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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기 작은 의자이고 싶습니다 (12.8.26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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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침편지 작성일 2012-08-26 09:54 댓글 0건 조회 49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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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의자이고 싶습니다 나는 잎이 무성한 느티나무 그 아래 작은 의자이고 싶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지치고 곤하여 의기소침해 있는 날 내가 당신에게 편한 휴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저 아무런 부담 없이 왔다가 당신이 자그마한 여유라도 안고 갈 수 있도록 더 없는 편안함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이 분노의 감정을 안고 와서 누군가를 실컷 원망하고 있다면 내가 당신의 그 원망을 다 들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분노 때문에 괴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간혹 당신이 기쁨에 들떠 환한 웃음으로 찾아와서 그토록 세상을 다 가져 버린 듯 이야기한다면 내가 당신의 그 즐거움을 다 담아 놓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내내 미소와 웃음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다가 비가 억수로 쏟아져 당신이 나를 찾아 주지 못할 땐 내가 먼발치서 당신을 그리워했으면 좋겠습니다. 또 무슨 이유로 당신이 한동안 나를 찾아오지 못할 땐 내가 애타게 당신을 걱정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한참 뒤에나 내게 나타나게 되거든 한결 가벼운 몸짓으로 내게 이르렀으면 좋겠습니다. 또 언젠가 당신의 기억 속에 내가 희미해져 당신이 영영 나를 찾아 주지 않는다 해도 정녕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한 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언제라도 당신이 내 안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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