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경호 -
우리가 삶에 지쳤을 때나 무너지고 싶을 때
말없이 마주 보는 것만으로도
서로 마음 든든한 사람이 되고
때때로 힘겨운 인생의 무게로 하여
속 마음마저 막막할 때
우리 서로 위안이 되는 그런 사람이 되자
누군가, 사랑에는 조건이 따른다지만
우리의 바램은 지극히 작은 것이게 하고
그리하여 더 주고 덜 받음에 섭섭해 말며
문득문득 스치고 지나가는 먼 회상 속에서도
우리 서로 기억마다 반가운 사람이 되자
어느 날 불현듯 지쳐 쓰러질 것만 같은 시간에
우리 서로 마음 기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혼자 견디기엔 한 슬픔이 너무 클 때
언제고 부르면 달려올 수 있는 자리에
오랜 약속으로 머물며 기다리며
더없이 간절한 그리움으로
눈 시리도록 바라 보고픈 사람.
우리 서로 끝없이 끝없이 기쁜 사람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