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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기 나! 좀 외롭게 살았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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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람소리 작성일 2006-02-26 15:09 댓글 0건 조회 66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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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을유년 춘삼월 하구두 스므날,
집을 나선 이른 아침은 대관령 적설을 타고 불어 오는 바람이 꽤나 차갑다.
코앞으로 닥아설것만 같은 봄이 아직은 멀었구나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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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경버스에 몸을 싣고 달리기를 10여분, 차창을 뜷고 들어오는 대관령의 설경위로 잔잔히 내려 깔리는 햇살은 봄기운이 완연하구나.
때와 시절은 속임없이 천지를 다스리는데 성급한 이내 마음은 무엇으로 다스릴고?
아서라, 때가 되면 봄이오고 여름도 오겠지.
오랍뜰에 널린게 시름이요,수심이요, 기쁨이요 행복인데 오늘같이 좋은 날에 궁상떨 일 하나도 없구나.
울리는 풍악소리에 어께춤이 절로 들썩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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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을 지척에 둔 산들은 아직도 지난해 가을을 못잊은양 쌓인 낙엽을 그대로 안고 마른나무숲에서 졸고만 있구나.
깨거라! 깨어나라! 농교애들이 떼가리로 왔단다.
key-k 소리, 응원가 소리에 청계산아 잠에서 깨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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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산은 비로서 긴 잠에서 깨어나 허벌진 기지개를 펴고 발밑으로 스며드는 봄기운을 느낀다.
고요했던 청계산 3월이 마침내 정적을 깨고 생명으로 넘치는 이른 봄을 맞는다.
"어서 오시게, 먼길에 수고했네," " 잘있었는가? 반갑네"
어제 상경했던 남회 내외분도 일찍 도착하여 기다리고 있고,
" 용래는 공원입구에서 만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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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동 기회장님과 최준각 본가 산악회님 그리고 김남회 과장님, 그리고 불초 소생은
최길순 재경 산악회장님과 조병예 재경 기회장님, 권혁중 선생님의 따뜻한 대접을 받으며
선 후배님들과 어울려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오후 4시경 귀향 버스에 몸을 실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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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에 소주, 게다가 조병예 회장님의 양주까지, 비주류의 하루는 주당들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온갖 열성을 다해 노력했지만 타고낸 소질이 가작인데다 강릉에 도착하고도 옆으로 새지 못하고
후배님들의 강요를 뿌리치지 못해 1차는 의지로 용케 비티고 2차만은 악으로도 견딜 방도가 없는지라
중도포기를 당당히 선언하고 아픈 머리를 싸매 잡고 집으로 샛습니다.
그때가 이슥한 삼경이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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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최길순 산악회장님과 조병예 기회장님, 그리고 재경 동문회를 호르라기 하나로 좌지우지하시는 권혁중 선생님, 그날의 후의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특히 "한국전기신문" 사장으로 취임하신 최길순 회장님의 경사에 기쁨을 함께합니다.
마땅히 자리를 함께하여 따님의 결혼을 축하해 주어야 함에도 참석치 못한 소생의 죄를
조국장님의 넓고 큰 아량으로 허물치 마시고 덮어 주시길 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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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님들이 촬영한 사진중에 몇장을 발취하여 여기에 올린것입니다.
년전만 하여도 회소하던 디카맨들이 대거 등장함으로서 요즘은 디카의 전성시대를 맞이한것 같습니다.
좀더 생생한 동문회 소식을 전해 주시는 디카맨들에게 선배님들의 격려와 칭찬을 보내 주시면
눈물이 나도록 고맙겠습니다.
수많은 사진을 보정하고 인터넷에 올리기까지 쉽지않은 시간과 인내가 소요되지요.
쉽게 보는 이것 하나에도 후배님들의 열성적인 도움이 없으면 불가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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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에서 수고해 주시는 여러 후배님들에게 선배들의 따뜻한 격려의 말 한마디가 필요합니다.
