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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기 김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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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그넘 작성일 2006-06-20 22:37 댓글 0건 조회 52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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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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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들은 무작정 길을 떠났다
늪처럼 끈적거리는 한여름 더위를 지고
문득문득 만나는 사람들에게
조심스레 길 물어 이제야 여기까지 왔다
화려한 모습으로 치장해야만
한번쯤 쳐다보는 삶의 길에서
짧은 곁눈질로도
고독으로부터 부자유한 얼굴 마주하였다
그들 중에는
천년을 준비하였던 사랑을 이제 한다며
들뜬 눈으로 짝짓기 하는 연인들
지치지 않는 입맞춤으로
사랑을 확인하는 사랑새들도 섞여 있다
맥빠진 눈으로
白日夢에 잠긴 일꾼들의 얼굴에 새겨진
주름살로 고독의 깊이를 말하는
백발 성성한 노인들의 回想도 들어보았다
어쩌다 지친 몸을 쉬려고
앉았던 한적한 공원의 빈 의자에서
바람 끝에 연신 흔들리는 갈대를 만났다
사람의 파도에 휩싸여 있으면서도
고독을 등지고 휘청거리는 우리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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