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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기 소요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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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윤기 작성일 2013-05-11 18:53 댓글 0건 조회 87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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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5. 5(일) - 일설 성님께서 친히 촬영 하셨느니라. 소요는 일설의 효제로서 그 예를 잊지말라는 뜻이니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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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밤 그 빗소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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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소리/김윤기


소리 없이 모란이 지고

밤비 소리 가물가물한 벽 안은 적막하다


달도 별도 없는 하늘 아래

창밖으로 이어진 들 끝은 검고 깊기만 한데

눈만 멀뚱한 하얀 벽

내 몸 하나 에워싼다
.

하늘도 땅도 검기만 했던 태초로부터

하얀 옷자락 곱게 여미고 나비처럼 날아들던 마돈나의 비련이여!

나지막한 오월의 밤을 넘어

또 하나의 어둠 속으로 떠나려는가?


끝내

하늘과 땅이 어우러져 흐느낀다.


산 능선 올라 선 아련한 미명

점점 밝아 오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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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꿈을 다 이루었거니

내가 품었던 꿈은 애시당초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사 꿈을 품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비로서 나의 四肢가 꿈틀댄다

꿈을 품은 자는

오감五感을 버리고 五慾으로 사는 者거니

꿈을 품은 자는 가장 먼저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야 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기 자신과 치열하게 다투어 이기지 않고선 이룰 수 없는 것이

내 스스로 품은 꿈이기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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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 보니 나 안에서 끓어오르던 뜨거운 열정을 바쳐 사랑한 것도 없고

죽을 때까지 극열하게 미워할만한 것도 없었다

내 자신에 대해선 더더욱 그랬던 것 같다

잘한 것이던 잘못한 것이던 결국 잊어 버리거나 포기해 버린 것들 뿐이니 말이다.

내 자신에 대한 무책임한 관용과 무관심은 그 어떤 것으로도 용서받지 못할

가장 크나큰 관용이며 죄악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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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제아무리 고운들 유천의 미소만 하랴

꽃이 십일홍이라면 인간을 향한 인간의 미소는 일겁(一劫)쯤 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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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짧디 짧은 내 목을 빼고 먼 곳을 바라보니 그 형상이 희미하여 무엇인지 알길 없고

내 가까이 있는 꽃만 보이더라

그 형상이 뚜렷하고 고와 사랑할만 하였느니

꽃은 아름답고 향기로워 좋고

강물은 투정 없이 고요히 흘러 좋고

산은 말없이 내 모든 것 품어주어 좋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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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곱게 피어 속절 없이 떨어지니 애석하고

사람과 사람의 인연 또한 꽃과 같으니 수많은 연을 맺고 사는 인생 역시 속절 없는 것

꽃과 더불어 4월을 보냈으니 짙어가는 신록과 더불어 싱그러운 오월을 보내야겠다.

나의 영원한 연인은 그 누가 뭐라든 대자연인 걸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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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낭송가 유천/홍성례님과 세미/서수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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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여 컷 촬영한 사진 중에 유일한 내 사진이다.

내 팔자는 세상의 온갖 것을 드려내고자 흐릿하게 뭉개진 아웃포커스의 배경이 였다

그럼에도 털털한 인간애의 중심에 들어서 포커스의 초점이 되기를 자청하기도 한다

그건 나만의 추억 속에 남길 한 컷을 위해 잠시 발동했던 원시인의 유치한 본능 같은 것이다

인간과 인간의 인연 만큼 아름답고 소중한 것이 어디 있으랴

내 삶의 비애도 환희도 그 안에서 위안을 얻고 그 안에서 갈채를 받기도 했으니 말이다.

훗 날 내 몸은 흙이 되어도 내 삶의 철학만은 그 흙에 뿌리를 내리고

싱그럽게 자란 한 그루 푸른 나무가 되기를 꿈꾸며 살아가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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