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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기 끈은 자르는 게 아니라 푸는 거다.(13.5.15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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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침편지 작성일 2013-05-15 06:10 댓글 0건 조회 61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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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은 자르는 게 아니라 푸는 거다. 마음의 스승이 되는 스님이 몇 분 계신다. 그 중 한 분 얘기다. 내가 아직 이십대였던 어느 해, 산사에 찾아가 머물 때였는데 어디선가 포장이 몹시 꼼꼼하게 된 소포가 왔다. 가위를 찾아 포장된 끈을 자르려고 할 때 스님이 말씀하셨다. “끈은 자르는 게 아니라 푸는 거다.” 포장 끈의 매듭을 푸느라 한동안 끙끙거리며 나는 짜증이 났다. 가위로 자르면 편할 걸 별것 다 나무라신다고 속으로 구시렁거렸지만, 나는 끙끙거리면서도 결국 매듭을 풀었다. 다 풀고 나자 스님 말씀, “잘라 버렸으면 쓰레기가 됐을 텐데, 예쁜 끈이니 나중에 다시 써먹을 수 있겠지?” 천진하게 웃으시더니 덧붙이셨다. “잘라내기보다 푸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인연처럼!” 글/... 김선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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