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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기 석달만의 관악산 등반이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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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소요거사 작성일 2013-10-14 21:48 댓글 0건 조회 1,05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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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회장에게 전화를 했다.
"출발했아?"
우물쭈물하능기 안즉도 집인 듯.
군기 빠져 가지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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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픈 오라고 호통치고 과천역에 도착하니 10시10분.
아무도 읎따.
좀 있다 무균이가 오더니 대뜸 호통이다.
"집행부 행동 좀 봐라~ 일찍 나와선 술한잔씩 부어 놓고 회원들이오는대로 90도 절하고선
아이구~ 원로에 수고 많았습니다...이러지는 못하고...이거 오늘 당장 강제 퇴진시키던지 해야지..."
"참으시게...안즉 철이 덜 들어서리..."
어깨를 다독이며 겨우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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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시간이 훨 넘어서 그래도 온다는 사람은 모이긴 다 모였다.
총무가 미안한지 "먼저 초다짐으로 한잔 하고 가십시다"

(흠~ 하는 모양새보니 오늘도 연주대까징 가긴 다 틀렸다. 그저 산에 간다고 모이기만 하믄
술타령부텀 시작이니....끌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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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댁 아니면 우린 맨날 손가락 빨며 술 마셔야 한다.
준비 해온 따끈따끈한 순두부로 안주를 하니 술맛 오즉 좋겠나.
권커니 자커니....동동주 한병 작살내고도 입맛을 다시며 또 다음 병을 따려 하기에
따끔하니 호통.

"몇달전 도봉산 갔을때도 입세에서 술판만 벌리더니....
내년 총무가 회장맡고서도 또 이런식이면 곤란하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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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소리에 뜨끔했는지 주섬주섬 짐을 싸고 산행을 시작.
길섶 가로수에는 벌써 가을이 물들기 시작이다.
녹음 우거진 길을 따라 걸으니 마음이 그지없이 상쾌하다.
그래~
역시 산은 이 맛에 오능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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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데,
이 늙은이들 거동 보소.
10분도 못걷고는 길가 의자에 털썩~
그동안 컨디션이 좀 불편했던 본 거사도 이리 쌩쌩한데....
총무가 변명하기를 ㅡ'너무 무리하게 걸으면 오히려 관절 생겨'
웃긴다.
엄청 웃긴다.
겨우 200m도 않걸어 놓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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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무지 일어설 기색이 읎어 한마디 했다.
"심들더라도 사브작 사브작 걷세"

얼마전 다리 기브스했던 회장이 상당히 심든지 내 팔을 붙들고 의지한다.
난 처음 기브스를 했다기에 목발을 짚고 오는줄 알았다.
해서 연주대까징 오르려면 기브스를 꺠 버려야 가능하기에 망치까징 챙겨왔는데
멀쩡허니 두 발로 걸으니....
햐갼 늙으니 엄살만 는다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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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창한 나무 숲에 향교의 고즈넉한 모습이 가을산을 찾는 나그네를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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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로를 옆에 끼고 올망돌망한 개울계곡이 길게 이어져 있다.
여름이면 저곳에 물이 철철 넘쳐 흐르고 숱한 나들이객들이 아이들을 대동하여
망중한을 즐기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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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향교 참배부터 하자~ 는 의견따라 향교대문을 오르는 계단에 이르렀으나 안은 출입금지.
하는수 없이 인증사진만 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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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여기서부터 발단되었다.
"저엉 힘든 사람은 조금만 오르면 쉬는 곳이 있으니 거기서 기다리고 나머지는 연주암까지만
갔다 오자"
아무도 묵묵부답 ㅡ

