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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기 37방장 심봉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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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윤기 작성일 2011-12-19 06:36 댓글 0건 조회 52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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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이미지 일부를 모토로 그래픽해 보았다.


겨울 산 겨울 숲


바람소리/김윤기


초연히 쓰러지던 갈잎 소리 묻어둔 산허리 딛고

나목과 나목 사이 빽빽이 들어 선 싸늘한 겨울 그림자

한 때

물소리 따라 심곡을 적시던 낭랑한 산사의 목탁 소리

오늘, 잿빛 하늘 마시고

이른 새벽 해우소 나서던 행자승 헛기침 소리

앙상한 숲속 가지 끝마다 촘촘히 내걸었다.

앞과 뒤뿐인 이진법二進法 반쪽 점유했던 나무들의 희열도

새들의 고운 노래도

하늘과 땅이 나누어 가졌던 에로스의 달콤한 로망스도

계절과 계절 간 밀약이 막연히 거듭되는 해묵은 관습이었고

산과 산에서 대대로 세습 되고 있는 숲의 운명이었다.

나목의 숲은 산에 안겨 겨울을 보내고

푸른 숲에 숨어 여름을 노래하던 바람도 산에 안겨 겨울을 나는

외로운 짐승의 울음 소리였다.

땅을 다스리던 도도한 꼬리를 산허리에 내려놓고

숲속에 뿌리 내린 하늘의 겨울

목이 마른지

가끔, 움찔 움찔 몸을 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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