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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기 재경37산악회시산제 성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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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늙은이들 몇몇이서 그 먼 파주까지 산행하고 와서 말하기를 ㅡ"
소요~ 자네 생각 많이 나더구먼
벗을 생각해 준다능기 을매나 고마운 일인가.
"그려~ 역시 x랄친구들 밖에 없어"
헌데 그 다음 말이 사람 열나게 만들었다.
"그곳은 언별리 논두렁같은 곳이야...실실 막걸리 마시며 걸어도 쬐끔도 숨차지 않은 곳이거든"
결국 ,
말인즉 즌 근자 몸이 좀 부실해진 본 거사를 놀리느라 한 것이렸다.
왕년에 나가 누군가?
한라산을 눈구덩이 파고 3시간을 주파하고 백두산을 한나절만에 올랐다 내려 온 천하의 무술고수 내공소유자를
알기를 우습게 본 게지. 이번 시산제 계획을 세우면서 산악대장이 은근한 목소리로 내게 말하기를...
"심학산은 지난번에도 말했지만 엄청 평평한 코스니 걱정말게.
앙상한 가지들이 제법 쌀쌀한 아침 바람에 웅웅거린다.
북녁이 가까워선가 아무래도 서울보담 추운것 같아서 목도리를 준비해 오지 않은 것이 후회된다.
평소 근력있다고 으시대던 이 두 녀석이 맨 뒷꼭지에 쳐지면서 나눈 야그 한토막.
"요샌 두달에 한번도 못해"
"두달이 뭬야! 난 석달이 돼도 아무 생각 읎는데..."
ㅋㅋ~~
지깐넘들이 별수 있간디. 나이란 원래 그런 걸세...헐헐~~
그래도 난 1주일에 한번은 한다고 말은 못했다.
녀석들 그말 듣고 죽느네 사느네 하믄 ...그 또한 골치 아픈일 ㅡ
우리 37회장님
감기에 허리부실로 상당히 힘든가 보다.
등산로를 벗어나 이상한 자세로 서 있기에 "어이~거서 뭘허는겨?"
"응~ 마른 낭게 거름 주느라고...."
누가 林課출신 아니날까봐.
둘다 별로 신통치 않은 몸으로 의리없이 앞서 가는 넘들 따라 잡으려니 쬐끔은 힘들다.
원래 산행하면 꼭 그러지 않는가.
"쬐끔만 더 가믄 돼"
쬐끔같은 소리 ㅡ
이 말듣고 오랫만에 참석한 우리의 최박사가 일침을 놓는다.
"조 얘긴 앞으로 오리는 더 가야 된다는 뜻이야"
정상에서 바라다 보이는 전망이 비록 아직은 온통 검은 색 투성이나 이제 곧 푸른 싹이 돋고
아름다운 금수강산으로 변할 터이지.
전운 감도는 멀리 북녁을땅을 보면서 우리 정회장이 일갈한다.
"한국사람들 참 뱃짱 한번 좋아! 북한넘들이 핵탄두 겨눴다고 해도 끄떡않고 이렇게 놀러 다니니..."
삼학산 정상 정갈한 곳에 현수막을 치고 시산제 제수를 진설했다.
희쭉~웃는 돼지머리가 우리37산악회의 올 한해 무사산행을 예고해 주는 듯 하다.
역시 양반가문의 우리 산악회 회장님과 총무님의 제수준비는 완벽 그 자체였다.
촛불을 물론 향로까지 준비해 와서 모락 모락 피어나는 향내가 심학산 전체를 감들고.....
산악회장의 정성어린 초헌이 끝나고 ...
휘영친구가 스스로 써온 제문을 읽는다.
금년 한해도 우리 37동기들의 무사산행과 혹여 작은 불화가 있더라도 서로 이해하고 화합하는 즐거운
날을 보내자고 다짐한다.
잘 지어진 명제문을 읽어 내려가는 고축관의 낭낭한 목소리가 심학산을 울리고
스스스 한소리 바람이 블어 신령님이 화답하니
어허라~ 우리 37산악회 만수무강 무궁발전이로세.
완벽한 준비에 수고하신 총무님 총무님 우리의 호프 총무님~
정말 정말 수고 많으셨소이다.
늘 우리 산악회 모임에 오시어 궂은 일마다 않고 해 주시는 휘영의 어부인님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어이~소요~ 자넨 이리고 오지 말고 정회장과 함께 오전 올라오던 길로 내려가게"
이 길이 '심학산 둘레길'로 가는 길이니 낼로 보고 그냥 들레길 포기하고 내려가라는 것.
웃기는 넘들!
내가 이래봐도 목포에서 강릉까지 5시간에 주파한 사람일세.
물론 차를 타고서가 아니고.....맨몸으로 경신술을 써서 산을 걸어 넘고 강을 건너 뛰어서 말이지....
저곳이 강화도라지?
날씨가 좋아서 시야가 비교적 좋아 사진이 선명하게 나왔네.
휘영과 산악회장이 쭈삣쭈삣 뒤로 쳐지면서 본 거사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따라온다.
'왜? 먼저 가시지 않고..." 했더니 산악회장이 공손히 왈 ㅡ
"소요 성님 모시고 가야지 지들이 우찌 혼자서..."
흠흠! ...기특한 것들 ....윗 모시는 예의범절은 있어서......
히말라야산악회 임원을 맡은 후배 두 친구가 함께 참석한 뒷풀이는 즐거운 분위기속에 산행의 피로를 한껏
풀었다.
예전과 달리 히말라아산악회도 참석인원이 줄어 기왕이면 우리 37산악회와 동참을 계획해서 활성화 시키지는
의견이 많았다. 아무래도 근자 여러가지 동문회 현안때문에 선배들이 참석이 부진하여 전처럼 재경산악회의
모양새가 많이 위축된 모양.
동문이란 무엇인가? 어려운 일에 부닺쳤을때 중지를 모으고 헌신적인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 바로 동문이
해야 할 일인 것.
혼자서 애쓰는 현 임욱빈 회장의 얼글이 떠나지 않았다.
밤 막걸리ㅡ
지난번 이곳 심학산행때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던 그대로 오늘 뒷풀이에서 나온 밤막걸리는 그 맛이 가히
일픔이였다.
"여기 진짜로 밤이 들어 갔어?"
옆자리에 앉았던 대균성님의 답변이 걸작이다.
"물론이지...아마도 2/3는 밤을 갈아서 누룩에 썪어서 빚었다고 하던데.."
아무말 않을려 하다가 그여 물었다.
"이보게! 자네는 술한잔도 못하는 주제에 이 막걸리에 밤이 들어 갔다는 걸 우찌 아누?"
캬캬캬`~~~대균성님 풀어 대는 썰 좀 보게.
"주당은 않먹어 봐도 척 보면 아니라.."
친구!
빨리 건강을 회복하시게.
자네가 술 한잔도 못하고 뻘쭘허니 앉아 있으니 이 성님 맴이 무지 아프이.....
많이들 늙었나 보다.
예전 같으면 그까짓 밤막리 열통은 마셔도 끄떡 읎을 친구들이 다섯양푼도 채 못 마시고 자리를 털고 일어
난다.
그래도 모두들 즐겁고 환한 표정으로 다음을 약속하고 헤어지니 ....캇!캈!
이제 철 들은게지.
친구들!
즐거운 산행이였네.
모두 건강하게 다음 산행때 또 모이게나.......
ㅡ2013년3월10일 재경37산악회 시산제에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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