바쁘시겠지만 행사 후엔 수고하신 후배들에게 필히 격려의 전화, 걸어 줍시다.
감격을 주면 엄청, 존경받을 겁니다.
사실 소생도 별롭니다만 간간히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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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의 아니게 4개여년이 지난 이제사 동홈 관리자의 자리를 후배에게 물려 주었습니다.
사심이나 영욕 따윌 염두에 둘만큼의 생리적 체질도 아니지만 동홈 관리자로서 활동해 오는
동안 동기지간이란 묘한 인간관계를 통해 많은 부분에서 의문과 갈등을 느끼곤 했습니다.
사실 나의 부덕일뿐 갈등할 꺼리도 사유도 아니겠지만 발가벗은 裸身으로 동기들의 저울대
위에 선 자신을 바라보며 세상은 너무 냉정한 곳이라는 철없는 생각도 해보았던 고백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음속에 벋티고선 자신에 대한 감정과 통제로 부터 자유롭지 못한 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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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지간라던가 친구지간이라는 인간관계가 가지는 정체성은 무엇인가?
정치적 관계 처럼 야합과 갈등을 반복하는 관계일 수도 있고
향기롭고 순수한 우정만으로 형성된 지란지우의 관계일 수도 있고,
목숨을 바꿀 만큼 돈독한 의리와 기개를 나누는 관포지우일 수도 있고,
허물은 덮어 주자, 죄는 용서하자, 상처는 감싸주자, 얼굴은 세워주자, 못난건 가려주자.
낮은건 높혀주자, 나보다 너를 먼저 생각해 주는 것도 괜찮고 ---
그리고 ---- 또 많은 것이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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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올렸던 소생의 글을 퍼옴겨 봤습니다.
천성탓이 겠지만 소생의 인간관계는 세심하지 못합니다.
누구 누구에게 얼마나 도움을 받고 신세를 졌는지?
아니면 누구 누구에게 얼마나 도움을 주었는지?
세세하게 따지고 사는 계산이 서툼니다.
그저 도움이 필요하면 도움을 받고
내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내가 가진 능력껐 도와주며 그렇게 서툴고 어설프게만
살아왔습니다.
또 내일도 모레도 그렇게 살아갈 요량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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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마음을 주고 받는것은 억지로 되는게 아니더라구요.
알수없는 울타리속에 갇쳐 있으면서도 지멋대로 자유롭고 지 멋대로 구속 받는게
사람의 마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렇듯 마음을 싸고있는 울타리는 요상한 존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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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서 고마운게 있고 고맙지 않은게 있고
주어도 아깝지 않은게 있고 아까운게 있더군요.
이 모든것을 헤집고 뛰어넘는 마음은 평범하게 살아가는 우리에겐 없는가 봅니다.
다만 아까워도 주고 고맙지 않아도 받아주는 가식으로 살아 가는게 절반이 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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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도 고마워하지 않고 받아도 고맙지 않은것은 삶의 가치에 대한 모독일것 같습니다.
모독하고 모독 당하는 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면
이것 처럼 실패한 삶도 없을거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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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참 넓습니다.
情이 간다고 다 정주고 살것도 못되고 밉다고 다 미워하며 살곳도 아닌것 같습니다.
가식이 때론 진실 이상으로 가치있을때도 있더군요.
미워도 이쁜척, 섭해도 만족한 척, 좋아도 관심없는 척, 괘씸해도 괜찮은 척,
상황에 따라 고마워도 모른척합니다.
이런 가식은 오히려 살아가는 지혜이고 미덕이 아닐까도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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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이런 가식 뒷편엔 항상 진실이 숨쉬고 있습니다.
진실은 싫은건 싫은 표정으로 좋은건 좋은 표정으로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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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쾌한 마음이나 섭섭했던 마음이나 억울한 마음 같은건 빨리 지워 버리려 애쓰고
고맙고 감사한 일들은 쉽게 지우지 않으려 애쓰는 넘이라면
그넘은 사귈만한 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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