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치의 눈물
詩 / 受天김용오
당신을
사랑하지 않으려 했는데
무엇이 못 마땅하여
밤이면 밤마다 이렇듯
날 울리시려 합니까.
당신을 그리워하면서도
당신께 다가서지 못하는
백치인 이 사람보고
밤이면 밤마다 눈물로
당신을 그리라 하십니까!
백치인들 어찌 당신께
할 말이 없겠습니까!
그저 당신 앞에 서면 말 못 하는
난장이가 되고만 마는
발만 동동 구르는 이 사람에게
지키질 못 할 언약들은
왜 하셨는지요!
당신의 언약들은 한 웅 큼의
바람이었습니까!
아님 내가 무서워서 달아나고픈
한 마리의 다람쥐였습니까!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당신의 잔상들
더는 자랄 수 없게 끈으로 묶을 수만
있다면야 이토록 가슴 아픈 꽃은
피우질 않을 텐데
뭉글뭉글 피어오르는
당신의 환영이라는 흰 구름 속에
오늘도 얼굴을 파묻히며 비구름을
만들고 있는 이 슬픈 현실이
부지기도 싫은 밤입니다.
당신은 그러시면 아니 되지요
당신이 그러시면 정말 아니 되지요
당신이 유독 보고 싶은 밤입니다.
06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