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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골 흘림골 설경 산행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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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선윤 작성일 2006-02-07 16:08 댓글 1건 조회 2,24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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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골 흘림골 설경산행

강릉에서 양양오색으로 가는 국도에 key-k산악회 일행은 관광버스에 몸을 실었다.
오색 하면 사람들은 약수와 온천을 떠올린다.
이렇듯 약수와 온천이 샘솟는 오색은 무릉도원이다.
오색은 옛날 성국사 뜰에 한 나무에 다섯 가지 색의 꽃이 피는 나무와 주전골 계곡에 햇빛이 비치면 암반이 다섯 가지 색이 보인다해서 이름지어졌다는 설이 있다.
전설의 오색화는 관터마을에 보존되어 있는 복숭아나무로서 지금도 삼색을 띤다 한다.

남 설악산은 사계절 아름답다.
근육질의 외설악과 여성적인 내설악의 조화를 이룬 남설악의 감춰진 설경!
감추어져 있어서 더욱 가고 싶었던 골짜기
주전골과 흘림골!
오금팽이가 쬐끔 힘이 없으신분!
50여명은 주전골로
오금팽이가 꽤 빡시다고 하시는분!
30여명은 흘림골로 부터 산행이 시작된다..

꽤 빡씬!
우리 일행은 흘림골 입구에 다다른다.
11시 05분
입구의 좁은문을 통과하여 산행을 시작한다.
들머리 초입부터 하아얀 설경으로 오름길이 정체와 지체를 반복하며
한발 함발에 힘을 싣고 호흡을 조절한다.
20년동안 긴 잠에서 깨어 났다기에 설경속의 밀림은 더더욱 눈 부시다.
너무나 반질한 눈 오름길
뒤 따르는 일행에 눈 가루를 날려대며 오른다.
고도가 높은 곳에서 산행을 시작한 탓에 100여m도 들어가기도 전,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 이라는 주목나무가 하얀 표찰을 목에 걸고 우뚝 서 있다.

30여분 오르니 흘림골의 첫번째 쉼터구간인 여심폭포에 다달았다.
봄과 가을에 이곳을 찾는이는 멋진 구경거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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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곳이야요.
좋쵸!
ㅎㅎㅎㅎ
너도나도 한번씩은 눈도장을 찍고간다.
누가 이름 붙였는지 여자의 은밀한 하체를 닮았다는 여심폭포는 말 그대로의 형태로
여러사람의 눈길을 머물게 합니다.

이봐요.
낭그 뒤에서 사진찍는 척 하민서 계속 거시기만 쳐다보잔쏘.
ㅋㅋㅋㅋㅋㅋ

잠시 열기를 식히고 등선대를 향하여 땀방울 뿌려가며 가파르게 오른다.
어느 산이든 빨딱고개는 다 있는법
눈길 산행이라두 땀이 송긋송긋 맷힌다.
설화가 만발한 봉우리에 도달했다.
내마음 하얀눈속에 묻어두고 싶은심정이다.
등선대에 올르니 설경바람이 나무들 사이로 솔솔 불어온다.
잠시 설경바람으로 땀을씩히니~~~
이런글이 생각난다.
이글을 감상하고 하산하는 맛을 아시는지
자 들어 봅시다.

아버지는
농사꾼이었습니다.
창호지 문이 환해지기 시작한 새벽이면
아버님은 희미한 새벽빛 창호지 방문앞에 앉아 담배를 피우시며 날이 밝기를 기다리신다.
앞산 산등선이 환해지기 바쁘게 아버님은 자리를 털고 일어나 지게를지고 들로 나가신다.

겨울 아침이면 아버님은 소죽을 끓이셨고,
봄날 아침이면 아버님은 새벽빛으로 늘 무슨일이든 하셨다.
아버지는 농사꾼이셨다.

아버지는 풀과 나무와 물과 흙으로 집을 지으셨고
풀과 나무로 흙에 곡식을 가꾸고 짐승들을 길러 우리들을 기르셧다.
아버님은 못먹고 못입고 못살아도
우리마을을 평생 뜨지않았으며 한번도 농삮꾼이기를 포기하지 않으셨다.
아버님은 이래 저래 꼼짝없는 농사꾼이셨다.

세상이 어떻게변하고 누가 뭐라하든
그 농심農心으로 세상의 하루가 지탱되고 있다고 나는 믿는다.

