나이 먹은 다음에 마지막은 분명하게 차이를 긋고 있다.

 

실제로 마지막이라는 단어는 끝이라는 한계를 설정하는 느낌이 더 강하게 다가올 것이다.

그런 뉘앙스로 인하여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방향으로 모든 것이 귀착되는 느낌이다.

물론 마지막 다음은 새로운 시작이 펼쳐질 수 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마지막을 미화시키거나 좀 더 부드럽게 완화시키기 위한 하나의 합리화 과정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홍천에서 마지막 밤은 이제 막 시작된다.

이 순간 수많은 홍천 사람들이 각양각색의 생각으로 밤을 보내리라 본다.

수많은 사람 중에서 어떤 사람은 마지막 밤을 보내면서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심정을 헤아려 줄 사람은 본인 밖에 없는 것이다.

 

홍천에 추억은 많았다.

겨울철에 맹렬한 추위, 여름철에 화끈한 더위는 그 어디에 가도 홍천만한 곳이 없으리라 본다.

겪어 보지 않고는 말하기 힘든 곳이 이 곳이다.

아름다운 홍천강변을 걸어 보아도 좋다.

홍천강 고수부지와 돌다리, 그리고 강물 위를 걷게 만들어 놓은 데크, 산책로 가장자리에 푸르스름한 조명등을 밖아 놓아 새로운 운치를 더해 주었던 것도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다.

 

홍천의 맛은 어떤가.

홍천화로구이, 홍천산채, 홍천인삼, 홍천 잣, 홍천 사과, 홍천 한우 등은 이 지역에서만 맛 볼 수 있는 대표적 먹거리라 본다.

이런 맛의 진수를 아무 곳에서나 맛 볼 수 없다는데 방점이 찍히는 것이다.

 

홍천의 수타사는 이 지역의 문화를 만드는 산실로 자리매김 되었다.

그냥 절이 아니라 홍천의 문화의 상징이 되면서 주변이 더 아름답게 개발이 되고 있다.

수타사와 그 주변에 경관은 홍천절경에 진수를 맛 보여주고 있다.

또한 그 절 안에 고이 보관되어 있는 석보상절은 방문객들에게 우리 문화재의 귀함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홍천시장은 아직도 장이 잘 서는 곳으로 유명하다.

장날이면 발 디딜 틈 없이 몰려드는 인파로 인하여 살아 숨 쉬는 시장으로 거듭난다.

농산물만큼은 그 어느 시장보다 풍성하고 다양하다고 본다.

산지가 많은 만큼 임산물 또한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아직까지 장터에 인심이 고스란히 살아 숨 쉬는 곳 중에 하나라 보면 될 것이다.

정들자 이별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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