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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기 교무실로 따라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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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임 금 작성일 2006-09-25 09:23 댓글 0건 조회 59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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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다 갑자기 은사님이 화장실에 오셨다. 난 바지도 올리지 못하고 담배만 감추고 코로 나오는 연기를 감추기 위해 숨을 멈췄다. 귀로 ‘교무실로 따라와!’라는 환청이 들렸기 때문이다. 난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에 살고 있었다.

 학창시절의 추억이라면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일주일전부터 잠을 못 이룰 정도로  그리움에 떨었고 아내와 함께 떠나는 20년만의 수학여행이었다.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는 특권을 가진 것이다. 내가 가진 소중한 추억을 같이 나누는 아주 귀한 추억여행이었다. 

 가을이 늘어놓은 신명난 한풀이를 따라 가는 길은 모든 것이 영원을 향한 멈춤, 그대로였다. 정동진으로 들어서며 울컥하는 것은 가을을 따라 온 내 몸 속에 있던 그리움의 표현이었다. 세월을 탓하는 것이 미덥지는 않지만 금세 떠오르지 않는 얼굴, 서로가 서로에게 자신을 그려줘야만 했지만 눈으로 들어오는 친구들, 세월이 묻어 이제는 이마도 벗겨지고 흰머리에 10대로 있던 그 시절 꽃나이는 아니었지만 아름답기만 했다.

 너무나 긴 시간이 흘렸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살면서도 쉽게 만날 수 없고 찾아뵈올 수 없었던 친구, 은사님이셨는데 그저 죄송스러울 뿐이다. 이제라도 자주 연락할 수 있는 벗들을 찾고 감사인사 전할 수 있는 은사님을 찾아 그저 행복할 뿐이다.
 
 20주년 행사준비에 전염한 동기께 감사드린다. 밖에 산다는 이유로,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많은 도움을 주지 못해서 너무 미안합니다.
 우리 모두 붉게 물들어가는 초롱초롱한 가을의 눈빛을 볼 수 있는 여유로운 삶을 만듭시다. 

 홍천으로 올 일 있으면 연락하세요. 010-9929-4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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