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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기 월남전쟁 참전이야기(4)......악명높은 투이호아 와 도깨비부대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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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소요거사 작성일 2006-08-11 10:30 댓글 0건 조회 52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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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ic05_3.jpg
우리 십자성 12군수지원대대와 백마 28연대 도깨비부대가 함께 주둔했던 투이호아 전경
멀리 보이는 산이 북월맹 수도 하노이와 산악으로 연결되고 월맹군 정규군이 출몰한다는
악명높은 '혼바산'이다,1967년3월~4월까지 맹호와 백마가 함께 벌린 "오작교작전"도
이곳에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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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명높은 투이호아 혼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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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충병력 보내나 마나.....

-조심하게.월남에서 가장 악명높은 곳이라던데...

-도깨비 부대 하면 백마 28연대가 아닌가? 귀국때까지 한숨도 마음 못놓는다는군....

대기병 1주일이 지나 같이 도착한 동료들은 전부 다 팔려나가고 나만 혼자 남았다가
특명을 받은 곳이 투이호아 12군수지원대대라는 것을 들는 순간 파월동기들은 출발
전날 사령부내 P.X에서 맥주캔을 앞에놓고 근심어린 표정으로 한마디씩 했다.

월남파병부대중 맹호 다음으로 많은 사상자(전사:1,328명,부상:2,410명)를 낸
백마28연대 도깨비 부대가 주둔하는 악명높은 투이호아-
월맹 수도 하노이와 직접 보급로가 연결되어 있다는 '호지명루트'를 통하여
월맹정규군이 가장 많이 출몰한다는 '혼바산'이 있는 투이호아-
월맹수상 "호치민"이 직접 게릴라전을 벌리는 남쪽의 베트콩을 격려차 다녀갔다는
전설이 있을 정도로 군사적 요충지이기도한 투이호아-

이 투이호아 12군수지원대대에 발령을 받았으니 전우들이 이토록
걱정을 하는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것이다.
괞찮아.너무 염려말게.우린 전투원도 아니잖는가?"
근심하는 전우들을 뒤로 하고 7월1일부로 나는 따불빽을 챙겨들고
투이호아행 배행기에 올랐다.

honba29.jpg
("혼바"는 고유명사가 아니다
베트남어로 "바"는 어머니,"혼"은 산-혼바산은 :어머니산"이라는 뜻이다
베트남인에게 신성한 모든산은" 혼바" 다
혼바산은 그래서 "신성한 산"이라는 의미도 있다
사진 우측 산봉오리에 비석처럼 우뚝 서있는것이 5층아파트 높이의 '장군바위'로
투이호아를 수호신마냥 굽어보고 서있다)


투이호아는 나트랑에서 120 여Km 떨어진곳으로 베트콩의 출몰이 가장 심한곳이므로
병력이동은 웬만한 소규모 작전을 방불케 한다.
완전무장한 APC장갑차가 앞뒤를 서고 상공에는 전투헬기가 호위하며
탑승하는 보충병들도 무장한채로 승차한다.
초창기에는 울울창창한 혼바산 1번도로를 넘을때면 심심찮게 적의 로켓공격을 받곤 했다 하니
그 위험도를 짐작할수 있다
그러나 소규모 병력이동시는 차랑을 피하고 미군 에어베이스(공항)에서
수송기를 이용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나트랑에서 맹호가 있는 퀴논을 거쳐 다시 비행기를 갈아타고 투이호아에 혼자
도착한것은 출발한지 무려 3시간이 경과해서였다.
대대에 신고하고 한국에서의 행정경험이 참작 되어선지 인행과(人行課) 상벌계(賞罰係)
에 보직받았다.

부대 바로옆에 209 이동병원이 있고
그 다음 철조망을 하나두고 그 유명한 백마도깨비부대가 우리 12군수지원대대와
이동병원을 울타리 치듯 감싸는 형국으로 배치 되어 있었다.

대대 내무반은 사령부 내무반과는 달리 한국과 마찬가지로 합동 내무반이였다.
군번을 따져보니 兵들중에서는 11730849군번인 내가 최고참이였다.
하긴 재대를 불과 8개월도 안남기고 지원했었으니까.
파월동기인 최하사가 내무반장을 맡고 내가 부내무반장을 맡았다.
내무 반장과 부내무반장은 각각 독방이였다.

백마 28연대는 듣던 그대로 무시무시한 호랑이 같은 부대였다.
1967.1.백마1호작전. 67.3.오작교작전, 67.7.홍길동작전, 70.3. 백마11호작전,
70.4. 독수리작전, 70.10.도깨비19호작전등 한달이상 실시한 대대및 사단급작전이였던
월남전 6대작전을 제외하고도 총 21회의 대소작전(총 교전수 211,714회)중
백마가 올린 혁혁한 무공은 파월전사상 유일무이한 것이였다.
오죽했으면 <도깨비 악마부대>라고 했겠는가?
그런데 백마의 총 작전중 두번을 제외하고 모두가 이곳 투이호아를 기점으로
수행되었다는 사실을 듣고는 전율하지 않을수 없었다.
왜 병사들간에 백마28연대 보충병 받으나 마나....악명높은 투이호아 ...라는
전설이 떠돌았는가를 나는 이 대기록을 보면서 충분히 이해할수 있었다.

