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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기 유붕이 자원방래하니 불역낙호아(有朋自遠方來不亦樂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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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소요거사 작성일 2006-06-20 10:28 댓글 0건 조회 30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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有朋이 自遠方來하니 不亦樂乎아
(벗이 먼곳에서 찾아오니 그아니 즐거우랴.)

6월17일 오후3시15분
허겁지겁 거구장에 들어서니 식장안은 하객들로 가득찾고
예식은 이미 거행되고 있었다
반가운 얼굴들을 뒤로 하고 우선 홀 안을 두리번 거렸다
카메라를 둘러메고 갈기머리를 휘날리며 분주히 움직이는 친구-
약속대로 그는 와 있었다.

왈칵 끌어안고 비벼본 두빰은 의외로 꺼칠했다
아마 서너시간 이상 차에 시달린 탓이겠지

안경넘어 그윽한 두눈만은 그래도 소년처럼 맑아서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한잔 더...
술을 잘 못하는 그는 강권에 못이겨선지
그래도 거듭 두잔을 받아 마셨다.

지하철이 동대문운동장역인가 섰을때 그는 문득 살아졌다.
어디로 갔을까
집에오는 내내 서운함이 가슴을 짓눌려 왔다
이게 아니데...

아홉시 반에 전화가 왔다
허겁지겁 택시를 타고 알으켜주는 장소를 갔더니
아하! 그와 반가운 얼굴이 둘 더-
황태국에 마시는 술은 그렇게 달콤할수 없었다
나누는 정담도 더없이 황홀했다

자정이 다 되어서 두차례의 좌석은 끝났다
후배내외는 돌아가고 그와 우리는 여관 방으로 스며들었다.
아직도 미진한 회포는 우리를 놓아주지 않는다.
권커니 자커니 밤은 깊어갔고
그톡록 울부짓던 서울거리도 어느덧 적막이 깃들었다.
가슴은 그래도 다 차지 않았으니 어찌 쉽사리 헤어질수 있겠는가.

況是靑春日將暮(황시청춘일장모)
-바야흐로 푸르른 봄날은 저물어가고
桃花亂舞如紅雨(도화난무여홍우)
-복사꽃 어즈러히 붉은비처럼 떨어지니
勸君終日酩酊醉(권군종일명정취)
-그대 종일 마시고 또 마시세
酒不到金墳上土(주불도김분상토)
-천하의" 김윤기"도 무덤까지 술을 가져가지 못한다네

돌아오는 길목엔 흐릿한 새벽안개가 끼였다
차창에 어리는 용마산 꼭대기에 여명의 빛발이 정겹고
새벽 3시반의 사가정길에는 취객의 발걸음도 보이지 않았다.

먼곳에서 찾아온 벗과는
그렇게 헤어졌다.
따뜻한 체취와
정겨운 숨소리를
이 비정한 서울 하늘에 남긴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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