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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기 월남전 참전 이야기(3)......공포의 첫 매복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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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소요거사 작성일 2006-08-07 14:08 댓글 0건 조회 50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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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매복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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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성 사령부 인사행과에 도착신고를 하고 대기병 내무반에 여장을 풀었다.
그때가 11시 경 쯤이였는데 이상하게 새벽부터 쿵쿵~울리던 포성이 쥐죽은듯
조용하고
이따금 따따따 하는 헬기의 프로펠러 소리만이 주위를 흔들었다
궁금해서 인솔관에게 물었더니
베트콩들은 밤에는 공격하고 여명(黎明)이 틀 새벽부터 철수했다가
낮에는 자고 어둠이 깔리는 밤부터 다시 공격을 시작하므로 낮시간에는
보급품을 실어나르는 우리 수송헬기만이 움직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점심은 일주일 만에 보는 밥과 김치 그리고 고추장 이였다
그동안 양식만으로 느끼해진 속을 장병들은 허겁지겁 두그릇씩 속을 채웠다.

식사를 하고 다시 내무반에 와서 대기하고 있는데
누가 "심병장을 찾는다"고 했다.
이 낯설은 월남땅에서 나를 아는 사림이 있는가 싶어 의아해서 나가보니
아! 강릉 읍내에 사는 먼 친척 조카가 아닌가?
마치 죽었다 살아난 사람보는듯이 반가워 부등켜 안고 어찌된거냐고 물었더니
자기는 1년전에 파월되어 그동안 민사과(民事課)에 근무하면서
대민지원이나 작전시 월남현지인 통역(通譯)으로 있었는데
얼마전에 다시 복무연장을 해서 앞으로 6개월 더 근무하다가
귀국할거라고 말했다
그리곤
"자! 이거 뭔지 아나?" 하면서 옆구리 끼고온 상자를 하나 풀숙 내밀었다
"뭔데?
"이게 'C-레이션'이라는 거야. 배위에서 많이 들어 봤지?'
뚜껑을 여니 비스켙,통조림,등 난생 처음보는 종류의 음식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제 1년동안 신물나도록 먹을테니 우선 여기온 기념으로
이 월남고참이 맛만 보여 줌세"
내무반에 있던 삼십여명의 우리 신병(?)들은 우루루 몰려들어 이것저것
만져도 보고
깡통도 따서 냄새도 맡아보고 한 동안 신기한 물건이나 되는 듯 법석댔다.

조카 박치현 병장을 따라 사령부 곳곳을 구경했다.
십자성 부대 사령부인 100 군수지원사령부는 제1,제2군수 지원단으로 나뉘어
예하에 군수 지원대대와 이동병원을 거느리고 주월 한국군 맹호,백마,청룡등
전투부대는 물론 백구, 건지단, 항공지원대 등 비전투 부대를 총 망라하여
병기, 병참 등 의 보급품을 공급하는 군수지원총사령부이다.

드넓은 사령부 안에는 수십개의 벽돌 부록 건물과 그를 둘러싼 푸른 잔디밭 ,
그리고
곳곳에 고지박 마냥 주러주렁 열려있는 야자수, 빠나나나무, 파인애플나무등
난생처음 보는 신기한 열대식물로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아따금 귓청을 찢는 프로펠러 소리만 빼고는 누가 여기를 육년동안
피비린내 풍기는 전선없는 전쟁터라고 하겠는가?

막사는 모두 사령부 건물 뒤편으로 뜨믄뜨믄 1인 1실로 단독콘센트였는데
이는 혹시 적의 포격나 기습공격을 받더라도 한군데 몰려있어 입을 피해를
여기저기 분산시킴으로 최소화를 고려하여 지었다고 했다.
점호는 어떠게 하느냐고 물었더니 한국처럼 합동점호는 없고
당직사령이 일일히 사병들 숙소로 방문하여 이상유무를 확인하는
개인별 점호란다
"이기 군대맞나?'
내가 신기한듯 웃자 그는 눈을 찡긋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자네 월남 고참이란 말 알아? 여긴 계급보다 파월 순일세.
장교도 兵에게 절절매는 곳이야.
왜냐구? 여기선 무엇보다도 경험이 최고지.
경험만이 목슴을 부지시킬수있는 유일한 방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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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부에서 대기한지 사흘째 날이었다.
첫날 오후와 어제하루 아무 지시없이 그냥 휴식을 취하던 우리는
이날은 아침부터
연병장에 집합하여 작전장교로 부터 매복및 수색에 관한 교육을 받았다.
전술내용은 이미 오음리에서 교육을 통하여 알고 있어 생소하지 않았으나
작전장교의 마지막 말이 내내 가슴을 치받아 울렁이게 했다.
"여긴 전쟁터다.
죽고사는건 모두 네 자신에게 달렸으니까.
모두들 고국에 돌아가 부모님을 보고 싶거든 요령껏 살아 남아라"


오후17시반-
내무반 관물대위에 있는 선참들이 사용했던 군장이 지급되었다.
철모, 방탄쪼끼,M16소총,실탄 140발,
수통에 물 가득채우고 위장크림으로 얼굴분장,모기약 온몸 맛사지,
호주머니및 군화속 담배및 라이타 수색제거
탄창 삽입,노리쇠 후퇴전진,탄환일발 장진,잠을쇠 잠궈.
암구호 숙지,너구리,복창,두번째 너구리복창,세번째 너구리복창,
제1분대 승차,제2분대 승차,제3분대 승차.....