누가 말했다.
"저기 의자 있는데가 평평하니 거서 자리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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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잠시 또 쉬고 오르자는 거겠거니 했는데 아니였다.
한번 자리펴고 앉더니 요지부동.
괜스레본 거사가 갖고 온 1인용 돗자리만 시비다.
즈들은 신문지 쪼각 갖고 온 주제에...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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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앉으면 술이다.
하기사 예전 최고 주당이 본 거사였으니 뭐 심하게 나무랄수는 읎고....
그래도 건강해서 술이나마 마음껏 마실수 있으니 그로 위안을 삼을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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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6일이 강릉 5대학교의 합동 산악회가 있다는 회장의 공지를 듣고 손꼽아 보니
딱 13일 남았다.
해서 술 적게 먹고 건강관리 잘해서 모두 빠지지 말고 참석하자고 다짐하는데
회장이 엄한 본 거사를 걸고 넘어 진다.
"야~ 소요~ 자네 그떄까징 살아 있어야 해"
이런 화상들 하고는...
느들이나 잘해! 난 아직 쌩쌩하니깐..........

그리고 이 말은 가급적 않하려다가 날 너무 엊저녁 먹다남은 식은 죽으로 알기에 한마디 했다.
"이래봐도 월참전 스키부대 출신이다"
헌데 누가 말하기를, "야~ 무균이 자네도 갔다 왔지? 어느부대였나?
뭐 맹호였다나 뭐래나....글고 덩달아 인석군도 '난 백마였다'
듣다 못해 호통을 쳤다.

"우리 패들 중에 재덕군 말고는 월남갔다 온 사람 읎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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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 신발 사진의 제목을「열흘의 기약」이라나 뭐라나.....ㅋㅋ

등산은 어떻게 됐냐구?
총인원 7명중에 본 거사를 포함한 3명만 자리를 털고 일어나고 나머지는 그냥 우리가 내려 올때까징
계속 그자리에서 한발짝도 움직이지 앉고 술타령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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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다는걸 어쩌겠나.
그나마 책임감 떔시 따라 나섰던 총무는 중도 기권하고 인석군과 둘이서만 정상 바위까징 올랐다.
산에 오믄 적어도 이런 재미가 있어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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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정상까지 갔다 왔느냐는 넘들의 의심을 덜어 주기 위해서
안내판을 보며 '우리는 제2코스로 올라 갔고 그곳은 바로 요기다'하고 친절히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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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몸이 불편하믄 맴도 약해 지는 법
회장이 소매를 부여잡고 애원한다.
낭중 유사시 사용하게 까만테두리를 두른 사진 한장만 박아 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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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는 김에 내꺼도 한장
뭐 미리 준비해 두믄 오래 산다는 속설이 있응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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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에는 벼라별 전설이 많다.
시골사람들 한양올때 '남태령고개에서 부터 긴다'는 재미있는 전설로 부터
온통 주택들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울창하게 우거진 숲에는 옛날 임꺽정이 살았다고 하는데
우리 회장님 말씀으로는 홍길동도 바로 이웃에 살며 울적할땐 둘이 만나 밤새도록 술잔을
기울렸다는데...글쎄다
임꺽정과 홍길동이 같은 세대 사람인감

또한 과천에는 유달리 은행나무가 많다.
무려 600년이 넘는 수령을 자랑하는 보호수 은행나무를 비롯하여 가로수에 온통
은행나무 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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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노랗게 익은 은행알이 마치 대추 달리듯 주렁주렁 열렸다.
예전에는 용역을 주어 은행을 털어서 자치단체의 수입을 올렸는데 요즘은 따 가래도
쳐다 보지도 않는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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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무님은 나무에 대해서 일가견이 있는가 보다.
'은행나무는 암놈 숫놈이 따로 있다'
원래 식물은 암수동주인데 이기 맞는 말인가?
고개를 갸웃하니 누가 거든다.
"우리 총무는 싹다리과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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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뻗은 은행나무 가로수를 걸으며 총무가 또 이른다.
"나는 은행나무 밑에만 오믄 x이 매렵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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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산에는 한발짝도 않오르고 밑에서 돗자리 깔고 술판만 벌리다가 왔어도
그들은 전혀 기죽지 않은 늠늠한 자세로 지하철계단을 내려 온다.
누가 보믄 정말 관악산을 종주나 하고 온듯 착각하게스리.....

담 부터는 이들과의 산행을 심각하게 고려해 봐야겠다.
내가 이러다가 내년 히말라야등정계획에 차질이 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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