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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기 [re] 새집에 이사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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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윤기 작성일 2006-01-27 00:02 댓글 0건 조회 2,71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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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신이 발이 편하고
정든 초가가 잠자리가 편한 법
어찌 반십년 드나들던 그 옛집으로 절로가는 발길을 누가 탓하겠오,

인지상정이라 이몸 또한 행여나 하는 맘으로 아침 나절, 옛집을 찾아가보니
국장님께서 머물다 가신걸 알고 송구스러웠나이다.

돌이켜 보면 내 청춘의 마지막 초라한 흔적으로 가득한 옛집에 왜그리 많은 미련이 남는지. 
마치 조강지처를 버리고 온것같은 죄책감도 없지는 않소.
거기에 담긴 수많은 사람들의 사연들과 반십년 드나들며 남긴 족적들로 다소는 어지렵고
분란스러웠지만 그리도 왁자거리던 그곳도 끝내는 칠흑같은 침묵속으로 잠겨 버리고
말겠지요.
세월지나 그 어느때쯤
낡고 헤진 앨범을 뒤적거리듯 그곳에 남긴 우리들의 이야기를 갈피갈피넘기며
그때가 좋았지!
그러게 말아이야, 그때만해도 선자령도 타고 제왕산도 넘었는데 ---
국회의사당 앞마당에서 응원가도 함께 불러 보았는데 ---
사위볼때도 좋았고 며느리 맞을때도 좋았는데 ---
그리곤 다음말을 잇지 못하고 말겠지.

마음에 가득했던 욕심과 미움과 다툼 마져도 모두 아름다운 추억으로 되새기며
지지고 볶고 싸우던 그 사람도 내 인생에 둘도 없는 소중한 친구요 동반자 였음을
깨닿게 되겠지.
다툼이든 관용이든 그 모든것이 하나같이 우정이 아닌것이 없다고 말하게 될거구.

큰울음으로 인생을 시작하고
소리없는 눈물로 마감하는게 인생일거야. 
모르겠네. 끝까지 살아보아야 알것같은 인생을 두고 이리 주책스럽게 주접떠는 건
아마 두고온 옛홈페이지에 남겨진 우리네 사연들이 너무 길고도 절절한 탓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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