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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기 강릉농공고 57회 졸업20주년 축제를 준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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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57회장 이승출 작성일 2006-09-16 10:26 댓글 0건 조회 89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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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농공고 57회 졸업20주년 축제를 준비하며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도 언제 그랬냐는 듯 한풀 꺾여 이젠 제법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강릉농공고 57회 동창 여러분!
우리가 모교를 떠나 세상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은 지도 어언 20년이 지났습니다.
1986년  졸업은 서로가 헤어지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세상을 향해서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세상은 내가 원하는데로 해줄 수 있을 것은 막연한 기대도 컸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엄마 품을 떠난 어린 새끼사자처럼 스스로 먹이사냥을 해야만 했고 그것은 막막하지만 엄연한 현실이었죠.
우리는 경쟁을 해야 했고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노력도 했지만 때로는 실패의 쓴 맛도 보면서 때론 잔꾀를 부려야했고 때론 나보다 약한 사람을 밟고 일어서야 했지요.
 경쟁에서 반드시 이겨야만 되는 현실은 싫지만 적응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낙오되지 않으려고 우리는 발버둥치며 지금껏 살아왔습니다.
아직도 뛰어갈 수 있고 아직도 치열하게 싸울 수 있을 것 같은데 몸은 마음의 열정을 따라가 주질 않습니다. 
그렇게 치열하게 뛰어가다 뒤돌아보니 ‘사십의 나이’가 되었습니다.
이제 자신의 얼굴에서 삶의 모습이 베어 나오는 불혹의 나이.
불혹(不惑).. 세상의 어떠한 일에도 흔들리지 않는 나이.
이젠 스스로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할 나이가 되었습니다.
  졸업 20주년의 축제는 단순한 졸업 20년을 자축하는 파티이기도하겠지만 이제 세상의 어떠한 유혹과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나이에 들어선 우리 스스로의 대견함을 축하하는 축제의 장이며 또한, 동창생 모두가  한데 어우러져 함께 기뻐하고 함께 슬퍼해 줄 수 있는 미래의 공동체를 형성해 나가기위한 시작이기도 합니다.
이는 어떠한 고난과 역경도 굴하지 않고 쓰러지지 않고 헤쳐 나온 우리가 각자의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의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고 함께 기뻐하고 함께 슬퍼하자는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너무도 바빴고 마음은 컸지만 동고동락했던 친구들과 은사님의 안부를 물어 볼 생각도 못했습니다.  보고싶었지만 때론, 친구의 안부전화가 귀찮을 때도 있었구요.
동창생 여러분!
저는 지금 행복합니다.
20주년 축제를 준비하면서 어려움도 많지만 합쳐진 힘의 위력을 더 많이 느낍니다.
본교 동문회에서 “가장 단합 안되는 57기”라는 수식어는 항상 머릿 속을 괴롭히고 있었습니다. 총동창회 회의를 가면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로 나타나는 결과들.
농일전 응원참여도, 기별체육대회 참여, 동창회비 납부실적, 축구부 후원, 평생회원 수 등등....
그러나 요즘은 신이 절로 납니다. 활화산처럼 타오른 우리 동창들의 열정이 눈에 보이니까요. 모두들 어려운데... 모두들 힘들 텐데....
그래도 불평 한마디 없이 따라와 주고 함께하는 친구들이 자랑스럽습니다.

57회 동창생여러분! 
 우리는 혼자서도 세상을 잘 살아갈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지요.
앞만 보고 살아온 지금까지는 위로받고 위로해줄 공동체의 소중함을 느낄 겨를도 없었지만 이제 주위를 둘러보면서 때론 위로해주고 때론 위로받고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동창생....
시골의 느티나무처럼 언제나 늘 곁에 있어주는 친구들.
강농공인이기에 어느 학교보다 더 어울리는 표현인 것 같네요.
졸업20주년 축제는 지난20년을 회상하며 앞으로 다가올 20년 아니 이 세상 끝나는 날까지 함께 걸어갈 첫 걸음을 내딛는 날입니다.
잘 살고 못사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존심을 버리고 마음을 열고 모두가 편안하게  한마음으로 동참하는 것입니다.
이제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강릉농공고 20주년 축제는 모든 것을 어우르고 모든 것을 감싸는 것으로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2006년 9월23일(토) 저녁6시 썬크루즈에서 만납시다             
                    부족한 회장을 믿고 함께해주는 동창생여러분 사랑합니다.
                    20주년을 준비하며 두서없이 몇자 적었습니다.
                  2006년 9월16일 새벽에  57기 회장 이승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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