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월대보름달 보고 쥐불놀이하고
★...보름달이 휘엉청 떴습니다.
올해 좋은 일들 가득하길 기원하면서 아이들에게 잊혀지지 않는 추억을 선물하고 싶었습니다. 이번 보름에 해 보지 않으면 이런 추억을 다시 만들지 못할 것 같아 바쁜 일상 잠시 접어두고 아이들과 쥐불놀이를 하며 어릴적 추억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다들 추억을 떠올리며 그리워하는데 아이들마냥 불깡통을 돌리고 나니 마음은 유년시절 정월 대보름 어느 날로 돌아갑니다. 그냥 보시고 좋으시라고 사족을 붙이지 않으렵니다
★...불깡통을 돌릴 수 있는 곳에 산다는 것도 행운이겠지요. 시골엔 불깡통을 돌릴 곳은 있어도 더 이상 불깡통을 돌릴 아이들이 없습니다. 아이들이 있어도 이런 추억들을 전수해주지 못해 달빛 휘엉청 밝은데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며 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안타깝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합니다[김민수 기자] |
★ '올 한해도 건강하게'... 지신 밟고 달집 태우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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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예산군민 정월대보름 달집축제. 달집에 저마다의 소원을 적은 기원문이 가득하다
★..."올해도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이 되게 해주세요..." 정월대보름을 하루 앞둔 11일 오후 충남 예산의 예산공설운동장 공터에서는 예산 군민들이 참여하는 정월대보름 행사가 흥겹게 펼쳐졌습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사람들은 집 채보다 큰 달집에 기원문을 태워 보내며 새해 소망을 빌었습니다
▲...아사달 풍물패의 지신밟기에 인근상가 주인들이 나와 소원을 빌고 술과 음식을 내왔다
▲...지신밟기를 마친 풍물패들이 대보름 먹거리를 팔러나온 시골 할머니들에게 귀밝이술과 고사떡을 대접하고 있다
★...이날 잔치는 풍물패의 지신밟기로 시작되었습니다. 풍물패는 장터 머리에서 고사를 지낸 후 시내 곳곳 가게를 돌며 안녕을 빌고 액운을 쫓는 의식을 치렀습니다. 보름 음식을 팔러 시장에 좌판을 벌인 시골 할머니들에게 고사떡과 귀밝이술을 대접하기도 했습니다. 할머니들은 자신의 가게에 풍물패가 지신을 밟아주자 준비한 음식과 봉투를 내놓기도 하였습니다.
▲...윷놀이는 직접 노는 것보다 말판 쓰며 훈수두는 맛이 더하다
★...이날 달집축제 행사장에 마련된 각종 놀이마당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푸짐하게 차려진 음식과 술을 마주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며 얼큰하게 술이 오른 노인들은 흥겨운 윷 놀이판을 벌이며 시간가는 줄을 몰랐습니다. 아이들 손을 잡고 나온 가족들은 팽이치기, 연날리기, 인절미 만들기 등 잊혀져가는 전래 놀이를 체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옛날에 너희 할아버지들은 달걀을 이렇게 포장해서 시장에 내다 파셨단다
▲...잔치에는 먹을거리가 최고입니다
★...뭐니 뭐니 해도 대보름 맞기의 절정은 달집 태우기일 것입니다. 서산으로 해가 지고 열나흘 저녁달이 떠오르자 마당 한가운데에서는 올 한해 풍년을 비는 풍년 기원제가 시작되었습니다. 이윽고 집 채만한 달집에 불이 붙여지고, 순식간에 활활 타오르며 하늘로 치솟기 시작하자 행사에 참가한 사람들은 달집 주변으로 모여들어 자신들이 적어 붙인 소원문의 내용을 되새기며 저마다의 소원을 빌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한참을 타던 달집이 사그라져 갈 무렵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저마다 구멍이 숭숭 뚫린 깡통에 잔불들을 담아 돌리는 깡통 돌리기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렇게 예산 사람들의 행복기원 대보름맞이는 저물어 가고 있었습니다
▲...깡통 돌리기는 어른아이 할 것 없이 신이 납니다
▲...새해에는 모두 소원성취하세요[이정희 기자] |
▲...어른들 윷놀이를 구경하고 난 후, 밤이 되면 동네 아이들이 모여 깡통불놀이를 했다. 불깡통을 돌리다 마지막에 보름달을 향해 던지면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는 모습은 가히 장관이었다.
▲...제 아무리 갖은 해물이 들어간 부침개라 해도 그 옛날 어머니가 부쳐주시던 부침개 만큼 맛있던 부침개를 나는 아직 먹어보지 못했다
▲...깡통 뚫기는 쉽지 않다. 안쪽에 나무토막을 넣어야 찌그러들지 않고 거의 원형을 유지하여 뚫린다. 옆쪽에도 뚫어야 산소 공급이 원활하다
▲...대보름날 한바탕 마을잔치를 벌인 후에는 들판에 쥐불을 놓고 두엄을 내는 등 그 해 농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사진은 지난해 모내기철에 찍은 우리 마을.[장희용 기자] |
★ 복(福)과 풍년을 기원하는 마음 '정월 대보름' ★ |
★...보름을 앞두고 오곡밥과 갖은 나물, 부스럼을 먹지만 전형적인 시골, 그것도 평야가 발달한 김제에서 자란 전 보름날 이른 새벽에 잠이 덜 깨 부시시한 눈으로 대보름음식을 먹곤 하였습니다. 정월 대보름이 농경사회의 대표적인 풍습이고 보면 설 못지않게 우리는 이 날을 많이 기다렸습니다. 부모님 역시 며칠 전부터 이런 저런 준비를 많이 해야 했습니다.
어머니는 정월 대보름 이른 새벽에 가족들의 복과 운, 건강을 위하여 그 어떤 날보다도 바삐 움직이셨습니다. 날도 밝기 전인 이른 새벽부터 집안에는 참기름 냄새가 고소하게 넘치며 우리들의 선잠을 깨우기도 하였지요. 이렇게 이른 새벽부터 준비한 음식 중에는 오곡밥과 다섯 가지 이상의 갖은 나물 외에 통김과 고춧가루를 넣지 않은 맑은 콩나물국과 두부, 귀밝이술, 그리고 생밤 같은 부럼이 있었습니다.
★...한해의 풍년은 물론 1년 내내 복이 들어 온다는 믿음의 상징... 복조리는 섣달 그믐날, 집집마다 복 많이 받으라고 조리를 마당에 던져 놓은 후 정월 대보름날 안에 돈을 받으러 다녔다. 복을 받는다는 의미에서 조리값은 깎지 않았으며 쌀로 받아가던 시절도 있었다. 복조리는 안방 또는 마루 기둥에 걸어 놓고 그 안에 성냥 초,동전, 곡식 등을 담았다. <최진연 사진집 '마음이 머무는 풍경>
▲...복조리에는 쌀, 진짜만 골라 일고 돌과 같은 불순물은 취하지 않는다는, 이와 같이 복과 좋은 것만 갖자는 의미가 깃들어 있다지요. 올해는 추억속에 있던 푸른빛 도는 복조리 한쌍 꼭 사야겠습니다. [최진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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