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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기 <엿 먹어라>가 욕이 된 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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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푼수푼수 작성일 2006-06-27 13:10 댓글 0건 조회 36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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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1964년 12월7일 경기 중학 입시의 공동출제 선다형 시험문제 중

'엿기름 대신 넣어서 엿을 만들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라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중학교를 시험 쳐서 들어가는 시절이었는데 경기중학교는 그야말로 일류중학교로 경쟁이 치열했습니다. 경기중학교에서 대충 분위기 타서 중간만 하면 경기고로 갈 수 있고, 그 다음 코스는 당연히 서울 대학교였으니까요.

무우즙 사건이란 게 경기중학교 입시 자연시험에 출제가 잘못되어 결국문교부 장관이 옷을 벗은 사건입니다.

자연시험의 4지 선다형 문제가 엿을 만들 때 사용하는 첨가제를 묻는 것이었습니다. 정답은 ‘디아스타제’입니다. 그런데 다른 항목에 무우즙도 같이 나왔던 게 문제가 되었지요. 실제로 엿 공장에서 디아스타제보다는 무우즙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둘 다 맞는 거지요.

당시의 국민학교 교과서는 100% 국정교과서였는데 교과서에는 디아스타제로 나와 있었고 따라서 디아스타제만 정답으로 인정되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교과서와 함께 사용했던 참고서 (동아출판사의 동아전과, 민중서관의 국민전과, 교학사의 표준전과 등이 있었습니다)에는 무우즙도 같이 나와 있었던 겁니다.

당시 정답으로 채점된 것은 '디아스타제'였지만 보기 중 하나였던 '무즙'도 답이 된다는 것이 이 사건의 발단이었습니다.

무즙으로 답이라 기표한 학생들의 부모들은 난리가 났고 급기야 '무즙'을 답으로 써서 낙방한 학생의 학부모들은 이 문제를 법원에 제소하였고, 어머니들은 항의가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자 진짜 무로 엿을 만들어 입시와 관련된 기관(문교부, 교육청, 대학 등)에 찾아가 엿을 들이 밀게 되었읍니다.

무즙으로 만든 엿을 먹어보라고 하면서 솥째 들고 나와 시위를 벌이면서 '엿 먹어! 이게 무로 쑨 엿이야 빨리 나와 엿 먹어라! 엿 먹어라! 엿 먹어라!..'

이 엿 사건은 장안의 화제가 되었고, 결국 김규원 당시 서울시 교육감, 한상봉차관 등이 사표를 내고 6개월이 지나 무즙으로 답을 쓴 학생 38명을 정원에 관계없이 추가 입학시켜 수습됐지만 옛날이나 지금이나 갈팡질팡한 입시제도와 고관대작 부인들의 한국적 치맛바람이 어울려 유례없는 입시 혼돈이 빚어진 사건이었읍니다.

결국 엿 사건은 인구에 회자되다가 끝내 욕설이 되어 남았습니다. 거짓말 같죠. 사실입니다. 시간 있으시면 64년 말부터 65년 초 신문들을 뒤져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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