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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기 이런 친구가 있다는걸 자네들은 알랑가 모르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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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소요거사 작성일 2006-06-27 14:11 댓글 0건 조회 31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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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에게 -


부를때마다
내 가슴에서 별이 되는 이름
존재 자체로
내게 기쁨을 주는 친구야
오늘은 산숲의 아침 향기를 뿜어내며
뚜벅뚜벅 걸어와서
내 안에 한 그루 나무로 서는
그리운 친구야

때로는 저녁노을 안고
조용히 흘러가는 강으로
내 안에 들어와서
나의 매마름을 적셔 주는 친구야

어쩌다 가끔은 할말을 감추어 둔
한 줄기 바람이 되어
내 안에서 기침을 계속하는
보고 싶은 친구야

보고 싶다는 말 속에 들어 있는
그리움과 설레임
파도로 출렁이는 내 푸른 기도를
선물로 받아 주겠니?

늘 받기만 해서 미안하다고 말할 때
빙긋 웃으며 내 손을 잡아 주던
따뜻한 친구야
그대에게 하고 싶은 말들이 모였다가
어느 날은 한 편의 詩가 되고
노래가 되나 보다

때로는 하찮은 일로 그대를 오해하는
나의 터무니없는 옹졸함을
나의 이기심과 허영심과 약점들을
비난보다는 이해의 눈길로 감싸 안는 친구야

내가 아플 때엔
제일 먼저 달려오고
슬픈 일이 있을 때엔
함께 울어 주며
기쁜 일이 있을 때엔
나보다 더 기뻐해 주는
고마운 친구야

고맙다는 말을 자주 표현 못했지만
세월이 갈수록
그대는 또 하나의 나임을 알게 된다.

우리가 서로를 이해 못해
힘든 때도 있었지만
화해와 용서를 거듭하며
오랜 세월 함께 견뎌 온 우리의 우정을
감사하고 자축하며
오늘은 한 잔의 차를 나누자

아름답고 튼튼한 사랑의 다리를 놓아
많은 사람들이 춤추며 지나가게 하자.

이름을 부르면 어느새 내 안에서
푸른 가을 하늘로 열리는
그리운 친구야...
.
.
.
(이해인-친구에게. 각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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