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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기 나는 그런곳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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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방주근 작성일 2006-04-10 17:13 댓글 0건 조회 58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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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목소리가 담긴 낭송시를 보내드립니다...
누구나 공감이 가는 아름다운 시와 목소리가..
가슴속 깊이 숨어있는 꿈 같이 몰래하고픈..
아름다운 하룻밤의 사랑을 불러오게 합니다..

flow01.gif*** 그런곳이 좋다.. ***

보석처럼 빛나는 샹들리에의 불빛보다
30촉짜리 백열등이 그네를 타는
그런 적당한 그림자를 간직한 곳이 나는 좋다.

나비넥타이 흰가운을 걸친
웨이터의 교과서 같은 미소보다
수십년의 묵은 세월에 주름으로 골이 패인
텁텁한 아줌마의 맛깔스런 웃음이 있는
그런 적당한 시간의 흐름을 간직한 곳이 나는 좋다.

마주보며 긴 손 뻗어 와인잔을 부딪혀가며
멀리 있는 그사람의 향기를 느끼려고
애써야 하는 곳보다
이마가 서로 닿을 자리에서 소주잔을 건배하며
가까이서 그사람의 체취를
느낄수 있는 곳이 나는 좋다.

포오크와 나이프의 정교한 움직임이 있는 곳보다
부러진 나무 젓가락으로도
국수가락을 말아올려 먹을 수 있는
그래도 눈치가 안 보이는
그런 편안한 곳이 나는 좋다.

옆 테이블에서의 재미나는 웃음소리가
귀에 거슬리는 곳보다
홀로 독주를 마시는 옆 자리 사람에게
슬그머니 술을 권할 수 있는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지닌
사람냄새 나는 곳이 나는 좋다.

늘 잔잔하게 울려 퍼지는
음악이 있는 곳 보다
바닷가면 파도소리,
바람불면 바람소리,
비가오면 빗소리
타닥타닥 안주 볶아지는 소리가 있는
꾸며짐이 아닌 자연의 소리를 함께 하는
그런곳이 나는 좋다.

기쁨도 슬픔도 적당히 선을 긋고
표현하는 곳보다
기쁘면 눈물이 찔끔찔끔 나도록 함께 웃고
슬프면 소주잔에 슬픔 녹여
짠눈물이 나도록 함께 슬퍼할 수 있는
나를 모두 내보일 수 있는 그런곳이 나는 좋다.

그래서 난 멋드러진 레스토랑보다
적당히 어두침침한 포장마차가 늘 그립다

레스토랑에서의 우아한 식사보다
포장마차에서의 얼큰한 소주한잔이 늘 그립다
그러면서 사람이 그립다.
거기에 함께 할 사람이 그립다..

flow02.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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