-김용택님의 "시인의 풍경일기, 겨울 雪 중에서

좋은 풍경일기를 잘 감상했습니까?
자 네려 갑니다.
저마다의 멋스러운 자태를 뽐내는 바위들이 울근불근한 힘줄로 하늘을 찌른다.
우뚝 선 등선대 절벽바위 꼭대기를 올라 갔다와야 하는디!
다음길을 향하여 고,고
하향길이다.
자칫하면 엉덩방아가 늘 기다리고 있어서 조심해야한다.
내려다 보이는 만물상 멀리 보이는 귀때기청봉과 대청봉, 점봉산이 곡선을 그리며
흘러내리고 있고
바위를 오르지 않고는 볼 수 없는 칠형제봉과 우후죽순으로 산아래로 뿌리내리고
서 있는 하나님의 예술작품 바위들......
이 멋진 설경속의 바위들을 뒤로 하고 계속 하향길로 고.고다.
이래서 흘림골이구나!
탄성을 자아냈다.
흐르는 물도 얼음속으로 마음을 숨겨놓고 있다.
코가 닿을 듯한 오르막길이 이어지고 산 능선을 또 하나 넘는다.

설화속의 나무들은 계곡 깊이 산을 병풍 삼아 겨울을 그나마 따뜻하게
보내고 있는데
그네들은 출신지가 바람이 많은 곳이라
하얀 눈꽃으로 자신의 향기를 마음껏 풍기고 있다.
그래서 겨울의 설경산행에 매료되어 푹 빠지는가 보다.

옛말로
도둑들이 숨어들어서 엽전을 만들었다는 골짜기
주전골을 향하여 하산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앞뒤 간격이 넓어져
미끄러운 눈길을 아무 생각없이 걸어간다.
여름이면 계곡의 물줄기로 마음까지 시원했겠지만
물줄기가 꽁꽁 얼어 붙어 아이젠에 몸을 의지해 계곡 물위를 하염없이
걸었다.
겨울이라 얼음 등선폭포를 지나 조금 내려오니
병풍처럼 생긴 바위 옆을 돌아 내려가자면 너른 계곡이 나오는데 이곳이 십이폭포
눈 어름길이라 넘어지면 불상사가 생긴다.
그만큼 험한 계곡이 도사리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겨우 바위 한자락만 적시는 열두구비 십이폭포도 얼어붙었다.

한 시간 여 오르다 하산한 짧은 산행길이지만
평평한 곳에다 점심상을 차리고 싶다.
금강문을 지나
갈림길에서 용소폭포 쪽으로 발길을 향한다.
몇백 몇천년 세월동안 물방울이 갉아먹어 움푹 페인 바위와 깊이를 알 수 없는
청옥빛 소가 땀으로 끈적이는 몸과 마음을 시원하게 씻어준다.

암반에 올라앉아 더워진 발 물에 담그고 물장구치는 시원함도 맛보고 싶지만
겨울이라서~~~~
다시 갈림길로 내려와 나무꾼도 없고 선녀는 하늘로 올라가 버린 선녀탕을 지나고
힘차게 치솟은 만경대를 지나 오색약수로 하산한다.

내려 오는 길...
바위에 쌓인 눈위에 생각나는 이름을 적어 보았다.
흘림골,주전골이여 다음에 만나자고~~~
오색 내려오는 길가....
눈이 녹기 전까지는 아직도 그 글자들이 남아 있으리라.
하산길이 엇갈려 본인들은 못 봤으리라.......
결국 흘림골에서 흘린 것은 없고 이름만 남겨두고 왔습니다.

보글보글 암반 속에서 병아리 눈물만큼 솟는 탄산약수를 맛보고 왔다.
좋은산행으로 하늘의 냄새와 하늘의 향기를 맡을 수 있었다.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고
내려오면서 금방 다시 그리워지는 설악산 주전골과 흘림골을 뒤로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련다.

key-k 산악회 선,후배님
금년 한해도 立春大吉하시길 빌겠습니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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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님의 댓글

태백 작성일

  부회장님
산행일기 넘~~ 재미있게 갑니다요
즐거웠습니다
선배님
오늘 내린 춘설이 모든분들께 축복이 되는 아름다운 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추워진답니다 건강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