18시 -
한 벙커에 한명씩 들어가라!
참호 안에 보면 전선줄이 있을테니까 그곳에 매달려 있는
맥주깡통을 주시하라!
전방에 이상물체가 포착되면 일체 소리는 내지말고 전선줄을 가만히 흔들라!
절대 졸지마라! 졸면 죽는다!
가장 위험한 시간이 새벽 02시에서04시 까짐을 잊지말라!
송병호 하사는 심대흥 병장과 함께 2인 1조가 되어 관망대 근무!
특히 관망대위 근무자는 적에게 노출되어 타켓이 될찌도 모르니
정신 바싹 차려라!
두사람은 두시간씩 교대근무한다!

관망대에 올라가 먼저 유관으로 전방을 관찰했다
좌로부터 우로 - 우로부터 좌로 -5m씩 끊어서 다시 반복 관찰.
매복 방카 50여m앞에 철조망이 쳐져있고 그 뒤로는
수백미터 훤히 보이는 소개구역이다
적이 침투해도 발견할수 있도록 은페 엄페물을 전부 제거했기 때문이다.
철조망에는 겹겹이 부비투랩(수류탄)이 설치돼 있고
소개구역안에는 수백발의 대인지뢰와 크레모아가
발디딜틈이 없이 묻혀 있을것이다.

19시 -
갑짜기 우르릉 쿵~쿵~하는 포성소리-
어디선가 우리 포병대에서 적의 지지선을 향하여
고정 사격을 시작한 모양이다.

20시 -
관망대 근무를 마치고 송하사와 교대했다.
배낭을 열고 갖고온 C-레이션을 깠으나 목이 칼칼하여 햄 한스픈도
목구멍에 넘어가지 않는다.
수통을 열어 물만 한모금 넘기고 M16총구를 전방을 향하여 겨눈채
사주경계에 들어간다.

어둠이 완전히 사방에 내려앉았다
왼쪽 오른쪽 경계병들은 무얼 하는지 부시럭 소리도 안들린다.
모두들 처음 근무니 바싹 얼어있겠지.

24시 -
군용 야광시계가 자정을 가르킨다.
칠흙같은 어둠속에서 갑짜기 저벅 저벅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순간 교육받은대로 소총의 잠을쇠 풀고 우렁찬 소리로 정지! 누구야?
소대장이다! 암구호! 너구리! 근무중 이상무!

이번에는 참호속에 쳐있는 전선줄이 가만히 흔들린다.
너무 미세하여 깡통소리도 들리지 않을정도였다.
살프시 고개를 들어보니 옆 벙커의 하수영병장이 고개를 기웃거리며
나를 향해 자꾸 손짓을 한다.
"야! C-레이션 남았으면 나좀 줘..."
(제길 저 친군 이런 상황에서 잘도 넘어 가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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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시 -
다시 관망대 근무
아까 소대장님의 지시가 또다시 생각난다
그래~지금부터가 가장 위험한 시간이야~
적외선 망원경을 두눈에 고정시키고 숨도 죽인채 전방을 응시한다.
M16 방아쇠를 쥔 오른손 바닥에 땀이 흥건히 괸다.
긴장속에 스며드는 공포감은 시간이 갈수록 고조된다.

초저녁부터 쿵쿵~울리던 포성이 지금도 쉬지않고 계속된다.
포성을 베개삼아 잠들다- 라는 말을 들어본적이 있는가?
작전(교전)이 붙으면 아군의 이동이 수시로 변동하기때문에 피아간 구별이
사실상 불가능 하다.
이때에 만약 어림잡아 포격했다가는 큰일이므로 포사격은 중단된다.
그러나 평시에는 일정지대에 아군이 없음을 확인할수 있기에
저지선 근처에 지속적으로 포를 때려 적의 활동을 억제 시키므로
이때는 전투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병사들은 그날밤은 안심하고 잠을 청할수 있는 것이다.

04시 -
이제 위험한 시간은 지난 모양이다
여기저기서 부시럭 소리와 함께 휴~하는 한숨소리도 들린다.
정글화 발아래 무슨 샥샥~소리가 나기에 살펴보니 세뼘은 족히 될만한
도마뱀 서너마리가 혀를 날름대고 있지 않은가?
두 눈알을 뱅글뱅글 굴리면서 나를 빤히 쳐보면서...
순간 온몸에 소름이 쫙-끼친다.

06시 -
희뿌옇게 어둠이 걷히고
멀리 정글숲이 점점 앞으로 닥아온다.
처음에는 그냥 나무 숲인줄 알았는데 어둠이 걷히고 나니 그게 온통
야자나무 였다

전원 벙커밖으로 집합,
인원점검, 번호,하나 둘. 셋.넷......
옆구리 총, 탄창제거, 노리쇠후퇴, 탄알제거, 어깨위로 총, 격발,이상무,
모두 수고 했다. 오늘 밤 매복은 이것으로 종결하고 전원 부대로 귀환한다,
어제 타고온 차량에 승차,출발,

이때쯤,
날은 완전히 밝아왔고
무개차에 승차한 병사들이 작전지역을 벗어나
손바닥선인장이 빼곡히 자라있는 모래밭을 다 지날때까지
밤새도록 울던 포성은 계속되고 있었다.

12시간의 숨막히는 첫매복작전은
다행히 아무 사고없이 이렇게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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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 귀대해서 들은 이야기지만
우리가 매복했던 지점은 사령부 인근 초소이고
그보다 훨씬 멀리 떨어진 정글산 바로 아래 베트콩이 출몰하는 위험지역에는
백마 전투단이 주야 매복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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