투이호아는 우리나라 행정구역으로 보면 군(郡)단위다.
그러나 투이호아 시내는 생각보다 번화했으며 사찰을 비롯 각종 옛 고성(古城)터가
비록 전화(戰禍)에 무참히 부서졌으나 그 형태만은 고스란히 보전돼있는
고풍스러운 도시였다.

부대에서 투이호아 시내를 들어가려면 거치는 유명한 다리가 있다.

ppic05_16.jpg

부대 연병장을 빠져나와 백마 보급도로로 들어서면 자동차는 시속 180Km정도로 달린다
윗덮개가 터진 찦차를 위시한 트럭들을 타고 달리면 철모나 군모는 아예 벗어들어야 할
지경으로 스치는 바람은 맹열했다
그 속도대로 이 다리를 건너면 그때부터는 저속으로 달려도 안전했다.
내가 근무하던 그 시절만 해도 우리 한국군의 작전의 덕으로 이미 근처 지역이
안전지대로 확보됐기 때문에 이동시 장갑차는 필요없었으나
67년 오작교 작전 이전만 해도 이 다리를 지날려면 앞뒤에 APC장갑차를 세우고
사방을 향하여 기관총을 난사하며 적의 기습을 뚫고 시내로 들어갔다니
그 위험도를 미루어 짐작할수 있었다.
이 다리는 특이하게도 기차와 자동차 사람이 한꺼번에 다니는 곳이였다.
나는 비 전투원이였고 더구나 행정병이여서
파월기간중 삼사십여차례 이 다리를 지나 투이호아 에어베이스로 출장 다닐수
있었으나 우리 행정과와 군수과, 수송과를 제외한 타 부과의 전우들과 특히
전투부대원인 백마부대원은 파월1년동안 단 한번도 이 다리를 건너 외출조차도
못해보고 귀국한 전우들이 거의 전부였다

부대내 해변에는 휴양지가 마련돼 있다.
이곳은 우리 십자성부대원 뿐만이 아니라 인근 이동병원이나 백마부대 장병들도
작전이 끝나면 일주일정도 이곳에 와서 전진(戰塵)을 털어 버리는 곳이였다.
그런데 우리는 그렇지 않은데, 백마장병들은 다는 아니지만 몇몇은
정글복에 붙은 명찰과 계급장을 죄다 떼고 나타나는 사람도 있었다.
왜 이름표와 계급장을 떼느냐고 물으니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오늘 하루만이라도
누구 명령 받지않고 실컷 즐기다가 갈려고 한다"고 대답했다.
이때 본 이들의 는에는 글짜 그대로 살기(殺氣)가 번득였다.

휴양소에서 부산 병기기지보급창 행정과 동기' 김희열 병장'을 만난것은
파월 한달쯤 지났을 때 였다.
생사가 왔다깄다하는 전쟁터에서 만나는 친구와의 상봉은 어뗜 기분일까?
우리는 어깨동무를 하고 사병식당옆 모래밭 선인장 그늘아래서
그야말로 꼭지가 돌도록 맥주를 들이켰다

그후 김병장과는 일주일에 두서너번 일석점호가 끝난후에도 자주 만나 전진(戰塵)을
털곤 했는데 그는 1970년 2월 무사귀국했다.
특히 잊혀지지않는것은 1979년12월 도깨비 8호 작전때인가 그는 대대 서무계였는데
둘이서 방첩대에 행정지원을 나가 밤낮 48시간을 밤을 새워 가면서
작전지도와 브리핑 챠-트를 작성했는데 이때 마지막 밤에 마신 맥주가 무려 다섯박스
였으니 그당시 감독하던 방첩분대장이 혀를 내 두른 기억이 난다.
이 양은 내가 이 참전기를 쓰면서 그 당시 파월 1년동안의 적어놓은 행적일기을
살피면서 참고 했기 때문에 틀림이 없는 숫자였다.

휴양소 해변에는
페 휘발류 드럼통을 여러개 엮어 부목을 만들고 그 위에 팔각정을 지어 놓아
물속에서 놀다 지치면 그위에 올라앉아 시아시된 진져와 버드와이져, 불랙라벨 그리고
코카콜라를 마시노라면 이곳이 피튀기는 전쟁터가 아니라 어느 머언 화와이쯤
무인도에 휴양을 나온냥 착각을 일으키기도 했다.

밤이면 사방에서 찔찔거리고 화음을 들려주는 풀벌레들-
(나중 그놈이 풀벌레가 아니고 도마뱀 우는 소리라는게 판명되었지만)
저 먼 밤하늘에 찬란히 빛나는 남십자성과 북두칠성 일곱개별-
달빛에 잔잔히 부서지는 남지나해의 푸른물결-
은은히 풍겨오는 야자수의 향끗한 냄새-
이따금 터지는 조명탄과 포성과 총성과 느닷없이 울리는 프로펠라 굉음만 아니라면
이곳이 바로 지상 낙원이려니....

도착한 다음날 밤
나는 침대에 엎드려 어머니께 도착 첫 편지를 썼다

-드디어 월남에 무사히 왔습니다
여기는 투이호아라는 곳이며
그러나
총알이 날아오는 전쟁터는 아니오니
아무 심려 마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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