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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기 느직한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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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람소리 작성일 2013-07-07 08:11 댓글 0건 조회 74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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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직한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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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없어도 외롭게 산 건 아니다.

눕지 못할 만큼 좁은 땅 딛고 산 것도 아니다.

이마 부딪힐 낮은 하늘 밑에 산 것도 아니다.

날개 단 자유로 날듯 살아온 길

탄식할 회한도 없고

스무 해쯤 더 살아도 시비 걸만한 달도 별도 없겠지만

하늘과 맞부딪치는 바람과 구름의 회유(懷柔)

자유롭게 펄럭이던 나의 이상을 희롱하는 세월의 반전(反轉)

그 불쾌한 반색(斑色)

아직도 바람의 노래와 들녘의 사랑을 받아드리지 못한

산이 있었나 보다

강이 있었나 보다.


늙으면 죽어야 한다는 꽃잎의 암시暗示보다

희멀건 불빛과 마주한 나의 밥상이 더 무섭습니다.

내 곁을 떠난 바람의 딸

구름의 아내여!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

후드득후드득

산에서 들에서

질퍽한 장마

시작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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