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빗길에 보이는 건 모두 우산뿐이다
길가는 모든 사람도 봄비를 은빛 햇살처럼
가슴에 머물게 하는 사람 있다면
삶은 행복한 일이랴
손끝에 온통 간절함을 깨우는 봄비처럼
기억 속에는 남아있질 않는 설렘을 누군가 있다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을 기억해낸다는 것이
또 얼마나 눈물겨운 감동 일이든가
겨울눈에 모질게 살아야 하는 봄비 소중함 하나 있어
삶의 굴레에 다시 시작으로 영혼을 촉촉이 적셔주는
손아귀에 꼭 쥐어지는 틈에
흔적 없이 사라져갈 빗방울은 내일은 꿈 밭이랴
빗방울이 가슴을 찌르고 눈시울 적시어도
슬픈 것들은 아예 씻어내리고
휘파람이라도 절로 나오는 생의 열정을 심어
웃으면 더 넓고 명랑하게 생을 살찌우는 삶이 되랴
삶에 느끼질 못하고 보지 못하는 비바람 몰아쳐 와
슬픈 것들만 언짢은 것들만 좌절하고 자포자기하지만
간절히 간직해온 것에 생각한 것만이 존재하니
느끼질 못한 속절없이 물을지라도
그 이유가 비바람 치는 캄캄한 날에
시커먼 먹구름 장을 꿰뚫어볼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다면
자신이 자유와 책임이 존재하는 세상이 좋아
삶이 자신의 책임이 허무하지 않은 까닭이다.
전찬수 j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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